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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가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최용수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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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가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최용수의 한숨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8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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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근 5경기서 고작 2골…선수 조바심에 득점력 악영향

[상암=스포츠Q 박상현 기자] "시즌 초반 골 운이 조금씩 오지 않고 있는데 이 또한 지나가겠죠."

'독수리' 최용수(44) FC 서울 감독의 푸념일까, 아니면 끝까지 선수들을 신뢰한다는 것일까. 최근 5경기에서 2골에 그치고 있는 서울의 공격력에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래도 선수들을 끝까지 믿고 간다는 자신감도 배어있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3라운드 홈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이날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명예회복과 설욕을 다짐했다. 웨스턴 시드니는 바로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서울과 맞붙었던 팀이다. 공교롭게도 서울은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또 이기지 못했다. 당시 4강 1차전에서도 득점없이 비겼고 이번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지난해 4강 2차전에서 0-2로 지면서 2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와 함께 2009년 포항의 우승으로 시작됐던 K리그의 5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기록도 마감됐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H조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서울의 공격력이었다. 해답이 없었다. 하노이 T&T(베트남)과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7-0으로 이긴 것은 역시 상대팀이 너무나 약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과 AFC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에서는 0-1로 졌고 울산 현대, 전북 현대와 가진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 2라운드에서도 각각 0-2와 1-2로 졌다.

서울이 최근 5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긴 것 뿐이다. 결국 5경기에서 2골. 이런 득점력으로는 이겨낼 수 없다.

◆ "인내심 갖고 경기했다면 좋은 상황 만들었을텐데" 아쉬움

최용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득점력 빈곤에 대한 질문을 적지 않게 받았다. 최 감독은 "상대가 원정이다보니 수비적으로 나온 것 같다"며 "정상적으로 우리의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나갔지만 마지막 판단에서 선수들이 인내심을 조금 가졌더라면 좋은 상황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톱으로 나선 정조국도 부진했다.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정조국도 나름 열심히 했다"는 말로 끝까지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은 교체 선수에 대한 기대감도 가졌다고 토로했다. 이날 공격이 풀리지 않자 최용수 감독은 후반 30분 이석현과 김현성을 투입시켰다. 그러나 공격을 풀어가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FC 서울 윤일록(왼쪽)이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H조 3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수비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최 감독은 "교체 선수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아쉽다"며 "이석현도 적응하고 있는 단계다. 패스 타이밍이 반 박자 늦고 공격 전개도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도 2선의 움직임도 무뎠다. 웨스턴 시드니의 수비에 전혀 위협이 되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몰리나도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이긴 했지만 득점력이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최용수 감독은 "몰리나는 수술 이후에 컨디션이 올라오는 게 보인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골냄새를 맡을 수 있는 선수"라며 "다음 경기에서 더욱 좋은 모습 보일 것 같다. 본인 스스로 노력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 조바심 내기 시작한 선수들, 득점력 더욱 떨어져

이날 믹스트존에서 정조국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쓴 웃음을 지어보이며 뒤에 따라오는 골키퍼 유상훈을 가리켰다. 유상훈은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맨오브더매치)였다. '자신은 한 것이 없다. 좀 더 잘한 선수를 인터뷰해달라'는 무언의 표시였다.

그만큼 선수들의 마음도 좋지 않다. 특히 골이 들어가지 않다보니 조바심을 내는 것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또 자신이 넣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에 자신이 좋은 위치에 있음에도 다른 동료들에게 패스를 전달하는 소극적인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계속 부정적인 모습이 되풀이되면서 서울의 득점력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이 조바심을 풀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 감독은 "현재 우리 선수들의 골에 대한 조바심, 이런 부분을 버리고 조금 더 차분하게 기회가 왔을 때 노린다면 충분히 재능있는 친구들인 만큼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지 올시즌 초반 골운이 조금씩 자꾸 오지 않고 있는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FC 서울 몰리나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H조 3라운드 경기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데 있다.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의 주역이었던 데얀이 떠나갔고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에스쿠데로까지 떠나보냈다. 데얀과 에스쿠데로, 몰리나 등 외국인 공격수 삼총사는 이미 해체됐고 그만큼 득점력이 더 떨어졌다. 현재 정조국과 김현성으로는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은 서둘러 박주영을 데려왔다. 박주영은 이적동의서 발급 문제 때문에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태여서 훈련만 함께 하고 있다. 서울로서는 박주영의 복귀가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박주영까지 제 모습을 찾지 못한다면 서울로서도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용수 감독의 말처럼 지금의 고난이 지나갈 것인지, 끝까지 서울을 괴롭힐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확실한 것은 한방을 결정지어줄 수 있는 골잡이가 하루 빨리 공격 일선에 자리잡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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