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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전망] 문선민 김보경 이정협, '보수주의자' 벤투 감독 마음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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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전망] 문선민 김보경 이정협, '보수주의자' 벤투 감독 마음 흔들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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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파울루 벤투(50) 감독은 보수주의자라 불린다. 한 번 믿음을 준 선수에겐 끊임없이 기회를 주고 좀처럼 선수단에 변화를 주지 않는 면 때문이다.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을 맡을 때도 유명했고 그러한 스타일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나상호(FC도쿄)는 벤투의 두터운 신뢰로 인해 오히려 축구 팬들로부터 ‘욕받이’가 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새로운 인물을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절호의 기회를 잡은 이들이 있다. 유럽파가 제외된 틈을 비집고 발탁된 문선민(27), 이정협(28·부산 아이파크), 김승대(28·이상 전북 현대), 김보경(30·울산 현대), 윤일록(27·제주 유나이티드) 등이다.

 

전북 현대 문선민(왼쪽)과 울산 현대 김보경이 오랜 만에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벤투 감독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문선민은 누구보다 이번 기회가 간절한 선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깜짝 발탁돼 본선 무대에서도 활약한 문선민은 벤투호 초반 자주 발탁됐다. 4차례 소집돼 6경기(선발 1회)에서 1골을 넣기도 했지만 정작 올 초 아시안컵 참가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당시 벤투 감독은 문선민이 라인을 끌어내리고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아시아팀들을 상대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문선민은 올 시즌 전북으로 이적하며 10골 10도움으로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이후 1년 가까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보경도 마찬가지.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다가 올 초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보경은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울산의 우승 경쟁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 강력한 MVP 후보. 김보경의 활약에 벤투 감독도 지난 6월 2차례, 8월 한 차례 그를 불러들였다. 

그러나 재능을 뽐낼 기회가 없었다.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조지아전 단 18분이 전부였다. 올 시즌 K리그에서 13골 8도움으로 국내파 가운데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지만 벤투 감독은 그보다는 나상호, 이재성(홀슈타인 킬),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고 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시작된 9월 이후 그 또한 대표팀 명단에서 이름을 감췄다.

울리 슈틸리케 전임 감독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이정협도 벤투호에서 2경기 53분만 뛰었고 지난 8월 이후 오랜 만에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13골로 부산의 승격 행보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그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이정협이 벤투 감독에게도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바탕으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김승대도 벤투 감독 부임 초기인 지난해엔 반짝 발탁되기도 했지만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라인브레이커’라는 별명과 달리 올 시즌엔 8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능력을 뽐내고 있는 그 또한 벤투 감독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팀은 강등이 확정됐지만 올 시즌 11골로 토종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는 윤일록도 이번 기회가 간절하기는 마찬가지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은 오는 10일부터 18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일본, 중국, 홍콩을 만난다. 지난 대회에 이어 우승 트로피를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건 이들을 얼마나 잘 활용할지고, 거기에 우승 향방이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는 황의조(보르도), 손흥민,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등이 빠졌지만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벤투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처음 선발한 윤일록보다는 그동안 기용해 본 경험이 있는 문선민, 김보경이 더욱 중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감각적인 패스 감각과 ‘미들라이커’로 맹활약 중인 김보경과 벤투 감독으로부터 지적받은 세밀함 등을 보완한 문선민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누가 더 많은 기회를 받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단 2명의 포워드로 분류된 이정협과 김승대 또한 공존 혹은 경쟁 속에 벤투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이정협은 수비 가담 능력, 김승대는 뒷공간 침투 등 자신들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벤투 감독에게 어필할 전망. 둘 모두 벤투 감독이 공격수에게 강조하는 부분이기에 둘 중 누가 더 경기에서 확실히 증명을 할지에 따라 추후 대표팀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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