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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투혼이 이끈 10연패 탈출 '눈물의 50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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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투혼이 이끈 10연패 탈출 '눈물의 500승'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2.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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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 노리던 전자랜드에 82-78 승리…추승균 감독대행 첫 승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전주 KCC에게 2015년 2월 26일은 감격의 날로 기록될 것 같다. 1승 그 이상의 기쁨과 환희를 맛봤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져오던 연패를 드디어 끊었다.

KCC는 2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82-78로 꺾고 지긋지긋했던 10연패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KCC는 지난달 30일 원주 동부와 경기부터 지난 22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까지 10연패에 빠져있었다. KCC는 전자랜드와 경기에서도 질 경우 2007년 1월 20일 안양 KT&G(현 안양 KGC인삼공사)전부터 2월 17일 울산 모비스전까지 기록했던 역대 팀 최다 10연패를 깨는 불명예 기록을 쓸 뻔 했다.

또 KCC는 지난해 12월 24일 KGC전부터 지난 20일 서울 삼성전까지 이어져오던 전주 홈경기 12연패도 마감했다.

KCC는 연패도 끊었지만 나름 의미있는 기록도 세웠다. 대전 현대 시절에 세웠던 124승(77패)을 포함해 500승을 기록했다. 역대 KBL에서 500승을 기록한 팀은 모비스(520승 434패)와 창원 LG(501승 431패)뿐이다. KCC는 이날 승리로 역대 정규리그 전적 500승 454패가 됐다.

또 허재 감독의 자진 사퇴 이후 지휘봉을 잡은 추승균 감독대행은 6경기만에 첫 승을 거뒀다.

▲ 전주 KCC 선수들이 2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82-78로 이기고 10연패를 끊은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BL 제공]

◆ 한발 더 뛴 하승진, 전반 종횡무진 심스 맹활약

KCC가 10연패에 빠져있었지만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다. 바로 전자랜드와 올시즌 전적에서 3승 2패로 앞섰다는 것. KCC는 삼성을 상대로도 3승 3패를 기록했고 골득실에서만 앞섰다. 승패에서 앞선 팀은 전자랜드가 유일했다.

이 때문인지 KCC는 1쿼터부터 모든 것을 던졌다. 디숀 심스(20득점, 3점슛 2개, 8리바운드)가 1쿼터에만 9득점을 올렸고 하승진(19득점, 13리바운드) 역시 2점슛 2개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는 고감도 슛 감각으로 6득점을 올렸다. 김효범(12득점, 3점슛 2개, 4리바운드, 3어시스트) 역시 3점슛을 넣었다.

특히 심스는 1쿼터에 이어 2쿼터에도 9득점을 올리며 1, 2쿼터 전반에만 18득점을 몰아쳤다.

하지만 KCC를 꺾을 경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전자랜드 역시 리카르도 포웰(24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이 1, 2쿼터 전반에 16득점을 몰아치며 맞섰다. 1쿼터는 KCC가 22-19로 앞섰지만 1, 2쿼터 전반이 끝났을 때는 전자랜드가 43-41로 역전시켰다.

두 팀은 경기 막판까지 계속 팽팽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았다. 전자랜드가 3쿼터 한때 63-55, 8점차로 앞서긴 했지만 KCC도 4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9득점을 올리며 오히려 64-63으로 역전시키기도 했다.

4쿼터 종료 1분 안쪽으로 들어왔을 때도 두 팀은 팽팽했다. 포웰이 먼저 득점을 올리자 심스도 곧바로 득점으로 응수하며 종료 36초를 남기고 78-78 동점 상황이 계속 됐다.

▲ 전주 KCC 하승진(오른쪽)과 인천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이 2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서로 공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승패를 가른 턴오버, 김효범의 회심의 중거리 슛

역시 승패를 가른 것은 집중력이었다. 36초면 양팀 모두에게 공격권이 한차례씩 있는 시간이었지만 먼저 공격권을 가진 전자랜드가 급했다.

포웰이 심스와 하승진 사이에 막히면서 골밑에서 트래블링을 범하고 말았다. 어이없이 공격권을 KCC에 내줬다.

KCC는 이 기회를 잘 살렸다. 공격시간 24초를 충분히 활용했고 마지막 기회는 김효범에게 갔다. 김효범은 오른쪽 45도 방향에서 공을 던졌고 그대로 림을 갈랐다. KCC가 80-78로 앞서가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아직 전자랜드에 3초 정도의 여유는 남아있었다. 하지만 정영삼(19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이 공격을 시도할 때 공이 바깥으로 나갔다. 어느 팀에 공이 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심판진은 합의 판정으로 KCC의 공을 선언했다.

전자랜드에 남은 것은 파울 작전 뿐이었다. 하지만 KCC는 박경상(15득점, 5리바운드)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으면서 쐐기를 박았다. 그렇게 KCC는 10연패를 끊었고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을 다음 경기로 넘겨야 했다.

◆ 외국인 선수 한명 빠진 가운데서 거둔 값진 승리

KCC의 승리가 더욱 값진 것은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빠진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KCC는 타일러 윌커슨이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심스가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했다.

실제로 심스는 사실상 풀타임인 39분28초를 뛰며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슛을 던졌다. 3점슛 2개도 그렇게 나왔다. 심스가 1, 2쿼터 전반에만 18점을 몰아넣은 것은 KCC가 전자랜드와 팽팽하게 접전을 벌일 수 있었던 힘이었다.

▲ 전주 KCC 하승진(뒤)와 인천 전자랜드 이현호가 2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공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그러나 역시 국내 선수들이 고르게 잘해줬다. 하승진과 박경상, 김효범 뿐 아니라 김태술(11득점,5리바운드)도 두자리 득점을 올려줬다. 또 3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27개의 전자랜드를 상대로 골밑 싸움에서도 앞섰다.

하승진은 "아무래도 윌커슨이 빠진 경기여서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하지 말자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정말 너무 힘들었다. 농구를 하면서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 그래도 선수들 모두 모여서 자신있게 플레이하자고 얘기했는데 하나로 똘똘 뭉친 결과가 승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하승진은 10연패를 끊은 감격과 함께 큰 한숨을 몰아쉬며 부담을 완전히 떨쳐버렸다.

한편 공동 선두 재도약을 노리던 동부는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76-83으로 덜미를 잡혀 다시 선두 모비스와 승차가 1경기로 벌어졌다.

동부는 3쿼터까지 LG에 46-61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4쿼터에만 무려 5개의 3점슛을 폭발시키며 23득점을 몰아친 앤서니 리처드슨(30득점, 3점슛 6개, 6리바운드)의 활약으로 대추격전을 벌였다.

동부는 4쿼터 3분여만에 57-65까지 쫓아가면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LG가 데이본 제퍼슨(30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과 김종규(24득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72-57로 달아나면서 쐐기를 박았다.

이날 LG는 제퍼슨과 김종규의 더블더블 속에 트리플 타워를 자랑하는 동부를 상대로 리바운드 싸움에서 50-24로 일방적으로 앞섰다. 문태종(2득점)은 공격에서는 부진했지만 역시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동부 격파의 선봉에 섰다.

4연승이 된 LG는 29승 22패로 다시 고양 오리온스와 공동 4위가 됐고 전자랜드와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면서 최소 5위를 확정했다. LG와 오리온스가 승패 동률이 될 경우 상대 전적 골득실에서 앞선 오리온스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게 된다.

▲ 창원 LG 김종규가 2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원주 동부 선수들을 따돌리고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KBL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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