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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슈틸리케 조건부 재신임, 언제까지 예선-본선용 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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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슈틸리케 조건부 재신임, 언제까지 예선-본선용 나누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4.04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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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예선 3경기 결과보고 슈틸리케 체제 연장 결정…2006년 본프레레 전철 밟을 가능성 높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재신임됐다. 그러나 불안한 재신임이다. 대한축구협회가 당분간 슈틸리케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긴 했지만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함께 할지는 알 수 없다. 함께 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의 재신임을 발표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기술위원회를 마친 뒤 직접 언론사 브리핑을 열어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3경기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에게 맡길 뜻을 내비쳤다.

▲ 대한축구협회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재신임을 결정했지만 내년 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으로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 3경기까지만 대표팀을 맡고 떠날 가능성이 더 높다. [사진=스포츠Q(큐) DB]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이 월드컵 본선까지 함께 갈 수 있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앞으로 최종예선 3경기 결과와 내용을 보고 슈틸리케 감독이 월드컵 본선까지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를 결정할 것이 유력하다. 이번 기술위원회 전까지도 재신임 대신 경질론이 득세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이 끝난 뒤 물러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경우 한국 축구대표팀은 또 다시 월드컵 예선과 본선에서 감독이 달라지는 비운을 맛보게 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너무나 많은 지도자를 교체해왔다.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모셔온 지도자는 바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었다. 그러나 코엘류 감독은 3차 예선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오래 가지 못했다. 이후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영입됐지만 그 역시 본선에 함께 하지 못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을 함께 한 감독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하마터면 예선과 본선 감독이 달라질뻔 했다. 허정무 감독이 본선 진출을 이끌었지만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에서 중국에 0-3으로 완패한 뒤 허정무 감독 경질론이 나왔다. 한일전이 '단두대 매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다행히도 허정무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일전에서 승리했고 허정무 감독은 무사히 남아공 월드컵에 함께 할 수 있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3명의 지도자가 바뀌었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그 역시 삿포로 한일전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전북 현대를 이끌고 있던 최강희 감독이 최종예선을 이끌었지만 이란에 망신만 당했다. 최강희 감독 이후에는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본선에서 성적은 엉망이었다.

이대로라면 한국 축구대표팀은 세번째로 예선과 본선 감독이 달라지는 비운을 맛보게 된다. 감독이 달라지는 것은 대표팀의 전술과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감독이 자신의 전술 색깔을 입힐 시간도 줄어들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도 없다.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는 것이 단순히 '대안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히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의 문제점은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다. 불과 아시안컵 때만 하더라도, 그리고 2016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실점을 좀처럼 하지 않는 짠물 축구, 늪 축구로 경기력에 대한 평가가 좋았던 한국 축구대표팀이었다.

수비에서 탄탄했던 대표팀이 갑작스럽게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부상과 홍정호(장쑤 쑤닝) 등의 경기력 저하 때문이다. 포백 라인 앞에서 안정된 공수 연결을 해줘야 하는 기성용(스완지 시티)도 예전의 좋았던 경기력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건부 재신임됐지만 그의 앞날은 알 수 없다. 조건부 재신임이라는 불안한 조건 속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얼마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그렇기에 한국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에서 또 다른 지도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한국 축구의 전체 큰 그림을 생각했을 때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는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경질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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