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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61%" 신생팀 서울 이랜드 돌풍, 엇갈리는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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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61%" 신생팀 서울 이랜드 돌풍, 엇갈리는 예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9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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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전훈 통해 조직력 한층 강화…허리 장악력 미숙·일부 선수 경기력 향상 숙제 남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분명 완벽한 면모는 아니었다. 'K리그 챌린지의 갈락티코'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서울 이랜드가 더 발전하기 위한 숙제는 산적해있지만 지난 한 달여 훈련 결과만 놓고 본다면 '센세이션'을 일으킬 준비는 됐다.

서울 이랜드가 베일을 벗었다. 18일 경기도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인 끝에 득점없이 비겼다.

올림픽대표팀에는 대학 선수나 K리그 클래식에서 주전이 아닌 선수도 있지만 권창훈(21·수원 삼성)처럼 이미 주전으로 발돋움한 선수도 적지 않다. 서로 조직력이 채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고는 하지만 서울 이랜드가 팽팽하게 맞서는 전력을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도 발전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 서울 이랜드 미드필더 김재성(왼쪽에서 두번째)이 18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무엇보다도 짧은 시간에 서울 이랜드가 팀의 틀을 갖췄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마틴 레니 감독이 처음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을 시작한 것이 지난 1월말. 3주에 걸친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었고 대학팀과 평가전을 통해 실전경험도 쌓았다.

지난 14일 귀국한 서울 이랜드 선수단은 아직 여독과 시차적응 때문인지 몸놀림이 활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를 노련함으로 이겨내는 면모도 보였다. 날카로운 공격력은 보여주지 못했어도 최전방 투톱 외국인 듀오는 충분히 K리그 챌린지에서 통할 실력임을 보여줬다.

◆ 개막전 앞둔 리허설, 아직 미드필드 플레이는 미숙

오는 29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FC안양과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개막전을 11일 앞두고 치러진 리허설이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서울 이랜드의 경기력에 큰 실망감을 안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는 남해 전지훈련 당시보다 전력이나 조직력에서 훨씬 향상됐으며 이는 미국 전지훈련의 성과라고 자체 평가를 내렸다.

마틴 레니 감독도 연습경기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레니 감독은 "아직 팀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완성도를 퍼센트로 따지자면 61% 정도"라며 "다같이 호흡을 맞춰본 것이 얼마되지 않지만 많이 발전했다. 열흘 정도 남은 개막전까지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마틴 레니 서울 이랜드 감독이 18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럼에도 레니 감독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침투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보완해야 할 점도 함께 밝혔다.

이는 마치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일 월드컵을 50일 앞두고 "현재 가능성은 50%지만 하루에 1%씩 올리겠다"는 말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61%라면 이제 개막전까지 열흘이 남았기 때문에 하루 1%씩 올려도 70%수준에 그치게 된다. 한참 모자란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서울 이랜드는 아직까지 미드필드 플레이가 완성되지 않았다. 주장 완장을 찬 김재성은 노련함으로 경기를 이끌었지만 이재안 등 다른 미드필더들은 아직까지 조직력에 녹아들지 못했다.

미드필드 플레이에서 엇박자를 내면서 공격 일선으로 이어지는 연결로 드물었다. 올림픽 대표팀을 위협하지 못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래도 로버트 카렌은 빠른 스피드로 올림픽 대표팀의 포백 수비를 돌파하고자 애썼다. 그러나 카렌과 함께 호흡을 맞춘 라이언 존슨은 스피드가 떨어져 위협적이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의 장신 중앙 수비수와 대결에서도 종종 공을 뺏기거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종종 볼을 넘겼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는 "베스트11에 가까운 구성이긴 하지만 두세명 선수가 빠져 있다"며 "조원희는 컨디션이 아직까지 정상으로 올라오지 않아 제외시켰고 브라질 출신 공격수 타라바이도 비자 문제 때문에 아직 합류하지 못했다. 문제만 해결된다면 K리그 챌린지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 서울 이랜드 골키퍼 김영광이 18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골킥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신태용 감독 "센세이션 가능, 일부 선수는 경기력 의문"

서울 이랜드와 직접 맞부딪혀본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은 "아직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그래도 경기력을 보면 K리그 챌린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아직 일부 선수들의 경기력은 다소 모자람이 있다"는 말도 함께 했다. 자신감을 피력한 서울 이랜드 관계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레니 감독이 말한 61%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이는 미드필드에서 완벽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데 있다. 상대팀과 맞대결에서 이겨내려면 미드필드를 압도할 수 있는 장악 능력이 필요하다. 조원희가 들어온다고는 하지만 김재성까지 두 선수가 미드필드를 모두 책임질 수는 없다. 다른 미드필더들의 경기력 향상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래도 수비수 칼라일 미첼 등이 있는 포백 수비진은 합격점을 줄만했다. 올림픽대표팀의 원톱 김현(제주)을 고립시키면서 공격을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또 서울 이랜드를 통해 자존심과 명예 회복에 나선 골키퍼 김영광도 포백 수비의 위치를 직접 지시하는 등 노련함을 보여주며 수비 안정에 큰 도움이 됐다.

서울 이랜드의 올 시즌 목표는 상위권. 상주 상무, 안산 경찰청과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아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바라본다. 관계자들은 "첫 시즌에 한번 우승에 도전해봐야죠"라고 말하지만 K리그 챌린지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님을 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력을 좀 더 가다듬어야 하고 미드필드에서 압박 플레이도 요구된다. 구단 첫 경기를 열흘 앞둔 시점에서 레니 감독은 앞으로 39%를 채워나가야 한다. 한달 넘게 진행됐던 훈련을 통해 61%를 채운 속도라면 개막전까지 80%까지는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레니 감독은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경기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또 다른 나머지는 리그 일정을 보내면서 채워나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 이랜드의 데뷔 시즌은 충분히 기대해볼만하다.

▲ 서울 이랜드 공격수 라이언 존슨(왼쪽)이 18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공을 뺏기지 않기 위해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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