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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편 함지훈 막판스퍼트가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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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편 함지훈 막판스퍼트가 반가운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2.24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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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 결정적 역전 3점포로 분위기 반전…팀 선두수성 견인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올 시즌 부상 여파로 고전한 함지훈(31·울산 모비스)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승부처에서 터뜨린 득점포로 팀과 자신을 모두 살렸다.

사실 함지훈은 프로 데뷔 이후 올 시즌이 고비라고 여길 수 있을 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경기 당 27분 14초 출전에 7.46점 4.2리바운드 3.8어시스트. 득점과 리바운드가 데뷔 이후 최저수치이고 출전시간도 2008~2009시즌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 시즌 입은 종아리 부상과 발목 부상의 여파로 비시즌 동안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게 컸다.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임엔 분명하지만, 떨어진 경기감각을 한꺼번에 끌어올리기는 어려웠다.

▲ 함지훈(오른쪽)이 2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동부전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럼에도 함지훈은 올 시즌 팀에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키며 선두 수성에 앞장섰다. 모비스는 23일 안방에서 열린 원주 동부전에서 82-73 승리를 거두고 한 경기차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 움츠렸던 어깨를 펴게 만든 '결정적 한 방'

최근 모비스가 2연패를 당한 과정에서 함지훈의 활약이 미미했다. 그는 지난 19일 창원 LG전에서 21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 6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시즌 평균 득점에 못 미친 것은 물론, 그의 이름값과도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적중률도 저조했다. LG전과 오리온스전 모두 필드골 성공률이 33%에 그쳤다.

지난해 5년 25억원 규모의 자유계약(FA)을 맺은 선수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모비스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슈터가 아님에도 순도 높은 슛을 자랑했던 함지훈은 올 시즌 슛 감각이 현저하게 떨어져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경기를 치르는 함지훈의 마음이 더없이 심란할 터. 승리하면 선두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만, 패하면 2위로 떨어지는 경기였다. 더군다나 상대는 8연승을 달리는 가장 뜨거운 팀 동부. 모비스는 양동근,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 등의 활약으로 3쿼터까지 4점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동부도 저력이 있었다. 4쿼터 61-65에서 김주성의 골밑슛, 두경민의 중거리슛과 리버스 레이업슛으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67-65 동부의 리드. 모비스의 수비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진 틈을 타 득점에 성공했다.

안방에서 패배 위기에 빠진 모비스는 함지훈의 슛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고 이것이 적중했다. 경기 종료 6분 42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지체 없이 3점슛, 림을 갈랐다. 이날 처음으로 시도한 3점슛이 득점으로 연결돼 더욱 극적이었다.

이 슛이 분위기를 모비스 쪽으로 가져왔다. 기세가 오른 함지훈은 69-67에서 중거리슛을 성공, 팀에 4점차 리드를 안겼다.

이후 모비스는 양동근과 이대성마저 3점포 행렬에 가담하며 77-67로 도망갔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제아무리 포스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동부라지만 승부처에서 봇물처럼 터진 모비스의 외곽포를 막을 수는 없었다.

▲ 주전 선수 세 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모비스는 함지훈(가운데) 등 다른 선수들이 제몫을 해준다면 남은 시즌을 한층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KBL 제공]

◆ '빅3' 의존도 높은 모비스, 함지훈·이대성 든든한 존재감

여느 시즌처럼 치열한 선두 다툼 속에서 모비스는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주전들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주전·비주전 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체자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문태영과 라틀리프의 출전시간이 많은 모비스는 주전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 체력적으로 열세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득점에 보탬이 되는 선수들이 나온다면 팀에 활력소가 될 터. 23일 동부전에서 함지훈은 14점(4쿼터 7점)을 올리며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고 가드 이대성도 8점을 지원 사격했다.

유재학 감독은 “사실 그동안 몇몇 선수에 치중된 공격을 펼쳐 체력적으로 걱정이 됐는데, 함지훈과 이대성이 제몫을 해줬다”며 “이들이 조금 더 올라와주면 남은 리그 경기나 플레이오프를 수월하게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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