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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비주얼 대신 감성으로, 음악 흐름 바뀌나…김동률‧개코‧서태지 등 가요계 선배들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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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비주얼 대신 감성으로, 음악 흐름 바뀌나…김동률‧개코‧서태지 등 가요계 선배들 강세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0.21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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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요즘 음악시장 대세는 ‘듣는 음악’이다. 시각적 퍼포먼스가 강조되는 댄스 음악보다, 가수의 가창력을 보다 느낄 수 있는 발라드 곡 등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더불어 참가자의 사생활과 스타성에 집중했던 ‘슈퍼스타K’는 음악성이 돋보이는 참가자들이 최종 생방송을 진행 중이고, 목소리만으로 가수를 골라내는 프로그램인 ‘히든싱어’ 또한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보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으로 유행 흐름이 바뀐 것일까. 이를 세 가지 측면에서 다뤄 봤다.

▲ 김동률은 방송 출연 없이도 지상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달성했다. [사진=뮤직팜 제공]

◆ 발라드‧랩‧일렉트로닉…획일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 음악 강세

‘듣는 음악’이 인기를 얻는 현재, 눈에 띄는 현상은 선배 가수들의 귀환이다. 10월에 접어들며 김동률, 더 클래식, 개코, 권인하, 서태지 등이 잇따라 음반을 발표했다. 그룹 S(강타, 이지훈, 신혜성) 또한 컴백할 예정이다. 이들은 각자의 장르에서 오랫동안 내공을 쌓아왔다. 이미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실력을 인정받은 이른바 ‘믿고 듣는’ 가수들이다.

개코는 3일째 음원 차트 1위를 지켰고 김동률의 ‘그게 나야’와 서태지가 작사작곡한 ‘소격동’은 방송 출연 없이도 지상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음원 순위가 높다는 점이 컸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은 앞서 유행했던 음악과는 다른 음악에 대중이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이돌, 디지털 음악이 10년 이상 음악시장을 독식하다 보니 음악들이 획일화돼 식상해졌다”며 “보다 다양한 음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슷비슷한 곡들에 댄스 퍼포먼스로 차별성을 주는 스타일이 주가 됐다면, 현재는 보다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유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게 나야’는 깊은 감성을 담은 부드러운 발라드곡이고, ‘소격동’은 신시사이저 소리로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특이한 곡이다. 개코의 ‘화장 지웠어’는 곡 전반의 랩과 함께 자이언티, 핫펠트의 보컬이 어우러져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들이 부르게 되니 들어보게 되고, 들어본 후 좋으니 음원 순위도 높아졌다.

▲ 5년만에 정규 9집을 발표한 서태지의 선공개곡 '소격동'은 가사 해석을 놓고 네티즌 간 의견이 분분했다. [사진=스포츠Q DB]

◆ 싱어송라이터의 진정성 담은 가사들…김동률의 시, 해석 분분한 서태지의 ‘소격동’

더불어 함께 주목받는 부분은 유행하는 노래들의 가사다. 비슷비슷한 노래 스타일만큼이나 요즘 노래들의 가사들은 비슷했다. “한국 노래는 모두 사랑 노래뿐”이라는 비판이 대중들에게서 끊이지 않는다. 사랑에 대한 가사를 쓰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등의 차별화된 시도가 없이, 대부분 단순한 표현에 그친다.

여기에 김동률은 직접 쓴 가사로 감성을 시적으로 노래했다. 이번 6집의 타이틀곡 ‘그게 나야’는 ‘너와 나의 시절’을 떠올리며 너에게 들려주는 가사로 구성돼 있다. 더불어 전 수록곡을 작사작곡했다.

김동률 소속사 측은 김동률의 음원 차트 1위에 대해 “‘동행' 앨범의 노랫말들은 하나의 시와 같다”며 “김동률은 유행어나 속어는 배제한 채 가사의 운율을 맞추고 노래마다 시작부터 끝까지 명확한 흐름과 완결성을 가진 이야기를 썼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동률의 새 앨범 '동행'은 한 뮤지션이 20년 동안 변화해온 과정의 결과에서 탄생했다”고 전했다.

이는 노래를 그저 받아 부르는 것에 그치는 가수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직접 곡을 만들어 부르는 경우, 표현력과 감성은 더욱 깊어진다. 김동률, 서태지, 개코, 더 클래식 등 선배 가수들은 직접 곡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들이다.

서태지의 ‘소격동’의 경우 네티즌들 간에 가사 해석이 분분했다. 어린시절 살았던 동네를 표현한 곡이지만, 깊이 파고 들어가면 소격동은 권력의 상징이었던 국군기무사령부가 과거 위치했던 곳이다. 작사자 서태지가 어떤 의도를 가졌든 간에, 팬들이 노래 가사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는 자체가 근래에는 좀처럼 없었던 신선한 모습이다. 최근 노래들은 가사를 곱씹을 필요가 없는 단순하고 비슷비슷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20일 열린 9집 발매 기자회견에서 서태지는 이에 대해 언급하며 “노래와 관련해 여러 의견, 해석들이 나오는 모습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개코의 가사 역시 현실감 넘치면서도 웃음과 씁쓸함을 함께 가져오는 ‘생활밀착형’ 가사로 공감을 샀다.

▲ 데뷔 15년만에 솔로 정규음반을 낸 다이나믹듀오 개코는 수록곡 전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아메바컬쳐 제공]

◆ 8090 ‘복고’ 바람 타고 멜로디 중심 음악 강세…‘듣는 음악’

선곡에 있어 사람들은 그 날의 날씨나 기분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밤이 되거나 추워지면 따뜻하고 잔잔한 음악을 찾듯, 현재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른 곡들은 계절의 영향을 받았다. 주로 가을과 어울리는 감성적인 멜로디 위주의 곡들이 유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계절적 배경 외에도 8090시대의 음악이 재조명되는 복고 유행이 영향을 미쳤다. ‘응답하라’ 시리즈 등 과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과거 명곡을 다시 들어보는 ‘불후의 명곡’ 등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날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30~40대는 물론, 10~20대 젊은 층 또한 악기 한 가지와 가수의 목소리만으로도 울림을 줄 수 있는 멜로디 위주의 노래에 반응하게 됐다.

여기에 따라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들의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세대에 따라 좋아하는 장르에 큰 차이가 있던 여느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번 가을에는 보다 조화롭게 음악에서의 세대 화합(?)이 이뤄지고 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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