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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전망] 류현진 높아지는 가치, 다저스 잔류 가능성 높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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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전망] 류현진 높아지는 가치, 다저스 잔류 가능성 높아질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21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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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FA(자유계약선수) 1년 재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불확실했던 시장 가치는 치솟았고 FA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소극적이었던 LA 다저스도 류현진(32) 잔류에 더욱 힘을 쏟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당초 다저스는 ‘FA 빅2’로 평가받는 게릿 콜(29)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을 타깃으로 삼는 것으로 보였다. 류현진이 올 시즌 리그 정상급 성적을 냈지만 보다 젊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맡아줄 투수를 찾는 듯 했다. 그러나 상황이 기대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둘 모두 몸값이 매우 크고 장기계약을 원하는 이들이다. 자연스레 계약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고 사치세를 부담스러워 하는 다저스로선 엄두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스트라스버그는 워싱턴 내셔널스 잔류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입국 인터뷰에서 "계약기간 3~4년이면 좋겠다"고 한 발 물러서며 오히려 시장에서 가치를 높였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상황 속 류현진을 향한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의 태도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 시작 때와는 크게 바뀌었다. 가장 큰 요인은 몸 상태다. 류현진은 빅리그 첫 2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이후 어깨 수술로 인해 거의 2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17, 2018년을 합쳐 209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97로 위력적이었지만 잦은 부상으로 의구심을 갖게 했다.

그러나 올 시즌 큰 부상 없이 182⅔이닝을 던지며 달라진 내구성을 입증했다.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프리드먼 사장은 최근 메이저리그 단장 모임에서 LA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선수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대화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류현진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단, “우리가 그를 존중하는 만큼”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협상에 있어 끌려 다닐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류현진은 지난 14일 귀국 인터뷰에서 FA 협상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3~4년 계약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간에 있어서는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올 시즌 문제없이 던졌음에도 여전히 부상에 대해 완전히 꼬리표를 떨쳐내지 못한 가운데 3년 계약도 가능하다는 말은 시장에서 그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다저스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구단의 퀄리파잉오퍼(QO)를 수용하며 1790만 달러(210억 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FA 계약을 통해 그 규모가 2000~2500만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를 원하는 구단들 입장에선 3년 계약을 할 경우 최대 7500만 달러(882억 원) 정도 지출로 부상과 오버페이에 대한 위험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게 된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 사이영상 투표 2위를 차지한 류현진이 다저스에 잔류하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AP/연합뉴스]

 

이러한 점은 현지 언론에서도 류현진의 가치를 다시금 조명하게 만들고 있다. LA 지역 매체 LA스포츠허브는 20일(한국시간) “류현진은 결국 다저스에 잔류하게 될 것”이라며 “류현진의 나이와 부상 이력에도 다저스는 그에게 3~4년, 연간 20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까지 충분히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4년, 1억 달러(1176억 원) 규모 계약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매체는 그 근거로 리치 힐의 사례를 들었다. 다저스가 37세인 그와 3년 48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며 연간 500만 달러만 더 쓰면 큰 부담 없이 류현진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것. 불확실성이 큰 콜과 스트라스버그보다는 류현진과 재계약이 더 나은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류현진은 다저스의 에이스로서 평균자책점 1위에 등극했고 사이영상 투표 2위를 차지했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 뒤 자신의 가치를 10배 끌어올렸다”며 “오프시즌에 많은 관심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게릿 콜과 스트라스버그를 잡지 못하는 일부 구단들이 류현진에게 6년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고 조급해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류현진 또한 가장 익숙하고 이미 생활 터전을 잡은 LA가 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2세 출산을 앞두고 있어 환경 변화가 달가울 리 없다.

다만 가장 핵심 변수는 돈이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다저스에 머물 수 있지만 타 구단과 조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면 굳이 손해를 감수하고 잔류할 이유가 없다. 계약 기간에서 욕심을 내려놓은 만큼 금액을 포함한 다른 부분에선 더 목소리를 키울 수 있게 된 류현진이다. 게다가 협상의 달인 스캇 보라스의 존재는 결코 손해보는 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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