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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홈런 태풍' 두산 김재환, KBO리그 집어삼키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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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홈런 태풍' 두산 김재환, KBO리그 집어삼키는 비결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5.10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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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유형 안 가려, 장타 비중 56%... "마음 편해, 포인트 앞에 둔다"

[문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시즌 9,10호. 김재환(28)은 타석에 들어서면 홈런을 기대하게 만드는 남자다. 루이스 히메네스(LG)를 제친 홈런 부문 단독 선두. 김재환이 3연패에 허덕이던 팀을 구원했다.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김재환은 6-7로 팀이 뒤진 8회초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 원포인트릴리프로 등판한 SK 신재웅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9회초 9-7에서는 좌중월 투런 쐐기포를 날렸다.

7회까지 끌려가던 두산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 고지를 밟았다. 잠실 롯데전 3연패에다 노경은의 갑작스런 은퇴 선언으로 처진 분위기였다. 선발 유희관까지 무너진 가운데 거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 “포인트 앞에 두고 적극적으로 공략” 

투수 유형은 중요치 않다. 좌완이 나와도 공략한다. 우투수 상대 타율은 0.419(41타수 18안타), 좌투수 상대 타율은 0.357(14타수 5안타)다. SK 벤치라고 이를 몰랐을 리 없다. 어느 팀이든 최상의 카드를 내봤자 김재환에겐 통하지 않는다.

김재환은 9회엔 사이드암 박민호를 두들겼다. 바깥쪽 빠른공이었다. 좌중간으로 밀어 친 공이 높게 뜨더니 살아나갔다. 언더핸드, 사이드암을 상대로는 0.500(6타수 3안타)다. 상대 벤치의 숨통을 조여 버린다. 던질 곳이 없다.

하체 힘, 손목 힘이 워낙 좋아 중심에 맞으면 뻗는다. 허리가 빠진 듯한 타격 자세로 평범한 플라이같아 보이는 타구를 날려도 짧은 문학 펜스를 넘기는 데 문제가 없다. 안타 25개 중 장타가 14개다. 56%가 홈런 또는 2루타. 성급히 들어갔다가는 승부에 직격탄을 맞을까 두렵다.

김재환은 최근 장타가 급증한 비결로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면서 삼진 두려워하지 않는 게 가장 크다”고 말했다. 역전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삼진을 당해도 땅볼을 치지 말자. 앞에 포인트를 두고 적극적으로 치자고 마음먹은 것이 운 좋게 넘어갔다”고 겸손해 했다.

◆ 멘탈마저 잡은 김재환, “주변의 도움 덕, 마음 편해져” 

어쩌다 하나 걸리는 타자가 아니다. 김재환은 정확도까지 겸비했다.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한 박병호에 버금가는 위압감이다. 그는 이날 5타수 3안타로 시즌 타율을 0.413까지 끌어올렸다. 규정타석 미달인 ‘장외 4할타자’다.

비로소 전성기를 맞았다. 김재환은 2개의 아치로 처음으로 단일 시즌 두자리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전까지 프로 1군 무대에서 다섯 해 활동하며 때린 홈런이 13개였는데 한 달 보름도 되지 않아 이를 넘어설 기세다.

김재환은 가장 큰 변화로 마음가짐을 꼽았다. 그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하더라도 기죽지 않으려 한다. 다음 타석에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감독님, 타격코치님, 2군 감독님, 코치님 등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 마음이 편하니 성적이 잘 나온다”고 말했다.

이제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두산의 4번타자로 김재환을 떠올린다. 김태형 감독 역시 “재환이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중심타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재환은 “(4번에 대한) 부담보다는 이기고 즐기자고 주문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멘탈까지 휘어잡은 김재환이 KBO리그를 집어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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