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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조용병-진옥동 시대, 하지만 신한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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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조용병-진옥동 시대, 하지만 신한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4.16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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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0년 신한금융지주를 이끌던 라응찬 회장이 2인자로 불린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과 직원 7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 바로 ‘신한사태’가 불거진 지 벌써 9년이다. 그러나 신한사태 불씨는 아직 전소되지 않았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까닭이다.

조용병 현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말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그러나 자신이 처한 상황도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채용비리로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재판을 앞둔 가운데 후계구도를 위해 라인 관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조용병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합격자 남녀 성비를 3:1로 인위적으로 조정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외부 청탁자 17명, 은행장 또는 전직 최고임원 청탁자 11명, 신한은행 부서장 이상 자녀 14명, 성차별 채용 101명, 기타 11명 등 총 154명의 서류전형과 면접점수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라응찬 전 회장의 조카손자 나 모 씨에 대한 청탁을 받고 부정 합격시킨 의혹도 불거졌다.

앞서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법정 구속된 터라 조용병 회장으로서도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사실 신한사태 본질은 권력다툼이었다. 지난 1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검찰이 신한 사태와 관련해 라응찬 전 회장 측의 근거가 희박한 허위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여 신상훈 전 사장을 기소했다고 꼬집었다. 검찰이 사적 분쟁의 일방 당사자를 위해 칼자루를 휘둘렀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조용병 회장 또한 재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행여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까? 지난해 12월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위원회를 열어 계열사 11곳 중 7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는데 특히 신한은행장 교체는 뜨거운 감자였다. 

 

▲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은 지난달 위성호 전 행장을 밀어내고 신한은행장 자리에 앉았다. [사진=연합뉴스]

 

위성호 전 행장이 연임의사를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을 신임 은행장으로 내정하는 강수를 뒀다.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2인자인 위 은행장과의 갈등설이 제기된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평가다.

일각에선 라 전 회장과 한동우 전 회장을 주축으로 한 라응찬-한동우 라인과 선긋기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 회장은 신한사태로 라 전 회장이 물러난 후인 2011년부터 조용병 회장을 자리에 앉히기 전까지 2017년까지 신한금융을 이끈 인물인데 조 회장은 당초엔 라응찬-한동우 라인으로 불렸지만 이젠 독자노선을 걸으려 한다는 게 금융권의 또 다른 해석이다. 

신한사태의 짙은 그림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진옥동 신임 행장 또한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진 행장이 신한사태와 관련된 이백순 전 행장의 비자금 마련 핵심관계자이기 때문이다. 2009년 3월 진옥동 당시 오사카지점장은 이백순 전 행장의 지시에 따라 재일교포 주주 A 씨와의 식사 자리에서 자금 지원을 부탁했고 이 전 행장은 A씨로부터 5억 원의 불법자금을 전달받았다. 신한사태 재판에서 이백순 전 행장이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유다. 판결문엔 진옥동 당시 오사카지점장이 자금책으로 명시돼 있기도 하다.

조 회장은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고, 진 행장은 이백순 전 행장과 연관이 있다 보니 이래저래 신한금융은 신한사태의 먹구름에서 완전히 비껴날 수도 없는 처지다. 

권력다툼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던 신한사태의 후폭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현 수장들에게 어떤 영항을 미칠지 은행권 안팎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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