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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하반기, '솔직한 연애'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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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하반기, '솔직한 연애'가 뜬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08.20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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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연애의 발견’, ‘운명처럼 널 사랑해’, ‘괜찮아, 사랑이야’, ‘연애 말고 결혼’….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아울러 제목에 ‘연애’나 ‘사랑’이 들어가는 드라마가 상당수 방영 중이다. 더위가 한 풀 꺾이며 하반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드라마 또한 상반기와는 다른 로맨스 중심의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특이한 것은 연애가 전제돼 있는 로맨스 드라마의 제목에 굳이 ‘연애’란 단어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 로맨스가 필요해= 상반기는 ‘장르물’, 하반기는 ‘로코물’

올 상반기 드라마 대세는 ‘장르물’이었다. ‘장르물’은 판타지, 특정 직업 관련 등 특정 장르에 대해 전문성있게 다루는 드라마다. 이들 드라마에도 로맨스는 존재하지만 러브라인은 부수적인 기능을 한다.

SBS의 ‘신의 선물:14일’, ‘쓰리데이즈’, MBC의 ‘호텔킹’, ‘트라이앵글’, KBS2의 ‘골든 크로스’, ‘개과천선’, tvN의 ‘갑동이’ 등이 상반기의 대표 장르물 드라마들이었다. 예로 ‘쓰리데이즈’는 실종된 대통령을 찾아 사건을 추적하는 경호원과 그 사건에 대해 다루며 긴박한 분위기와 속도감으로 영화와 같은 몰입감을 보여줬다. ‘갑동이’는 수사물 드라마로 연쇄 살인사건을 다뤘다. 갑동이의 정체를 밝혀가는 추리 과정이 흥미를 끌었다.

이와 반대로 하반기는 로맨틱 코미디로 물드는 중이다. ‘연애’와 '사랑‘을 키워드로 하는 앞서 언급한 드라마들과 함께 KBS2 ‘트로트의 연인’, tvN ‘고교처세왕’ 등이 방영됐다. 상반기 드라마들이 다소 진지하고 무거웠다면 하반기엔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가볍고 좀더 일상적인 이야기가 돌아온 것이다.

◆ 디테일이 필요해= ‘연애’ 키워드가 주목하는 둘의 관계성

제목에 직접적으로 ‘연애’를 언급한 드라마가 많아졌다. 특히 연애를 메인으로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가 굳이 제목에 ‘연애’를 언급한 점은 흥미롭다.

우선 ‘연애’의 단어 뜻부터 짚어봐야 한다. ‘사랑’과 ‘연애’는 의미의 폭이 다르다. 사랑이 사람의 일방적인 감정을 포함하는 것과 달리 연애는 대상과 대상 간의 이야기를 뜻한다. 사랑은 혼자도 할 수 있으나 연애는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감정을 주고받을 사람이 둘 이상은 있어야 가능하다. 드라마 제목에 연애를 올린 이유는 보다 대상 간의 관계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좀더 연인 사이를 자세하게 다루는 것이다.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등장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이별’이다. 이를 예로 들면 과거 드라마 속 연인들은 주로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이별했다. 집안의 반대나 출생의 비밀 따위의 이유로 이별하는 식이다. 이젠 둘의 사랑과 이별은 외부가 아닌 서로 간의 관계에 달려 있다.

18일 첫 회를 한 KBS2 ‘연애의 발견’에선 과거 연인이었던 ‘강태하’와 ‘한여름’의 이별 장면이 회상 신으로 등장했다. 태하는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 여름을 위한 휴가를 온 거라고 생각하지만, 여름은 늘 자신의 일이 먼저인 태하가 섭섭해 결국 둘은 휴가지에서 이별을 한다. 이는 둘 간의 접점을 찾기 힘들어 결국 택하게 된 권태기의 결말로 실제 연인들의 많은 이별 사유이기도 하다. “우리 아들과 헤어져 주게”라며 돈 봉투를 건네는 쪽보다는 이쪽이 훨씬 현실적이다.

 

◆ 리얼리티가 필요해= 찌질함부터 낭만까지 보여주는 리얼 로맨스

둘의 관계에 주목하기 시작하며 연인 간 리얼리티는 강해진다. tvN의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제목에서부터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하는 ‘로필’의 인기 요인은 리얼리티에 있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즌 3까지 진행됐다.

지금껏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사랑은 공감보단 선망의 대상에 가까웠다. 그들이 보여주는 사랑은 언제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연애’가 직업으로 여겨질 정도로 현실과 멀어진 설정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로필’은 현실의 연애를 보여줬다. 30대 여성들이 꿈꾸는 로맨스에 대해 다룬 이 드라마는 연애 중이지만 일에서의 성공도 중요한 이들의 심리를 그려내 공감을 얻었다. 때로는 아주 유치한 이유로 다투는 모습과 케이블 채널에서만 가능한 시청자의 뺨까지 달아오르게 하는 노골적인 대사들로 재미를 얻었다.

리얼리티를 살린 ‘로필’ 시리즈와 같은 드라마가 이젠 케이블 채널뿐 아니라 지상파 채널로도 옮겨오고 있다. ‘연애의 발견’은 ‘로필’을 집필한 정현정 작가의 작품이다.

시청자의 욕구를 반영하는 드라마가 점차 ‘솔직한 연애’를 지향하는 점은 흥미롭다. 케이블 채널에서만 시도됐던 내용들이 지상파로 옮겨오는 것 또한 재밌는 지점이다. ‘연애의 발견’의 대본을 받아든 배우 김슬기는 “왜 이 드라마를 KBS에서 하느냐”라고 묻기도 했다니 배우에게도 놀라운 듯싶다. 지금까진 시도되지 않았던 솔직하고 현실적인 새 연애 드라마. 이로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연애를 ‘발견’할 수 있을까.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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