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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윤석민, 친정팀만 만나면 샘솟는 '슈퍼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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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윤석민, 친정팀만 만나면 샘솟는 '슈퍼파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07 2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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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발 유희관 상대 2루타 셋 3타점, 4타수 4안타 4타점 맹타…지난해 4월 1일 맞대결 5타점 이어 초강세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두산만 만나면 '슈퍼파워'가 샘솟는다. 2013년까지는 두산에서 뛰었지만 지난해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윤석민(30)이다.

윤석민은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원정경기에서 혼자서 4타수 4안타 4타점 맹위를 자랑하며 팀의 17-3 대승을 이끌었다.

희한하게도 윤석민은 지난해부터 두산과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어쩌면 친정팀에 대한 서운함을 방망이로 풀고 있는지도 모른다.

윤석민은 두산 시절 김동주의 뒤를 이을 차세대 3루수로 각광받았다. 2004년 두산 2차 3라운드 20순위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2년 109경기에서 289타수 84안타로 타율 0.291을 기록했다. 특히 84개의 안타 가운데 홈런 10개와 2루타 9개를 포함해 모두 21개의 장타를 날려 거포로 가능성을 알렸다.

그러나 2013년은 그에게 불행이었다. 부상에 시달리면서 경기출전이 크게 줄어들었다. 타율은 0.294였지만 21경기에서 68타수 20안타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13년 11월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넥센 윤석민이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1회초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뒤 2루에 안착해 보호장구를 벗고 있다.

◆ 10년의 두산 시절은 잊고 두산 킬러로 거듭나다

윤석민은 주전 3루수 자리를 노렸지만 넥센에는 이미 김민성(27)이 점차 주전자리를 굳히고 있었다. 롯데에서 2010년 넥센으로 들어온 김민성은 2013년 128경기에 나서 458타수 129안타에 15개의 홈런을 칠 정도로 타격에서 기량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윤석민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김민성과 치열한 주전 경쟁에 들어갔지만 승자는 김민성이었다. 김민성은 438타수 128안타에 1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타율 0.292를 기록하며 주전 3루수로 자리를 확고히했다. 윤석민은 대타나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윤석민도 '한 건'을 해준 경기가 있었다. 지난해 4월 1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졌던 두산과 홈 개막전이었다.

당시 3번 지명타자로 나선 윤석민은 1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말 좌중간으로 빠지는 안타를 터뜨렸고 5회말에도 좌전 적시타를 기록하며 당시 좌완 선발 유희관으로부터 타점을 뽑아냈다.

이어 6회말 네번째 타석에서는 2사 만루 상황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두산 구원투수 홍상삼을 무너뜨렸다. 윤석민은 이날 4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최고의 스타가 됐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넥센 윤석민이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뒤 정수성 1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윤석민은 이날 경기 말고도 지난해 유독 두산에 강했다. 지난 시즌 두산전에 11차례 나와 34타수 12안타 9타점과 함께 타율 0.353을 기록했다. 타율은 전체 8개팀 가운데 가장 높았고 9타점 역시 롯데를 상대로 한 것과 공동 1위였다. 안타도 한화(15개), 롯데(14개)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기록이었다.

◆ 부상 김민성 대신 3루수, 박병호와 함께 4타점 맹타

지난 시즌까지 3루 백업이었던 윤석민은 지난 스프링캠프 때 유격수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2년차 김하성(20)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상황이라 쉽지 않다.

그러나 기회가 생겼다. 지난 4일 경기에서 김민성이 발목 부상을 입으면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전부터 선발 3루수 자리를 꿰찼다.

또 염경엽 감독은 7일 두산과 잠실 원정경기에서 윤석민을 5번에 내세웠다. 염 감독은 "지난해 4월 경기에서도 윤석민이 유희관을 상대로 2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지난해 유희관을 상대로 6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등 잘 쳤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고 중심타선에 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윤석민은 염 감독의 기대에 한껏 부응했다. 서건창의 안타와 유한준의 2루타로 만든 2사 2, 3루 기회에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결승타점을 올렸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넥센 윤석민이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1회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또 3회초에는 박병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고 정신이 없던 유희관을 상대로 좌익수 뒤로 넘어가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냈고 5회말 역시 박병호의 좌전 안타에 이어 좌익수 왼쪽 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유희관을 상대로 3개의 2루타를 때려내며 3타점을 기록한 윤석민은 1회말 김현수의 타구를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는 등 핫 코너에서도 안정된 수비실력을 보였다.

유희관을 3안타로 두들긴 윤석민은 7회초 두산의 두번째 투수 사이드암 오현택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 걸어나가기도 했다. 윤석민은 8회초에도 볼넷을 얻어내 다섯 타석 모두 출루, 두산을 확실하게 울렸다.

윤석민의 타격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9회초 장민익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115m짜리 좌중간 솔로홈런을 만들어냈다. 박병호가 3점 홈런을 친 뒤 주자가 없던 3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장민익의 시속 145km짜리 낮은 빠른 공을 그대로 걷어올리는 펀치력을 자랑했다.

이날 윤석민은 3점 홈런을 친 박병호와 함께 나란히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박병호는 홈런 2개와 단타 3개를 때려냈고 윤석민은 2루타 3개와 홈런 하나였다.

윤석민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첫 타석부터 잘 풀린 것 같다. 워낙 유희관의 공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앞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김민성이 부상 등 불가피한 이유로 결장할 경우를 대비해 박병호에게 3루 수비를 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굳이 박병호를 수비 부담이 많은 3루에 두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박병호 못지 않은 펀치력을 갖고 있는 윤석민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넥센 윤석민이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9회초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 윤석민은 6타석 4타수 4안타 2볼넷 4타점으로 친정팀 두산을 울렸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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