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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하게 끝낸 김효주, 태극낭자 돌풍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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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하게 끝낸 김효주, 태극낭자 돌풍의 핵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3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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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에 3타차 JTBC 파운더스컵 우승, 6개월만에 LPGA 재정복…한국계 선수 10연속 우승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메이저 퀸' 김효주(20·롯데)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첫 승은 세번째 출전이면 충분했다. 김효주가 6개월만에 LPGA 정상에 다시 올라섰다.

김효주는 23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파72, 6568야드)에서 벌어진 LPGA 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우승상금 22만5000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21언더파 267타를 기록,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3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김효주는 지난해 9월 15일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LPGA 첫 승을 거둔 이후 6개월만에 두번째 정상에 올랐다. 또 시즌 네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 첫 출전한 뒤 세번째 대회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2011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김효주가 처음이다.

▲ 김효주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벌어진 LPGA JTBC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PGA 공식 홈페이지 캡처]

또 한국 및 한국계 선수는 지난해 11월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10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썼다.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가 10연승을 거두면서 박인비와 리디아 고(18·뉴질랜드, 한국명 고보경)가 두차례 정상에 올랐고 이미향(22·볼빅), 크리스티나 김(31·미국, 한국명 김초롱), 최나연(28·SK텔레콤), 김세영(22·미래에셋), 양희영(26·KB금융그룹), 김효주가 한차례씩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지난해 올해의 선수 루이스와 맞대결도 완승

김효주는 3라운드까지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하며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인 루이스에 2타 앞섰다. 챔피언조에서 피할 수 없는 대접전이 이어졌다.

루이스와 맞대결은 회원 자격으로 LPGA 데뷔전을 치른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였다. 당시 김효주는 루이스와 1라운드에서 맞붙었지만 첫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한 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효주가 루이스와 첫 맞대결에서 흔들렸던 것은 첫 경기여서 긴장한 탓도 있지만 루이스가 까다로운 경기 매너를 갖추고 있어 상대 선수를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번째 맞대결에서는 김효주도 밀리지 않았다. 김효주와 루이스는 2번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기록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초반부터 펼쳐졌다. 김효주는 4번홀 보기로 한 타를 잃으면서 1타차로 쫓겼지만 루이스가 7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다시 2타차로 벌어졌다. 김효주와 루이스는 9번홀에서도 나란히 버디를 낚았다.

김효주는 후반 첫 홀인 10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다시 1타차로 쫓기며 위기를 맞는 듯 보였지만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순식간에 루이스와 격차를 벌렸다. 11번홀부터 13번홀까지 연속 버디 행진을 기록했다. 루이스도 12번홀과 13번홀에서 2개의 버디를 낚았지만 김효주를 따라잡지 못했다.

김효주의 마지막 고비는 16번홀 이후였다. 루이스와 나란히 15번홀을 버디로 끝낸 가운데 16번홀에서 루이스가 버디를 하나 더하면서 다시 1타차로 좁혀진 것. 그러나 나란히 17번홀을 파로 막은 뒤 18번홀에서 확실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루이스가 3퍼트를 기록하면서 보기를 기록하는 사이 김효주는 루이스의 보기 퍼트에 앞서 챔피언샷으로 버디를 낚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1타차였던 두 선수의 격차도 18번홀 버디와 보기로 3타차로 확 벌어졌다.

'메이저 퀸'이 지난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받으며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은 세계랭킹 3위 루이스를 꺾는 순간이기도 했다. 김효주는 이날 우승으로 GME 글로브 레이스에서도 55위에서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 세계적인 선수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침착함과 집중력

김효주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LPGA에서는 '틴에이저', 즉 10대 선수로 구분한다. 그러나 김효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선수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담대함을 지녔다. 김효주를 잘 아는 사람들은 10대 답지 않은 침착함과 노련미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에도 김효주는 자신만의 플레이를 해나갔다. 당시 마지막 라운드에서 김효주가 상대했던 선수는 '백전노장' 카리 웹(호주)였지만 전혀 주눅들지 않는 경기 운영으로 당당하게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는 LPGA 홈페이지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와 맞대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것에 대한 질문에 "상대 선수가 경기를 잘하고 있을 때 압박이나 긴장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는 10번홀 보기를 기록하면서 추격당할 때 압박이나 두려움 따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홀을 벗어나 내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김효주는 자신만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는 것이 세계 최고의 선수와 맞대결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비결인 셈이다.

루이스도 김효주의 플레이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루이스는 LPGA 홈페이지를 통해 "김효주는 정말 탄탄한 선수다. 흔들리지 않는다"며 "10번홀 플레이가 나오면 보통 흔들리기 마련이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압박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퍼트를 성공시키는 모습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앞선 10번을 포함해 13번의 LPGA 대회에 출전해 단 한번도 25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는 안정적인 기록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8번의 톱10과 두번의 우승을 일궈냈다.

또 김효주는 김세영에 이어 올시즌 LPGA 대회 우승을 차지한 두번째 신인이 됐다.

이와 함께 김효주의 세계 여자골프랭킹도 4위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선두는 여전히 리디아 고이고 박인비와 루이스의 순이다. 김효주가 세번째 대회만에 LPGA 승리를 맛보면서 세계 여자골프 판도는 3파전에서 4파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 10위권에 무려 6명, 코리안 슈퍼 파워

이번 대회 10위권에는 김효주 말고도 5명의 한국 및 한국계 선수가 진입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14위였던 이일희(27·볼빅)는 4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이며 16언더파 272타로 이미향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공동 23위였던 김세영 역시 무려 7타를 줄여 15언더파 273타로 최나연, 리디아 고와 함께 공동 6위에 자리했다.

백규정(20·CJ오쇼핑)도 5타를 줄이며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하며 서전, 전날 공동 33위에서 공동 17위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양희영과 장하나(23·BC카드)는 순위가 떨어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전날까지 공동 8위였던 양희영은 2타를 줄이는데 그쳤고 공동 5위에 자리했던 장하나도 1타를 줄이며 재미교포 제인 박(28)과 함께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13위가 됐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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