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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에 혼난 '우리전사' 양지희, 악바리농구 혼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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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에 혼난 '우리전사' 양지희, 악바리농구 혼을 깨우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2.0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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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맞서 싸워, 최근 5경기 15.4점 선두 질주 선봉장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프로스포츠에서 연패(連霸)를 한다는 것은 극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것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아우른 2연속 통합우승이라면 더욱 그렇다. 춘천 우리은행의 위세는 이번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소문난 잔치가 싱겁게 끝나버렸다. 선두 우리은행이, 그것도 적지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가볍게 제압했다. 그 중심에는 ‘악바리’ 근성을 보여준 센터 양지희(31)가 있었다. 그는 우리은행 농구 색깔을 여실히 보여주며 라이벌의 기를 꺾어버렸다.

양지희는 5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WKBL) 원정경기에서 16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71-51 대승을 이끌었다. 2개의 블록슛을 더해 WKBL 사상 6번째로 300블록슛을 달성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 양지희는 최근 5경기에서 15.4점을 몰아넣으며 정규리그 3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사진=WKBL 제공]

22승4패가 된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에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

◆ ‘완벽주의’ 우리은행, 대승에도 언성이 높아진 이유 

위성우 감독이 뿔났다. 나흘 전 춘천 홈경기에서 신한은행에 당했던 2차 연장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음에도, 3쿼터 들어 상대 공격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멀찌감치 달아났음에도. 양지희를 호되게 혼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우리은행의 색깔이 나타난 장면이었다.

4쿼터 3분여가 흐른 시점. 양지희가 카리마 크리스마스의 팔꿈치에 강타당했다. 심판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자 분을 삭이지 못한 양지희는 백코트를 하며 크리스마스를 강하게 밀쳤다. 더블 파울을 받아 파울 트러블에 걸린 그는 다음 수비에서 5번째 파울을 범하며 퇴장당했다.

양지희는 경기 후 방송인터뷰를 통해 “경기 중에 흥분해 찾아오신 팬 분들께 안좋은 모습 보여드렸다”며 “죄송하다. 반성하겠다”고 고개를 숙이며 “2경기 연속 파울아웃을 당해 아쉽다. 지난 시즌에는 잘 했는데 다시 돌아가는 것 같아서 두렵기도 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신한은행은 오로지 ‘타도 우리은행’을 외치며 최근 KDB생명으로부터 신정자까지 영입했다. 우리은행은 전반기 막판 KB스타즈에 당한 2연패를 포함해 최근 6경기에서 3승3패로 주춤했다. 부동의 1위지만 만일 또 패한다면 정규리그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빅매치였다. 절실함이 보인 대목이었다.

◆ 반등의 주역 양지희, 우리은행 악바리 농구의 상징 

▲ 양지희(왼쪽)가 5일 인천 원정 신한은행전에서 카리마 크리스마스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둘은 더블 파울을 받았다. [사진=WKBL 제공]

이제 고지가 보인다. 남은 9경기에서 5경기만 잡으면 정규리그 3연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확정까지는 정말로 죽기살기로 하겠다”며 “선수들이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 중심에 양지희가 있다. 그는 최근 5경기에서 15.4점, 5.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정상을 향한 행보에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5년간 연봉 2억2000만원을 안긴 팀의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는 것.

2년 연속 여자 프로농구를 완벽하게 쥐어잡아 개막 전 ‘공공의 적’로 꼽힌 우리은행이지만 그들에게는 정상이라는 자부심만 있을 뿐 자만은 없다. 양지희는 “감독님께서 연습을 정말 많이 시키신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강조하셔서 두 배 정도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한 “휴식기 동안에 정신력을 강조하셔서 많이 뛰었다. 연습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연습이든 경기든 항상 힘들지만 결과가 좋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거구의 외국인 선수와의 기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근성, 극한에 다다르는 훈련도 묵묵히 소화해내겠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양지희의 인터뷰에서 하위권에 허덕이던 우리은행이 어떻게 강팀으로 변모했는지를 알 수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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