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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꾼' 김승원, 풍전등화 케이티 마지막 반격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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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꾼' 김승원, 풍전등화 케이티 마지막 반격카드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2.23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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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경기 다방면에서 존재감 높이며 팀에 공헌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부산 케이티는 2012~2013시즌 이후 두 시즌만에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을 눈앞에 뒀다. 6위 인천 전자랜드가 남은 매직넘버 2를 모두 지우면 케이티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된다.

순위싸움이 한창이었던 이달 초 다섯 경기를 내리 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5일 울산 모비스전 패배를 시작으로 고양 오리온스, 안양 KGC인삼공사, 창원 LG 등에 무너졌다. 이 5연패로 케이티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하지만 케이티는 이런 상황에서도 젊고 유능한 살림꾼을 발굴해 주목받고 있다.

김승원(26). 전창진 감독이 꺼낸 마지막 반격카드다.

산술적으로 6강행이 어려워진 게 사실이지만 케이티는 그에게 마지막 남은 운명을 맡길 참이다. 출전시간을 대폭 늘리며 골밑에서 많은 경험을 쌓도록 도와주고 있다.

▲ 김승원이 1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LG전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시즌 막판 다방면 활약, 케이티 희망으로 떠올라

최근 3경기에서 활약이 두드러진다. 득점은 물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스틸 능력까지 돋보였다.

16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14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4블록으로 21일 만에 두 자릿수 점수를 올린 김승원은 나흘 뒤 서울 SK전에서 16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16득점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2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9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2블로킹을 기록,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특히 이날은 최근 득점력이 상승한 연세대 후배 김준일에 그림자 수비를 펼치며 단 6점으로 묶었다. 이것이 팀 승리로 이어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승원은 “내가 대학교 4학년 때 준일이가 1학년이었다”며 “준일이에게 공이 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준일이는) 왼쪽으로 공격하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 최대한 힘들게 슛을 쏘게끔 수비했다”고 말했다.

공격에서는 슛 적중률이 향상된 것이 눈에 띈다. 전자랜드전에서 필드골 성공률 46%(6/13)를 기록한 그는 SK전에서 50%(7/14)로 끌어올렸다. 자세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비교적 적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페이드 어웨이 슛도 척척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케이티는 김승원이 있어 척추 부상으로 출장이 어려웠던 송영진의 공백을 메울 수 있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에 기여하는 김승원은 소금 같은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골밑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김승원(오른쪽)이 있기에 케이티의 미래가 밝다. [사진=KBL 제공]

◆ 우여곡절 겪은 프로생활, '눈물 인터뷰'로 감사인사

연세대 시절부터 성실한 플레이가 돋보였던 김승원은 2012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오리온스의 부름을 받았다.

야심차게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지만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데뷔 시즌 경기 당 평균 3.29점 2.1리바운드에 그친 김승원은 2013~2014시즌에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결국 시즌 도중 케이티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후 출전시간은 오히려 오리온스 시절보다도 적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김승원은 비시즌 동안 열심히 몸을 만들며 기회가 오길 기다렸다. 마침 토종 빅맨 자리가 비어 그에게 기회가 갔고 이를 잘 살리며 전창진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후 김승원은 그동안 자신을 위해 고생한 부모님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만감이 교차해서인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그는 “부모님 사랑합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 시즌 후 상무 유니폼을 입는 김승원. 그가 군 입대 전 마지막 시즌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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