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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간절함의 충돌' 서울-부천, 울산-수원 FA컵 4강 사령탑 뇌구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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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간절함의 충돌' 서울-부천, 울산-수원 FA컵 4강 사령탑 뇌구조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9.2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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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자존심 건 맞대결부터 염기훈-이용 장외설전까지 후끈한 FA컵 4강 미디어데이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아마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길목에서 유일한 K리그 챌린지(2부) 팀 부천FC가 디펜딩 챔피언 FC서울과 맞붙는다.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의 명가대결도 성사됐다.

대한축구협회가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16 KEB하나은행 FA컵 7라운드 대진을 추첨한 결과, 다음달 10월26일 울산과 서울의 홈 경기로 치러지는 준결승 매치업이 이같이 짜여졌다.

16강에서 포항 스틸러스, 8강에서 K리그 클래식 최강 전북 현대를 꺾으며 파란을 일으킨 부천은 FA컵 3회 연속 결승행을 노리는 서울과 진검승부를 치른다. 2014년 준우승에 그친 서울은 지난해 우승 기세를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

▲ 22일 FA컵 준결승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송선호 부천FC 감독(왼쪽에서 2번째)이 황선홍 FC서울 감독(왼쪽에서 3번째)과 두 주먹을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부천 외국인 선수 바그닝요, 오른쪽은 서울 공격수 고요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년 연속 4강에서 고개를 떨군 'FA컵 무관의 강자' 울산은 통산 3회 우승에 빛나는 수원과 결승행을 다툰다.

◆ 4강 사령탑, '간절함의 차이'

대진 추첨 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는 각 팀 사령탑과 선수들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리그와 달리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FA컵은 차이가 있다. 그에 특화된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 시간이 많기 때문에 부천을 면밀히 분석해 토너먼트 강자로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은 리그가 다른 부천과 첫 대결을 벌인다. 황 감독은 “FA컵 경험을 많이 해봤지만 단판 승부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강한 팀과 약한 팀의 구분이 없다. 전북과 경기를 봤을 때 부천은 역습이 강하고 수비가 탄탄한 팀이라고 생각됐다”며 “포항, 전북을 꺾은 만큼 한치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 혼신의 힘을 다해 선수들과 준비한다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은 올 시즌 FA컵은 물론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도 진출해 있어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황 감독은 “두 대회 모두 우승이 탐이 난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는 FA컵도 중요하다”며 “서울은 늘 챔피언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팀이다.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송선호 부천FC 감독(왼쪽에서 2번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부천 바그닝요, 송선호 감독, 황선홍 FC서울 감독, 서울 고요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부천은 1부 리그 소속이 아닌 팀으로서 2008년 KB국민은행 이후 8년 만에 FA컵 준결승에 진출한 클럽이다. 그만큼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됐다.

송선호 부천 감독은 “다들 아시는 것과 같이 서울은 큰 상대다. 열심히 준비해서 한번 부딪쳐 보겠다”고 출사표를 더지며 “모든 면에서 서울이 낫겠지만 단 하나 우리 선수들이 앞서는 것은 ‘절실함’이다. 그것만을 믿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A컵 우승의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챌린지에서 리그 선두 안산 무궁화(승점 57)를 승점 1차로 바짝 쫓고 있는 만큼 송 감독의 발언에 리그 승격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 나왔다. 그는 “FA컵도 중요하지만 팀에는 클래식 승격이 더 중요한 게 사실”이라며 “팀과 선수들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더 올라가 마음껏 운동하고 강팀과도 맞붙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울산과 서울은 만만치 않은 입십대결을 펼쳤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FA컵은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며 “팀이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힘을 받고 있고 선수들도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올해 수원과 결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방심하지 않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오른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윤정환 감독은 일본 사간도스를 이끌고 2013년 일왕배 4강전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당시에도 욕심은 났지만 그만한 실력을 갖춘 팀이 아니었다. 하지만 울산은 충분히 강한 팀이고 욕심을 내볼만하다”며 “선수들에게 우승에 대해 욕심을 가지자고 말할 것이다. 리그서는 이미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위치이기 때문에 FA컵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FA컵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나타냈다. 서 감독은 “리그서는 저조한 성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지만 마지막으로 FA컵에서 좋은 결실로 끝맺음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은 리그서 7승 15무 9패(승점 36)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올해 울산과 맞대결 기억은 좋지 않다. 리그 3차례 맞대결 성적은 1무 2패. 서 감독은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쓰라린 기억으로 인해 더 꼼꼼히 준비하고 침착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울산과 맞대결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부상 이탈 선수들이 근래 대부분 복귀하며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4강에서는 수원답게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수원 염기훈-울산 이용, '디스' 예열 

선수들간 자존심 대결도 현장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수원 선수단을 대표해 참석한 염기훈이 선제 공격을 했다. 그는 “2010년 FA컵에서 왼발 결승골로 울산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해 황선홍 감독님이 계신 포항을 꺾었다”며 “이번에도 울산을 잡고 황선홍 감독님의 가슴에 비수를 꽂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미디어데이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인 수원 염기훈(왼쪽에서 2번째)이 공격하는 동작을, 울산 이용(왼쪽에서 3번째)이 염기훈을 막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서정원 수원 감독, 오른쪽은 윤정환 울산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자 지난 14일 상주 상무서 전역한 울산 이용은 “팀이 2연승을 거두고 분위기가 좋아 수원과 FA컵 준결승까지 분위기를 잘 이끌어 나가겠다”며 “기훈이 형은 왼발만 막으면 되니까 자신 있다. 작년에 서울에 졌는데 되갚아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들의 설전은 그치지 않았다. 염기훈이 “군대에서 전역하면 기분 좋은 감정이 딱 2주간 지속 되더라”며 “한 달이 지나면 지치는데 FA컵 치를 때가 딱 그 시점이다. 그때 (이)용이를 집중적으로 뚫도록 하겠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용은 당차게 맞받아쳤다. 그는 “그때면 군기가 다 빠져서 몸이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염)기훈이 형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그때까지 쭉 쉬었으면 좋겠다”고 반격했다.

4강전 홈경기장은 대진 추첨식에서 각 팀이 뽑은 순번에 따라 결정됐다. 서울-부천전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수원전은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다음달 26일 동시에 열린다.

이번 대회부터는 결승전은 기존과 달리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1차전은 11월 30일, 2차전은 12월 3일로 예정 있다. 단 서울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FA컵 결승에 동시에 진출할 경우 11월 19일과 26일로 앞당겨 결승 1,2차전을 치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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