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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볼넷 0' 넥센 박주현, 염경엽 의도 꿰뚫는 똑똑한 능구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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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볼넷 0' 넥센 박주현, 염경엽 의도 꿰뚫는 똑똑한 능구렁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5.01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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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 81개로 SK 타선 7이닝 1실점 제압, 시즌 2승 ERA 2.93

[고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약관이 맞나 싶을 만큼 능글맞았다. 산전수전 모두 겪은 베테랑을 보는 것 같았다. 박주현(20)이 물오른 SK 와이번스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박주현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7이닝을 볼넷 없이 4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투구수는 단 81개. 이닝당 11개를 갓 넘는 최고 효율의 피칭이었다. 넥센의 11-1 대승.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8㎞, 최저 구속이 136㎞였다. 빠른공만 갖고도 12㎞ 차이를 내니 SK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출 수 없었다. 체인지업 17개, 슬라이더 14개, 커브 5개도 적재적소에 꽂혔다. 탈삼진은 단 2개. 은퇴한 손민한을 연상시켰다.

▲ [고척=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주현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재를 챙겼다.

◆ 염경엽 의도 아는 똑똑한 박주현, “연패 끊어 기뻐” 

“3구 안에 결과를 내도록 투수들의 적극성을 주문했다. 피칭 훈련 중 포수가 가운데 앉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염경엽 감독이 지난 스프링캠프를 결산하며 던진 말이다. ‘홈런 공장’으로 불린 목동에서 좌우 99m, 센터 122m의 고척으로 안방을 옮긴 만큼 컬러가 바뀌어야 함을 투수들에게 주지시켰다.

신재영이 30⅔이닝 무볼넷 기록을 작성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지만 박주현도 그에 못지않다. 27⅔이닝 동안 내준 볼넷이 단 4개다. 9이닝당 볼넷이 1.3개에 불과하다. 박주현이 사령탑이 무엇을 주문하는지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똑똑히 대처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주현은 “팀이 연패 중이었는데 승리해 기쁘다. 타선에서 형들이 점수 많이 뽑아줘서 이겼다”며 “특히 (김)민성이 형이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아줘 고마웠다.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고척=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주현의 쾌투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훌륭한 피칭을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 염경엽 “팀내 젊은 선수 좋은 활약 긍정적” 

넥센은 지난 3년간 가을야구에 초대받고도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앤디 밴 헤켄, 헨리 소사, 라이언 피어밴드 등에 크게 의존해야만 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들이 나왔지만 대개 야수 쪽에 집중됐다. 오재영, 금민철, 문성현 등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무너졌다.

토종 선발 부재가 비로소 해결될 조짐이 보인다. 5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2.23의 신재영과 5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25의 박주현은 다른 9구단 어느 국내 투수진 원투펀치와 견줘도 밀리지 않을 정도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박주현을 비롯, 팀내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문가, 팬 모두 신재영, 박주현을 계산에 넣지 못했다. 완전한 무명이 이렇게 잘 할 줄 아무도 예상 못 했다. 한현희, 조상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손승락이 FA로 팀을 떠났지만 넥센의 마운드는 오히려 더 높아진 느낌이다. 누가 봐도 꼴찌 후보였는데, 이러다 정말로 사고를 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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