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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축구 '한일전' 진짜 승부만 남았다 [한국 일본 동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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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축구 '한일전' 진짜 승부만 남았다 [한국 일본 동아시안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2.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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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남녀 축구 국가대표팀이 나란히 일본을 상대한다. 숙명의 ‘한일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랭킹 41위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피파랭킹 20위 여자축구 대표팀은 17일 같은 시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일본과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을 치른다.

일본 남녀 축구 대표팀은 모두 한국보다 피파랭킹이 높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남자 대표팀은 28위, 다카쿠라 아사코 감독의 여자 대표팀은 10위다.

일본은 남녀부 모두 2연승으로 선두에 올라있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일본 +6, 한국 +3)에서 밀린 2위고, 여자 대표팀은 승점(일본 6, 한국 4)에서 뒤져있어 이겨야만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올해 데뷔한 강채림(왼쪽)이 대만전 멀티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벨호’ 진정한 시험대

동아시안컵은 여자축구 대표팀에 있어 내년 2월 3일부터 제주에서 시작되는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위한 모의고사다. 단순 비교지만 남자 축구 대표팀보다 중요성이 큰 대회다. 지소연(첼시), 조소현(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금민(맨체스터 시티) 등 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주축 없이 국내파를 테스트하고 선수층을 두텁게 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대회에 나선 중국과 일본은 모두 한국보다 피파랭킹이 높다. 지난 15일 3-0 완파했던 대만은 40위로 전력에서 한참 뒤처진다. 15위 중국과 1차전에서는 벨 감독 체제 첫 경기 치고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호평 받았다. 문제로 지적됐던 세트피스에서 공수 양면 모두 질적으로 향상됐음을 보여줬고, 공수 간격 유지도 개선됐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강할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수준급의 팀이다. 지난 6월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는 16강 탈락했지만 2011년 독일 대회 우승, 2015년 캐나다 대회 준우승 등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역대 상대전적 역시 4승 10무 16패 열세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서도 1-2로 석패했다. 2년 전 동아시안컵에서는 2-3으로 졌다. 그래도 좋은 기억은 2013, 2015년 대회에서 2연승을 거둔 사실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대회 때 주장 완장을 달고 승리에 일조했던 베테랑 센터백 심서연은 “일본에는 지고 싶지 않다”며 전의를 다졌다. 

벨 감독은 “상대가 어떤 팀이든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양국 역사가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지만 축구는 머리로 하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소집 훈련 전 일본 경기를 분석했고, 현장에서 두 경기를 지켜봤다. 전체적으로 좋은 팀이다.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도전을 원한다”는 말로 한일전이 올림픽 본선행을 노리는 대표팀에 갖는 의미를 전했다.

대만과 격돌한지 이틀 만에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중국전과 대만전 베스트일레븐을 모두 교체하며 로테이션을 가동한 덕에 체력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 장슬기 등 1차전 선발진을 주축으로 2차전 멀티골로 강한 인상을 남긴 강채림 등이 스타팅에 추가 될 공산이 크다.

중국전 센터백 김민재(등번호 4)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일본을 넘기 위해선 공격의 세밀함을 키워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벤투호’ 자존심이 걸렸다

남자축구 대표팀은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떨어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안방에서 치르는 한일전은 올해 마지막 경기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일본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중심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한·중·일·미 리그에서 뛰고 있는 A대표팀 멤버들이 대다수 포진한 한국으로서는 ‘이겨야 본전’이라는 중압감과도 싸워야 한다.

한국은 홍콩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며 2-0으로 힘겹게 이겼고, 중국을 압도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며 1-0 신승을 따냈다. 반면 일본은 중국을 2-1, 홍콩을 5-0 완파했다.

새롭게 선발된 인원이 많고, 호흡을 맞춘 시간이 짧은 한국보다 일본의 조직력이 나은 게 사실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지난해 월드컵 직후 부임하며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맡고 있다. 경험에서 한국이 앞서나 완성도는 일본이 높다는 평가다.

역대 전적은 41승 23무 14패로 우세하다. 직전 대회에서는 정우영의 프리킥 골과 김신욱의 멀티골에 힘입어 도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2015년에는 1-1로 비겼고, 2013년에는 1-2로 졌으니 최근 3경기 1승 1무 1패 호각세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당시 ‘김학범호’ 소속으로 결승에서 ‘모리야스호’를 제압한 김민재, 황인범, 나상호 등은 그 사이 A대표팀 주축으로 자리잡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낄 공산이 크고 포백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허나 1, 2선 조합은 점치기 어렵다. K리그1(프로축구 1부) 최우수선수상(MVP) 김보경이 홍콩전 부진한 반면 중국전 이영재, 윤일록이 좋은 활약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승대가 늑골 부상으로 이탈했고, 문선민은 오른 무릎에 통증을 느껴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벤투 감독은 “일본은 기술적으로 우수하고 수비도 적극적인 팀”이라며 “감독이 A대표팀과 U-23 팀을 겸임해 선수들을 잘 알아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또 일본은 우리보다 하루 더 쉰다”면서도 “이건 내 의견일 뿐이고 변명이 될 수 없다. 불리하지만 조직력과 투혼으로 승리해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남녀 대표팀 모두 1, 2차전 공격을 주도했지만 골까지 연결하는데 애를 먹었다. 일본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만큼 공격적으로 나서 골을 노릴 전망이다. 각각 아시안컵과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남녀 대표팀이 홈 팬들 앞에서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 흥행에 실패한 대회라는 분석이 따르지만 축구 한일전만큼은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축구 한일전은 스포티비·나우, 남자축구 맞대결은 MBN, 스포티비 나우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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