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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 잡은 뮌헨 완벽함, PSG 오랜 기다림과 마주하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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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 잡은 뮌헨 완벽함, PSG 오랜 기다림과 마주하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8.2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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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레알 마드리드도, 바르셀로나도, 리버풀도 모두 일찌감치 고배를 마셨다. 대진운도 좋았다. 결국 꿈에 그리던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다.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파리생제르맹(PSG, 프랑스)가 유럽 왕좌를 놓고 다툰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 끝 웃을 수 있는 건 단 한 팀 뿐이다.

뮌헨은 20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조제 알발라드에서 열린 올림피크 리옹(프랑스)과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세르쥬 나브리의 멀티골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쐐기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바이에른 뮌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20일 올림피크 리옹(프랑스)과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쐐기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 ‘레바’ 하향세 속 뜨는 뮌헨, 시대 변화 보여주리!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함께 ‘레바뮌’으로 불리며 유럽 3대장으로 군림했던 뮌헨이다. 하지만 2012~2013시즌 이후 결승 진출은 7년만. 4번째로 많은 5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2010년 이후론 레알과 바르셀로나의 우승을 지켜보는 일이 더 많았다.

2009~2010, 2011~2012시즌에도 결승에 나섰지만 인터 밀란(이탈리아)에 밀렸고 첼시(잉글랜드)에는 승부 차기 끝에 패했다.

아르연 로벤과 프랭크 리베리를 앞세워 전성기를 구가했던 뮌헨이지만 이들의 기량 저하와 함께 내림세를 탔다. 리그에선 8연패를 차지했지만 유럽클럽대항전에선 우승팀들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며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기대감은 남다르다. 수석코치였던 한지 플릭이 시즌 도중 감독으로 승격한 뒤 상승세를 탔다. 부임 후 승리 행진을 이어가며 챙기며 펩 과르디올라(21승)의 이 부문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지 플릭 감독(위)은 뛰어난 용병술을 바탕으로 뮌헨을 현재 유럽에서 가장 무서운 팀으로 만들어냈다. [사진=EPA/연합뉴스]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는 레반도프스키는 물론이고 부침을 겪던 토마스 뮐러의 도움왕 등극을 이끌어냈다. 이날 멀티골을 터뜨린 나브리도 그의 부임과 함께 더욱 기량을 만개했다.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그는 유럽 정상에 올랐던 유프 하인케스 감독 이후 가장 뮌헨다운 축구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재개된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첼시와 16강 2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둔 뮌헨은 8강에서 바르셀로나에 잔인한 8-2 충격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 위대했던 바르셀로나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리오넬 메시와 헤라레드 피케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팀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다. 4강에서도 거칠 것이 없었다. 전반에만 2골 앞서간 뮌헨은 레반도프스키가 15호골을 터뜨리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레반도프스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17골)의 단일 대회 최다골 경신에 나선다.

강력한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한 뒤 92골을 몰아친 공격 삼총사와 함께 펼치는 공격은 공포 그 자체다. 마지막 문턱인 결승에서도 좀처럼 그 기세가 꺼질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뮌헨이다.

네이마르(오른쪽)와 앙헬 디 마리아, 킬리안 음바페를 바탕으로 한 PSG의 막강한 공격력은 결코 뮌헨에 밀리지 않는다. [사진=AFP/연합뉴스]

 

◆ 변방이라 비웃지마, 진짜 유럽의 왕이 되리!

PSG를 전통의 강호라고 부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2010년대 이전까진 리그 우승이 단 2회에 그쳤던 팀이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카타르 왕가 자본의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은 2011년 이후로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리그에선 이후 7차례나 우승트로피를 챙겼다. 다만 유럽클럽대항전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2016~2017시즌 16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를 4-0으로 완파하고도 2차전에서 1-6 대패를 당하며 탈락한 뒤 ‘캄프누의 기적’ 영웅인 네이마르를 데려오며 변화를 꾀했다.

네이마르의 존재감은 컸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결과를 쉽게 바꿔내진 못했다. 첫 시즌엔 부상으로 결장해 팀의 16강 탈락을 지켜봐야 했고 지난 시즌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덜미를 잡혔다. 빅5 리그로 꼽히는 프랑스 리그앙이지만 다른 4대 리그와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왔다.

결승 진출만으로도 새 이정표를 세운 PSG는 또 다른 역사에 도전한다. [사진=AFP/연합뉴스]

 

올 시즌 리그가 조기 종료되며 챔피언스리그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여전히 PSG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지만 강력한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나가 떨어졌고 8강에서 아탈란타(이탈리아), 4강에서 RB 라이프치히(독일)를 연파하며 사상 처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뮌헨만큼 탄탄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지만 공통점은 있다. 토마스 투헬의 뛰어난 전술과 어떤 팀에도 밀리지 않는 막강한 공격 삼각편대다. 마인츠, 도르트문트를 거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투헬은 2018년 여름 PSG의 지휘봉을 잡았다. 리그에선 적수가 없기 때문인지 그동안 공격에만 힘을 실었던 것과 달리 2년차를 맞은 투헬의 PSG는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유럽 어떤 팀에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

네이마르-킬리안 음바페-앙헬 디 마리아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도 위협적이다. 특히 디 마리아는 라이프치히전 1골 2도움으로 완벽한 경기력을 펼치며 우승 준비를 마쳤다. 네이마르와 음바페로서 한결 부담을 덜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결승은 오는 24일 오전 4시 중립 경기장인 포르투갈 벤피카 에스타디오 도 스포르트 리스보아 이 벤피카에서 열린다. 기세의 뮌헨 혹은 새 역사를 꿈꾸는 PSG. 강호들의 탈락으로 다소 힘이 빠진 토너먼트였지만 결승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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