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노민규기자]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대만영화 ‘군중낙원(Paradise in Service)’ 기자회견이 2일 오후 3시30분 부산 영화의전당 내 월석아트홀에서 열렸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나선 가운데 도제 니우 감독, 주연배우인 롼징티엔, 첸지안빈, 완치안, 첸이한이 참석했다.
영화 '군중낙원'은 1960~70년대 대만에서 군 생활을 한 아버지 세대의 추억을 반추하며 만든 작품으로 신병 파오(롼징티엔)가 중국 본토와 대치중인 최전선 금문도에서 군영 내 공창인 831 부대 ‘군중낙원’에서 매춘부를 관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파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이산민의 아픔, 여성에 대한 도덕적 관념, 억압적 군대문화 등 60~70년대 대만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대만감독 허우샤오시엔이 제작 총괄 및 편집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도니 제우 감독은 “부산에 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1986년 외할아버지가 부산 동아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장을 방문해 젊었을 때 외할아버지 모습을 찾아보고 싶다”는 말로 부산 방문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군중낙원’ 대만영화로는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쓰리 타임즈’(2005) 이후 두 번째로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데 대해 “17세에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영화 '펑꾸이에서 온 소년'에 배우로 출연했는데, 그 소년이 이제 감독이 돼 개막작을 연출하게 됐다는 건 남다른 감정이다.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상이 됐을 것”이라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도니 제우 감독은 “ 중화민족과 한국 사람은 역사적 아픔을 비슷하게 겪어왔으며, 역사의 소동돌이 속에서 가족과 떨어져 서로를 그리워하는 현실을 겪었기에 영화를 보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1949년 대만과 중국대륙이 분리된 이후 중국 외성인 출신과 대만인 간의 갈등 등 많은 문제와 상처가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핏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과거를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 시대와 운명이 때로는 힘들고 잔인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아름다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당시 힘들었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기도이자 헌사”라고 설명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작품 만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영화”라며 “영화의 내용이 우리의 과거 그리고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아시아의 소통은 화해와 치유를 통해 이뤄져야하므로 이를 다룬 ‘군중낙원’은 개막작으로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도제 니우 감독은 9세부터 연기를 시작, ‘소필적 고사’(1983)의 주연으로 최연소 금마장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감독으로 첫 연출한 장편영화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는 2008 금마장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고, 로테르담영화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했다. 대만 청소년 폭력배를 다룬 두 번째 장편 ‘맹갑’(2010)에서는 감독, 배우, 작가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