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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했던 20분 '수아레스 클래스', 아틀레티코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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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했던 20분 '수아레스 클래스', 아틀레티코가 웃는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28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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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후반 26분 교체 투입. 무언가를 보여주기엔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루이스 수아레스(33·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달랐다. 남다른 ‘클래스’를 뽐내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수아레스는 28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그라나다와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홈경기에서 후반 26분 교체로 피치에 나서 2골 1도움, 팀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매우 짧은 시간에도 수아레스는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아틀레티코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28일 그라나다와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홈경기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페이지 캡처]

 

아틀레티코는 팀이 3-0으로 앞서간 후반 26분 디에고 코스타, 야닉 카라스코, 주앙 펠릭스를 모두 빼고 수아레스와 마르코스 요렌테, 토마스 파르티를 동반 출격시켰다.

투입 1분 만에 차이를 보여줬다. 전방으로 돌진하는 요렌테를 향해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고 이적 후 첫 공격포인트를 어시스트로 장식했다. 후반 40분엔 오른쪽에서 올라온 요렌테의 크로스를 명품 헤더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 시간엔 왼발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자 재차 밀어 넣으며 데뷔전에 멀티골을 장식했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펠릭스(9.4)와 앙헬 코레아(9.1)에 이어 20분만 뛴 수아레스에게 3번째로 높은 평점 8.9를 매겼다.

이를 갈았던 수아레스다. 아약스, 리버풀을 거치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수아레스는 2014년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뒤 283경기 동안 198골을 넣었다. 팀을 라리가 4회 우승은 물론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도 올려놨다. 198골은 바르셀로나 역사상 3번째로 많은 골로 기록돼 있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는 최근 부진과 리빌딩 필요성을 느꼈고 수아레스는 이러한 흐름에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레전드에 대한 예우도 없었다. 쫓겨나듯 팀을 떠나야 했다.

수아레스(오른쪽)가 골을 넣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페이지 캡처]

 

누구보다 애착이 강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리오넬 메시와는 막역한 사이였고 그래서 더욱 슬펐다.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이적하려 했던 이탈리아 유벤투스행이 좌절되자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의 라이벌팀인 아틀레티코를 택했다.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회장은 반대했지만 수아레스의 강력한 의지로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게 됐다. 건재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바르셀로나의 앞길을 막아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처럼 보였다.

첫 경기부터 수아레스는 자신을 잡지 않은 바르셀로나의 선택이 틀렸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무서운 기세로 그라나다를 맹폭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비야레알전 신성 안수 파티가 멀티골을 작렬하며 4-0 대승을 거뒀다.

2013~2014시즌 이후 리그 우승이 멈춘 아틀레티코다. 챔피언스리그 강호라는 이미지를 굳혔지만 2015~2016시즌 이후론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수비력은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 비해서도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득점력이 문제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펠릭스의 기량이 절정에 올랐고 아직 건재한 디에고 코스타에 수아레스까지 합류했다. 

아틀레티코와 바르셀로나는 오는 11월 23일 첫 대결을 펼친다. 칼을 갈고 있는 수아레스가 파티 등 신예들을 가르치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을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감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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