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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정세, '아홉수 소년'의 39세 '연못남'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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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정세, '아홉수 소년'의 39세 '연못남'으로 돌아오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8.30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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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지난 6월 상대방을 향한 무차별 폭력과 살인을 저지르던 영화 '하이힐'의 악역 '허곤' 오정세(40)를 만났다. 당시 그는 실생활에서조차 '허곤'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 같았다. 눈빛은 살기가 넘쳤고 말투 역시 근엄했다. 하지만 2개월 후 다시 만난 오정세는 이미 '아홉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평범한 방송 PD '구광수'였다. 배역에 맞춰 눈빛과 행동양식까지 빠르게 변화시킨 '천의 배우' 오정세. 그는 역시 연기로서 대화할 줄 아는 배우였다.

▲ 39세 구광수 역의 오정세와 상대인 유다인(주다인 역) 커플.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사진 노민규 기자 ] 지난 22일 tvN 금토드라마 '아홉수 소년' 제작발표회에서 다시 만난 오정세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전작인 영화 '하이힐' 속 악역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배역을 연기하는 탓인지 선한 미소와 한결 가벼워진 목소리가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특히 그는 '아홉수 소년'의 중심을 이루는 주연배우로서 큰 책임감을 보여주며 '홍보꾼'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아홉수 소년'의 사람이었다.

◆ '아홉수 소년' 선택배경 인디록

오정세에게 이번 작품 '아홉수 소년'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작품의 시나리오나 새로운 형식의 예능드라마라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단연 드라마의 한 축을 이루는 인디록이 그를 빠져들게 한 것이다. 인디록 마니아라는 그에게 어찌 보면 이번 작품 '아홉수 소년'은 입맛에 맞는 달콤한 음식인 셈이다.

"이 드라마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확실합니다. 제가 인디록을 좋아하고 '인디 음악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이죠. 이 드라마는 인디 음악을 통해 드라마의 감정선을 제대로 만들어낸 작품이에요. 그동안 인디 계열 음악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들은 다 잘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인디록으로 꽉 찬 드라마의 힘. 분명 이번에도 성공할 겁니다.

▲ 세대가 다른 아홉수 네 남자의 이야기를 풀어갈 '아홉수 소년'은 예능 요소가 가미된 캐릭터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 드라마와는 차별화를 꾀한다. [사진=tvN 제공]

◆ 부담도 있었을 텐데

그의 확신만큼 '아홉수 소년'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오정세 본인은 흥행과 인기를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최근 상황은 ('아홉수 소년' 성공 여부에 대해) 쿨하게 넘어갈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전작 영화 '하이힐'과 드라마 '개과천선'이 모두 흥행이나 인기의 측면에서는 시원치 않은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분명 '아홉수 소년'은 그에게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솔직히 인정은 합니다. '하이힐'이나 '개과천선' 모두 시원치 않았죠. 하지만 전 이들 작품에서 흥행 실패로 인해 대미지를 받은 배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다만 이번 드라마에 대한 부담감이 어느 정도는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저도 배우고 사람인데. 그러나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토록 드라마 인기 결과에 대해 쿨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이유는 자신이 가진 연기 목표 때문이다.

"전 연기로 목표가 있어요. 60세를 넘어서도 배우를 하겠다는 것이죠. 이런 원대한 꿈을 두고 시청률이나 관객수로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받아들여야죠. 시청률 정말 모르는 거잖아요.(웃음)"

▲ tvN 금토드라마 '아홉수 소년'. 이들의 시선과 하늘의 구름은 무슨 의미일까. [사진=tvN 제공]

◆ 어려운 구광수 '감독의 조언'

'아홉수 소년'에서 오정세가 맡은 구광수는 매우 어려운 배역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받고 있다. 구광수는 캐릭터 자체로는 하나도 코믹하지 않은 그냥 평범하고 무뚝뚝한 사람이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맞는 모습과 반전이 따르는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웃겨야 하는 캐릭터다. 정말 쉽지 않은 연기가 필요한 인물이다.

이런 어려운 연기에 관해 연출자인 유학천 PD가 많은 도움을 줬다.

"정말 구광수는 보면 볼수록 신비한 캐릭터예요. 절대 구광수 자체가 웃기는 일은 없어요. 정말 재미없고 무뚝뚝한 사람이죠, 하지만 상황이 그를 코믹한 사람으로 만들 거예요. 그 속에서 터져나오는 엉뚱한 감정 연기까지. 쉽지 않죠. 이런 이유로 초반부터 감독님은 구광수의 정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죠. '어떻게 재미있는 감정을 살릴까'가 아닌 상황을 통해 만들어가는 웃음. 연기를 보다 섬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참 훌륭하신 감독님이세요."

▲ 영화 '하이힐' 인터뷰 당시의 오정세. [사진=스포츠Q DB]

◆ 동료들의 칭찬에 '고마워'

오정세는 '아홉수 소년'에서 최고참 주연이다. 공동주연을 맞은 다른 배우들은 한참 후배들이다. 그가 직접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고 있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후배들도 오정세의 역할을 잘 아는지 그를 믿고 따르는 분위기였다. 오정세는 이런 후배들의 모습에 쑥스러워하면서도 부담을 잘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보여줬다.

"사실 선배로서 책임도 따르고 하는 부담도 있긴 하죠. 하지만 제가 잘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걸 이겨내야죠. 연기자가 너무 많은 부담을 갖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후배님들께서 저에 대해 좋은 말만 해주시니 솔직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믿어주는 것도 고맙고. 후배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으니 꼭 이번 드라마 성공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표이미지인 '코믹'을 다시 하게 된 느낌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전 집에서는 늘 트렁크 반바지에 편안한 차림으로 있어요. 이런 모습이 오히려 사람들에겐 놀라움과 재미를 줘요. 이게 삶 속의 코믹인 것 같아요. 다시 코믹으로 돌아온 이상 제 삶이 만들어주는 소소한 코믹연기를 구광수를 통해 보여주고 싶습니다."

▲ '아홉수 소년'은 오정세, 유다인 커플의 진지하면서도 귀여운 사랑 스토리가 기대를 모으는 드라마다.

■ '아홉수 소년' 소개

'아홉수 소년'은 9세, 19세, 29세, 39세 네 형제의 사랑 이야기를 다른 드라마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오정세는 무뚝뚝하지만, 속마음이 따뜻하고 진지한 음악 PD 구광수 역을 소화했다. 극 중 구광수는 아홉수에 걸려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미 1회 방송 이후 구광수는 상황을 통해 웃음을 전달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으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듣고 있다.

[취재 후기] 몇 번을 봐도 코믹부터 악역까지 모든 연기에서 프로다운 능력을 발휘하는 천상 배우였다. 이렇게 능력 있는 배우 오정세가 무엇을 못할까. 이번 드라마는 분명 성공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의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이 이런 생각을 계속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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