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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챌린지로 간 베테랑, '2보 전진'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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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챌린지로 간 베테랑, '2보 전진' 스타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0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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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 D-1] 선수단 구성 대폭 변화, 조직력 융화 중심축…선수 본인도 경쟁력 제고 기회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오는 21일부터 개막하는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에는 클래식을 경험한 적지 않은 선수들이 있다. 특히 이들은 대표팀 경력까지 갖춘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다소 어울리지 않는 리그에서 뛰는 것 같지만 이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서울 이랜드의 합류로 11개팀이 승격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는 2015 K리그 챌린지는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자동 승격권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나갈 수 있는 4강에 오르기 위한 44라운드 열전에 들어간다.

지난 시즌에 비해 더욱 경쟁이 뜨거워진만큼 K리그 챌린지 팀들도 선수단을 대폭 개편하는 등 시즌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바뀌다 보니 조직력이나 선수단 융화에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바로 베테랑들이다.

또 베테랑으로서도 크게 손해볼 것은 없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주전에서 밀려났지만 2부 리그인 챌린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 서울 이랜드 김재성은 포항의 중심 미드필더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김재성은 K리그 클래식을 떠나 챌린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사진=스포츠Q DB]

◆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주는 멘토, 역시 베테랑

어느 팀이나 베테랑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면서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력을 높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K리그 클래식은 물론이고 대표팀 경험까지 있는 베테랑이라면 2부리그에서도 더욱 중요해진다. 서울 이랜드와 군경팀인 상주 상무, 안산 경찰청을 제외하면 자금력이 부족한 시도민 구단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린 선수가 적지 않다. K리그 챌린지에 있는 시도민 구단이 올시즌 선수단을 대폭 개편한 것도 몸값 때문이기도 하다.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경남FC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박주성(31·구이저우 런허)과 여성해(28·상주) 등 지난 시즌 스리백 핵심멤버들을 비롯해 미드필더 이창민(21·전남) 등이 모두 경남을 떠났다. 하지만 아직 올림픽 대표팀 멤버인 우주성(22) 등 어린 선수들은 남아있다.

이들을 잡아줄 선수는 역시 베테랑이다. 진경선(35)이 그대로 경남에 남아있고 강원FC에서 활약했던 배효성(33)이 새롭게 영입됐다. 진경선과 배효성은 어린 선수들의 멘토 역할까지 할 전망이다.

강원도 마찬가지.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출신으로 2013년을 끝으로 부산을 떠나 말레이시아로 건너갔던 박용호(34)가 플레잉코치로 영입됐다.

안양의 경우 지난 시즌 8골을 넣으며 팀 득점 1위에 올랐던 박성진(30)과 7골을 기록한 임대선수 김재웅(27)이 각각 입대했거나 인천으로 복귀했지만 이적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김선민(24)과 이효균(27) 등을 각각 울산 현대와 인천에서 임대로 데려왔다. 베테랑은 아니지만 클래식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어서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 전남과 울산 현대를 거쳐 지난 시즌 경남에서 임대로 뛰었던 김영광은 올시즌 서울 이랜드에서 부활을 꿈꾼다. 김영광은 올림픽 대표팀과 독일 월드컵,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던 베테랑이다. [사진=스포츠Q DB]

조광래 대표이사와 이영진 감독의 '투톱 체제'가 된 대구도 변화가 심했다. 코칭스태프까지 바뀐 대구는 기존 베테랑인 노병준(36)과 최원권(34)에 기대를 건다. 무려 20명의 선수를 내보낸 부천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이현승(27)이 K리그 클래식 경험을 살려 성적을 끌어올리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충주 험멜에는 포항과 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했던 황재원(34)이 있다.

신생팀 서울 이랜드에도 김영광(32)과 조원희(32), 김재성(32) 등 K리그 클래식 출신 삼총사가 있다. 김영광은 조원희와 함께 2006년 독일 월드컵, 김재성과 함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다. 모두 월드컵에 1회 이상 참가하는 등 엘리트의 길을 걸었던 선수들이어서 창단팀이 조기 연착륙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클래식에서 경쟁력 떨어진 선수들, 1보 후퇴로 2보 전진으로

1부리그 클래식 팀에서 2부리그 챌린지 팀으로 왔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이현승은 지난 2006년 5월 10일 17세 4개월 26일의 나이로 K리그 역대 최연소골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4월 도움 해트트릭이라는 특이한 기록을 썼던 이현승은 전북과 전남에서 뛴 주전 공격 자원이었다. 2013년 K리그 클래식에서는 10라운드 위클리 베스트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전남에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능력이 탁월했던 그는 지난 시즌 19경기에서 2골 2도움에 그치며 전남에 큰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

이현승은 "부천으로 온 것은 1보 후퇴를 통한 2보 전진"이라며 "클래식에서 더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챌린지에서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내 가치를 입증해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함께 이현승은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만날 수 있다면 꼭 전남과 격돌해보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 부천에서 올 시즌 활약하게 될 이현승은 전북 현대 시절 최연소 K리그 득점 기록을 썼던 선수다. 도움 해트트릭까지 기록한 그는 지난 시즌 전남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부천에서 도약을 꿈꾼다. [사진=스포츠Q DB]

김재성과 김영광, 조원희도 마찬가지다. 김영광과 김재성은 모두 K리그 클래식에서 뛰었던 선수들이고 심지어 조원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까지 진출한 경험이 있다. 이들의 목표는 단연 서울 이랜드의 클래식 승격이다.

서울 이랜드 주장 자격으로 19일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가한 김재성은 "마틴 레니 감독의 지도 철학에 감명을 받아 서울 이랜드에 왔다. 레니 감독의 지도 아래 서울 이랜드가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다른 팀 선수들이 대부분 4강을 예상해줬는데 이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각각 '친정팀'을 타깃으로 뒀다. 김재성은 "나는 포항, 김영광은 울산, 조원희는 수원 삼성과 만나고 싶어한다. K리그에서는 만나지 못하겠지만 FA컵에서 만난다면 꼭 이기겠다고 벼르고 있다"며 "챌린지로 왔지만 클래식급 기량을 보여주며 서울 이랜드의 조기 승격에 큰 힘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경쟁력이 떨어져서가 아닌 병역 때문에 챌린지로 온 선수들도 각오를 다지기는 마찬가지다. 상주에는 이용(29), 박진포(28), 강민수(29), 이승기(27) 등 클래식 팀들의 주전들이 모두 모여있다. 여기에 아시안컵을 통해 챌린지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이정협(24)까지 있다.

안산에도 신형민(29) 등이 클래식급 선수들이 즐비해 승격을 꿈꾼다. 대부분 챌린지 감독들이 "군경팀이 무섭다"고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 아시안컵이 낳은 스타 이정협은 상주 상무 소속으로 활약하며 K리그 챌린지 최고 스타가 됐다. 이정협을 비롯해 K리그 클래식 팀에서 뛰었던 주전들은 병역 이행을 위해 상주와 안산 경찰청에서 뛴다. [사진=스포츠Q DB]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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