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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카타르 킬러' 손흥민, 한국축구 에이스 무게를 견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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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카타르 킬러' 손흥민, 한국축구 에이스 무게를 견디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07 0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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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동점이던 후반 13분 역전 결승골…전반 11분에도 기성용의 선제골 어시스트하며 최고 활약

[수원=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에서 보여주고 있는 눈부신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손흥민의 활약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홈경기에서 2-2 동점이던 후반 13분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50번째 A매치 경기에서 17번째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평균 3경기에 1골을 넣은 무서운 득점력으로 어느덧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라인의 '에이스'가 됐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54경기 17골)과 현재 대표팀 선수 가운데 최다골 타이기록까지 세우며 이젠 해결사로 부르기에도 손색이 없게 됐다.

▲ 손흥민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왼쪽 측면 돌파에 집중, 카타르 측면 수비 무너뜨리며 활발한 공격 견인

이날 손흥민은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을 원톱으로 두는 포메이션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이날 움직임은 측면에 집중됐다. 토트넘에서는 왼쪽에서 중앙쪽으로 빠져 들어가는 폭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했지만 카타르전에서는 측면을 고집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기)성용이 형까지 공격 2선에 합류하면서 구태여 내가 중앙으로 들어올 이유가 없어졌다"며 "성용이 형과 (구)자철이 형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맹활약했기 때문에 측면 공격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측면에서 펄펄 날아다닌 손흥민은 카타르의 측면 수비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전반 11분 날카로운 패스로 기성용의 중거리 슛을 이끌어내며 선제골 어시스트까지 전달했다.

또 2-2 동점이 된 후반 13분에는 기성용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침착하게 재역전골까지 만들어냈다. 손흥민이 골을 터뜨린 지역은 이른바 '손흥민 존'이라고 불릴 정도로 골을 많이 만들어내는 곳이었다.

▲ 손흥민(오른쪽)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 앞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손을 맞잡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슈퍼스타가 됐느냐고 주위에서 물어보는데 나는 그냥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었을 뿐이다. 슈퍼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도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결승골을 터뜨려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을 터뜨린 자리에 내 이름을 붙였는데 사실 그 곳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골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그 자리가 편하긴 하다. 아버지(손웅정 감독)와 함께 훈련하면서 그 자리에서 골을 많이 넣었고 프리킥 같은 것도 골로 성공시킨 적이 많다"고 설명했다.

◆ 지난 시즌과 다른 혹사 논란? 뛰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해'

손흥민은 요즘 너무 행복하다. 일이 술술 풀리고 있어서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소속팀 토트넘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벤치를 달구는 시간이 더 많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로 '유턴'할뻔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인고의 시간을 잘 견뎠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자신감도 있었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통해 일찌감치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 손흥민(왼쪽)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서 김보경과 교체되고 있다.

그 결과 단숨에 토트넘에서도 주전 자리를 꿰찼다. 스토크 시티와 원정경기, 미들즈브러와 원정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었고 CSKA 모스크바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넣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다녀온 후에도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 출전,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출전시간이 늘어나서 조금 힘들긴 하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너무 행복하다"며 "나는 축구 선수이고 경기장에서 뛰는 그 순간이 소중하다.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행복하다는 느낌밖에 없다"고 웃었다.

문제는 이란전이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린다. 역대 이란과 A매치에서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한국과 같은 2승 1무(승점 7)가 되고 골득실에서 앞서 조 선두로 올라선 이란과 맞대결은 한국이 앞으로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좀 더 편하게 치를 수 있느냐가 달린 중요한 경기다.

손흥민은 "이번만큼은 나도 그렇고 형들 마음가짐과 각오가 다른 것 같다"며 "반드시 이기겠다는 생각만 있다. 이란과 경기에서 절대로 주눅들지 않고 내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 손흥민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소속팀에서 활약을 대표팀까지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은 1992년생으로 대표팀 막내지만 이젠 어엿한 에이스가 됐다. 손흥민은 에이스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부담을 느끼긴 하지만 그런 부담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부담이 주어져야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선수라면 부담을 갖는 것이 좋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도 큰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 그들에 비하면 난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논란을 지워버리고 이젠 점점 성숙해져가는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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