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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대상 1호는 전북 아닌 '미지의 팀'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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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대상 1호는 전북 아닌 '미지의 팀' 울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5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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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9년동안 활약한 윤정환 감독 스타일 파악 어려움…우승후보면서도 전력은 '베일 속'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우리가 어떤 대상을 두고 '무섭다', '두렵다'고 말한다면 나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예 그 대상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전북 현대가 전자라면 울산 현대는 후자에 해당한다.

개막을 이틀 남겨둔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에서 울산이 경계대상 1호로 꼽히고 있다. 전북이 '1강'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울산 역시 만만찮은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울산을 이끄는 윤정환(42) 감독이 어떤 전술을 선보이느냐다. 김신욱(27) 등 기존 선수들이 건재한데다 세르베르 제파로프(33) 등 외부 영입까지 활발히 진행한 울산은 전북, 포항, 수원 삼성과 함께 우승권에 가까운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전술과 경기 스타일을 모른다. 울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으니 다른 팀들이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5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행사에 모인 12개팀 감독들은 저마다 어느 팀이 강력한 우승후보인지에 대해 저마다 입장을 밝혔다. 이 가운데 전북과 울산은 빠지지 않았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이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가진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개별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전북은 이미 전력 파악, 스타일 잘 알아 오히려 쉽다"

전북을 제외한 K리그 클래식의 11개팀 감독들은 오히려 전북이 어떤 경기 스타일로 나올 것인지를 잘 알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쉽다고 말한다.

최용수(44) 서울 감독은 "사실 전북이 에두(33)와 에닝요(33)를 데려와 공격력을 강화하긴 했지만 '1강'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며 "전북이 우승후보인 것은 맞지만 서너팀이 선두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선홍(47) 포항 감독도 "전북이나 서울 같은 팀은 이미 윤곽이 잡혀있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알 수 있는데 새로운 감독이 온 팀은 어떤 전술로 맞서야 할지 정보가 없어 어렵다"는 말로 전북과 경기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른 감독들 역시 저마다 전북에 대한 대응 방법을 갖고 있었다.

황선홍 감독은 "전북은 더블 스쿼드를 갖춘데다 경험이 풍부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 역량보다 팀으로 상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진호(43) 대전 감독도 "맞부딪혀야 한다"며 "수비만 하게 되면 잘해야 비기는 것이지만 골을 넣겠다고 맞서면 일단 이길 가능성이 생긴다. 지더라도 맞불 작전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이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가진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본 행사에서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최강희(56) 전북 감독 역시 K리그 클래식 11개팀의 도전이 힘겨울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최강희 감독은 "우리는 계속 1강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자꾸 그런 얘기가 나온다. 우리 팀은 K리그 클래식이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한다"며 "모든 팀들의 수준이 높아 베스트 11만 놓고 보면 전력차가 그리 나지 않는다. 정규리그 우승 경쟁은 집중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일단 다음 시즌에도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는 최소 3위권을 바라본다.

◆ 9년만에 K리그로 돌아온 윤정환 감독의 스타일은

남기일(41) 광주 감독은 "울산이 어떤 팀인지 참 궁금하다. 꼭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고 김학범(55) 감독 역시 "윤정환 감독이 J리그에서 오래 있다가 왔기 때문에 어떤 팀일지 궁금하다. 일본 축구를 오랫동안 접하고 온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고 밝혔다.

윤정환 감독은 성남과 전북을 거쳐 지난 2006년 1월 사간 도스에 입단했다. 2008년까지 현역으로 뛰다가 수석코치, 감독대행을 거쳐 201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사간 도스의 감독에 부임했다. 성남에서도 2002년 12월부터 2004년 1월까지 있었으니 김학범 감독과도 한솥밥을 먹은 셈이다.

윤정환 감독은 약체팀 사간 도스를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신흥 강호로 변신시켰다. J2리그 상위권에 들어 J리그 승격에 성공한 뒤 2012 시즌에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순위권까지 근접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이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가진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에 대해 윤정환 감독은 "일본은 교과서적인 축구를 한다. 일단 몸싸움을 싫어한다"며 "내 스타일은 정신력 축구, 몸싸움을 치열하게 하는 축구였다. 요즘 J리그 팀들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팀들에 고전하듯이 내 축구가 한국 스타일과 가깝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일단 기본적인 것은 사간 도스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윤정환 감독은 "기본 전술은 사간 도스 때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선수만 바뀌었다"며 "다만 9년동안 K리그를 떠나 있어 일부 일본 스타일로 굳어진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K리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서너 경기 정도는 조율하는 기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윤 감독은 "일본에서 오래 지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인이기 때문에 일본 축구를 하지 않았다"며 "한국식 축구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윤 감독은 "축구란 기본적으로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이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다수 축구 전문가들이 울산이 어떤 스타일인지 감을 잡지 못하고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윤정환 감독은 은근히 즐기는 눈치다.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 밑에서 한국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이자 테크니션으로 평가받았던 윤정환 감독이 지도자 변신 후 K리그에서 어떤 전술로 나설 것인지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관심사가 됐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오른쪽)이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가진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행사가 끝난 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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