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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챌린지 썰전' 직설법과 반어법에 풀어낸 승격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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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챌린지 썰전' 직설법과 반어법에 풀어낸 승격 야망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9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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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우승후보 1순위 거론 속 안산·대구도 위협적…기존 구단, 서울 이랜드에 대한 경계심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표정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11개 구단 체제로 개편된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를 맞이한 감독들은 저마다 각오를 다지며 승격과 중상위권 도약을 꿈꿨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강등의 칼날을 맞은 상주 상무와 경남을 비롯해 새롭게 창단한 서울 이랜드까지 11개팀의 감독은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를 갖고 시즌 각오와 함께 목표를 밝혔다.

이번 시즌은 11개팀이 격돌하기 때문에 그만큼 K리그 클래식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를 위해 각 구단은 선수 구성을 새롭게 하는 등 시즌 준비에 만반을 기했다. 그런만큼 감독과 선수들의 눈동자는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그리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있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K리그 챌린지 11개팀 감독과 선수들이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절대 강자 상주와 신생팀 서울 이랜드, 만만치 않은 전력 '이구동성'

초점은 '1강'으로 꼽히는 상주 상무와 신생팀 서울 이랜드에 맞춰졌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좋은 선수가 많다고 하는데 사실 감독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우리 목표는 일단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4강으로 삼았다"고 했지만 이는 다른 감독들에게 엄살로 비춰졌다. 아직 K리그 챌린지 전력 파악이 안됐다는 마틴 레니 서울 이랜드 감독을 제외하고 대부분 감독들이 상주를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이영진 대구 감독은 "아무래도 군경팀이 가장 무섭다. 그러면서도 한번 이겨보고 싶은 팀이 바로 상주"라고 말했다. 최진한 부천 감독도 "상주가 절대 1강이라고 생각한다"고 뜻을 같이 했다. 1라운드에서 상주와 맞붙어야 하는 최윤겸 강원 감독은 "상주가 단연 우승후보지만 못 이길 상대는 아니다. 강원이 원정에서 상주를 이기지 못했더라"며 "첫 단추를 잘 끼기 위해서라도 상주전 승리가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우형 FC안양 감독은 처음에 상주가 강한 팀이라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 지난 시즌 미디어데이에서도 대전의 우승을 예상했던 이우형 감독은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고 싶으면 밥을 사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박항서 감독이 "밥을 거하게 사겠다"고 응수하자 이우형 감독은 "미심쩍다. 말을 바꾸겠다"고 답했다.

이우형 감독의 예상은 바로 대구. 이 감독은 "조광래 사장과 이영진 감독의 열정이 선수들을 충분히 움직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수 구성도 좋아야 하지만 결국 선수들의 마음이 우러나와야 진정한 강팀이 된다"고 주장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K리그 챌린지 11개팀 감독들이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서울 이랜드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평가됐다. 이미 감독들 사이에서는 상주와 안산 경찰청과 함께 서울 이랜드를 '3강'으로 꼽고 있었다.

특히 서울 이랜드와 가장 먼저 맞붙는 안양의 이우형 감독은 서울 이랜드를 잔뜩 경계했다. 오는 29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서울 이랜드와 2라운드를 치르는 이우형 감독은 "이기고 싶은 팀은 바로 서울 이랜드"라며 "오래간만에 K리그에 기업구단이 창단됐다. 안양이라는 소도시가 대도시 연고팀을 꺾는다면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필승의 의지를 불태웠다.

◆ 선수들의 서울 이랜드 평가 "우승은 시기상조"

사실 서울 이랜드와 안양은 시작부터 으르렁(?)댔다. 이우형 감독은 "사실 18일 올림픽대표팀과 연습경기를 보러가고 싶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참았다"고 말하자 레니 감독은 "수원FC와 1라운드 경기를 보러가겠다"고 말했다.

이우형 감독이 이에 대해 "그건 매너가 아니다. 똑같이 보지 말아야 한다. 미국인은 매너를 잘 지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레니 감독은 "미국인이 아니라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매너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맞받아쳤다.

선수들 역시 서울 이랜드에 대한 전력 평가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내놨다. 일단 하나로 모아진 것은 우승은 시기상조라는 것.

오승범(충주 험멜)은 "동계훈련 때 서울 이랜드와 연습경기를 해 0-1로 졌지만 실전은 차원이 다르다"며 "서울 이랜드의 진정한 전력은 리그가 시작돼봐야 알 것 같다. 순위는 3~4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지난 1월 '군데렐라'로 탄생한 상주 상무 이정협이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볼 트래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형민(안산 경찰청)도 "첫 외국인 감독 체제로 창단해 기대가 많이 되는 팀이지만 아직 우승전력은 아닌 것 같다. 나도 3~4위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이정협(상주 상무)과 최진수(안양), 송수영(경남) 등도 서울 이랜드를 4강권 정도로 평가했다.

이완(강원)과 이현승(부천)은 4위에 턱걸이하거나 그 아래일 것으로 봤다. 이완과 이현승 모두 4~5위를 예상했다. 이유는 창단팀으로서 기존 팀으로부터 견제를 당할 것이고 매운 맛을 볼 것이라는 것.

오기재(고양)는 더 낮게 봤다. 그는 "신생팀이라 리그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미안한 말이지만 6위 정도할 것"이라고 박하게 평가했다.

이를 들은 서울 이랜드 김재성은 "다른 팀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았다"고 웃은 뒤 "레니 감독과 얘기하면서 K리그 클래식 승격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3~4위 의견이 많은데 승격 단축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경쟁팀들을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강원FC 이완이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강원 선수들의 연간회원권 홍보 누드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 더욱 재미있는 K리그 챌린지 기대해달라

K리그 챌린지의 절대 목표는 역시 승격이다. 우승을 차지하거나 최소 4위 안에 들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갖는 것이 당면 목표다. 하지만 11개팀 감독들은 하나같이 재미있는 K리그 챌린지도 함께 약속했다.

이영진 감독은 "이전보다 훨씬 빠른 축구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고 이흥실 안산 감독은 "아직 내 색깔을 완전히 입히지 못했지만 시즌을 치러가면서 점차 멋진 색깔을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화 경남 감독은 "강등되면서 환경이 어려워졌지만 빠른 시간 내에 클래식으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는 입장을 전했고 최진한 감독은 "이제 '부천본색'을 보여줄 때가 됐다"며 "다른 팀은 준비를 잘하고 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최윤겸 감독은 "홈경기에서 70% 이상 승률을 기록하며 팀마다 2승씩을 거두겠다"며 "K리그가 위기라고 말하는데 재미있는 축구를 K리그 챌린지에서도 보여줘 살아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서울 이랜드 김재성이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슛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우형 감독은 좀 더 특별했다. 오는 10월 17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합창대회를 선수단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이 감독은 "팬들이 흥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갖고 주목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양뿐 아니라 모든 팀들이 직접 다가가는 이슈를 만들어서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K리그 챌린지가 흥행이 될 수 있도록 각양각색의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완은 직접 팀 동료와 함께 찍은 연간회원권 홍보용 누드 사진집을 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이에 최진수는 "강원은 몇몇 선수만 찍었지만 우리는 전 선수단이 누드 사진을 찍었다"고 맞섰다.

44라운드의 뜨거운 열전이 치러지는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는 오는 21일부터 11월 22일까지 벌어진다. 1라운드에서는 안양과 수원FC, 부천과 대구, 상주와 강원, 충주와 고양, 경남과 안산이 먼저 격돌한다. 신생팀 서울 이랜드는 29일 데뷔전을 갖는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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