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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2부로 돌아온 베테랑 세 감독의 3가지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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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2부로 돌아온 베테랑 세 감독의 3가지 생존법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9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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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박성화·강원 최윤겸·대구 이영진 감독 클래식 승격 동상이몽…노장 감독의 풍부한 경험 기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오는 21일부터 44라운드에 걸쳐 열전을 벌이는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사령탑은 마틴 레니(40) 감독을 제외하면 모두 경험이 풍부한 50대 지도자들이다. 클래식 10개팀 사령탑 중 7명이 40대인 것과 대조적이다.

K리그 챌린지 11개팀 가운데 오래간만에 K리그로 돌아온 '복귀 감독'들이 있다. 다렌 스더(중국)와 미얀마 대표팀을 역임했던 박성화(60) 감독을 비롯해 다시 대구FC로 돌아온 이영진(52) 감독, 강원FC를 맡게 된 최윤겸(53) 감독이 그들이다.

박성화 감독은 부산을 맡았다가 2007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가면서 K리그와 인연이 끊겼다. 이후 해외리그를 돌다가 8년 만에 K리그 팀을 맡게 됐다.

이영진 감독은 청주대를 맡았다가 3년 만에 다시 대구로 돌아왔고 대전을 이끌었던 최윤겸 감독은 터키 트라브존스포르 등에서 연수를 한 뒤 호앙안야라이(베트남) 지휘봉을 잡았다가 K리그에 복귀했다. 대전에서 물러난지 8년 만에 유턴이다.

이들 세 감독은 K리그 팀을 이끈 경험이 풍부하지만 승강제 이전이기 때문에 2부리그인 챌린지는 처음이다.

우승 후보, 즉 K리그 클래식으로 자동 승격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정협(24)을 비롯해 뛰어난 선수가 즐비한 상주 상무가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경남이나 강원, 대구도 모두 승격을 바란다.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4강이 첫 목표다. K리그에 오랜만에 돌아온 베테랑 감독들은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저마다 '챌린지 공략법'을 밝혔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성화 경남 감독이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가진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복귀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 베테랑들의 중요성,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줘야 한다

세 감독은 모두 베테랑이 팀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느 팀이나 베테랑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더욱 강조되는 것은 선수들이 대폭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구는 조광래 사장, 이영진 감독 체제로 개편된 이후 기존 선수들과 계약을 대거 해지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받아들였고 강원 역시 적지 않은 선수들을 데려왔다. 경남 역시 강등 이후 선수단 예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물갈이가 불가피했다.

이영진 대구 감독은 "예전에 대구를 맡았을 때 지도했던 선수들이 거의 없다. 대부분은 K리그 클래식으로 떠났고 어린 선수들이 많다"며 "결국 K리그 챌린지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줄 수 있는 베테랑의 역할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K리그 챌린지는 팀마다 40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시즌 도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연승을 달리다가도 갑자기 연패에 빠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챌린지다. 조그만 변수에도 팀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이영진 감독의 설명이다.

이는 최윤겸 강원 감독도 뜻을 같이 한다. 최윤겸 감독은 "지난해 강원의 경기를 보니 잘할 때와 잘하지 못할 때의 기복이 심했다.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던 것이 문제였다"며 "이 때문에 박용호(34)나 이완(31), 신영준(26) 등 경험 있는 선수들을 많이 보강했다. 베테랑들이 뛰어주면 그만큼 경기력 기복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성화 감독 역시 "베테랑의 역할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라며 "갖고 있는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앞에서 이끌어줘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남이나 대구, 강원 등에는 적지 않은 베테랑이 있다. 경남은 배효성(33)이 자리하고 있고 대구도 노병준(36), 최원권(34)이 있어 어린 선수들의 뒤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강원 역시 베테랑들의 대거 영입으로 기복없는 경기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4위 안에 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베테랑이 얼마나 그라운드에서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경기를 끌고 가느냐가 순위를 판가름짓는 절대 요소인 셈이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최윤겸 강원 감독이 19일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8년 만의 복귀 시즌 결의를 밝히고 있다.

◆ 위기의 순간에는 다양한 전술 변화도 필요하다

K리그 챌린지가 어려운 것은 시즌 중 언제 부진에 빠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부진의 유형은 다양하다. 주전 선수가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해 전력에 공백이 생길 수도 있고 순간 수비 실수에 대량 실점한 뒤 조직력이 한순간 흐트러질 수도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적지 않은 K리그 챌린지에서는 그 부진이 오래 갈 수 있다. 자칫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연패의 늪에서 허우적댄다면 시즌 농사를 망칠 수 있다. 세 감독은 모두 다양한 전술 변화를 그 해결책으로 들었다.

최윤겸 감독은 "경기력의 기복을 최소한으로 줄인다고는 하지만 갑자기 연패에 빠질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위기를 타개하려면 다양한 전술을 쓸 필요가 있다. 전술 변화의 측면이라면 우리같은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가 적격"이라고 말했다.

이영진 감독도 "키프로스 전지훈련을 통해 다양한 전술을 준비했다"며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다는 기본 전제 아래 각 팀에 맞는 맞춤형 전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화 감독도 "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상황에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술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K리그 챌린지는 조금 더 도전적인 측면이 있다. 열정보다 경험이 필요하고 지혜로운 전략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험많은 지도자들이 K리그 챌린지팀을 맡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3년 만에 2부로 떨어져 있는 대구 지휘봉을 쥔 이영진 감독이 19일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복귀 시즌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 선수 영입 한계, '원 팀'으로 전력을 극대화한다

2부리그 팀을 이끌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원하는 선수들을 마음대로 데려올 수 없다는데 있다. 일단 K리그 챌린지라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있는데다 시도민 구단으로서 넉넉하지 않은 재정에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결국 한정된 자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한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세 시도민구단 감독은 '인화'를 강조했다. 박성화 감독은 "막 강등된 팀들은 선수들이 대거 떠나는데다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며 "이들에게 승격이라는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면서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영진 감독은 "이전 대구를 맡았을 때도 원하는 선수들을 마음대로 데려올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K리그 챌린지를 맡고 보니 더욱 제한이 있다"며 "주어진 환경에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전력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고 생각을 밝혔다.

최윤겸 감독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최 감독은 "축구라는 종목은 혼자 잘해서 이기고 혼자 못해서 지는 법은 없다"며 "이기면 함께 기뻐하고 지면 함께 문제점을 반성하고 느끼는 팀이 되어야 한다. 지향하는 것은 결국 가족같은 팀"이라고 말했다.

베테랑의 중요성이나 다양한 전술 변화, 원팀이라는 것은 팀 전력 극대화를 위한 너무나 당연한 명제다. 당연하기에 승격을 꿈꾸는 베테랑 감독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상주와 안산 경찰청이라는 군경팀이 있고 서울 이랜드라는 새로운 기업구단까지 들어와 다양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기에 더더욱 필요하다. K리그 챌린지를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베테랑 감독들의 지도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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