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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우승-제주 승격, 이동국 '아듀'-남기일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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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우승-제주 승격, 이동국 '아듀'-남기일 '역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0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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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전북 현대가 K리그1(프로축구 1부), 제주 유나이티드가 K리그2(2부)를 제패했다. 전북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겼던 이동국(41·전북)은 은퇴하는 날 전북을 K리그1 최다우승(8회) 팀으로 만들고 정든 피치를 떠났다. 남기일(46) 제주 감독은 1부 승격만 3번째 성공하며 ‘승격 청부사’ 타이틀을 굳혔다. 

두 구단이 정상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공격적인 투자와 승부처 집중력을 꼽을 수 있다. 이적시장 적극적인 행보로 일찌감치 우승후보로 꼽혔다. 초호화 스쿼드를 갖췄다 할지라도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위기가 오기 마련인데, 잘 이겨냈다. 특히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 클럽과 맞대결에서 확실히 승점을 수확한 게 결정적이었다.

전북 현대가 리그 4연패를 달성하며 최다우승팀으로 올라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전북 또 역전우승, 이동국 ‘웃으며 안녕’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27라운드 홈경기에서 대구FC를 2-0으로 눌렀다. 이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확보한 대구였다. 동기부여는 전북이 더 확실했다. 울산 현대에 승점 3 앞섰지만 패할 경우 득점에서 열세라 역전을 허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승부 이상 필요했다.

전북의 승리 의지는 대단했다. 포항 스틸러스, 광주 상무, 성남 일화를 거치긴 했지만 영국에 다녀온 뒤로는 전북에서만 12시즌 활약한 K리그 리빙 레전드 이동국이 홈팬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날이었다. 2009년 전북에 입단한 이동국은 그동안 7차례 리그 우승 , 1차례 ACL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까지 548경기에서 228골 77도움을 남겼다. K리그 역대 최다득점 1위 자리에서 물러난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이동국을 모처럼 선발로 내보내며 레전드를 예우했다. '제2 이동국'으로 불리는 조규성이 전반에만 멀티골을 터뜨린 덕에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시선은 이동국의 득점 여부에 쏠렸다. 이동국은 주장 완장을 달고 풀타임을 소화하며 전매특허 터닝 발리슛을 시도하는 등 여러 차례 골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골은 넣지 못했다.

하지만 승리에 앞장서며 홈 팬들 앞에서 전무후무 리그 4연패를 확정했다. 성남을 제치고 K리그1 최다우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전북 구단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은 우승 시상식에서 직접 메달을 수여했다. 구단을 위해 헌신한 이동국에게 신형 럭셔리 미니밴을 선물했고, 허병길 대표이사는 “이동국 선수 등번호 20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동국은 “회장님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전북이란 팀은 없었을 것”이라며 화답했다.

이동국은 홈 팬들 앞에서 펼쳐진 은퇴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비시즌 스쿼드 변화 폭이 컸지만 출혈을 잘 메웠다. 로페즈, 문선민, 권경원이 팀을 떠났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보경을 비롯해 쿠니모토, 조규성, 벨트비크, 무릴로 등을 데려와 전력을 유지했다. 벨트비크, 무릴로가 기대에 못 미치자 여름 이적시장에서 구스타보, 모두 바로우를 수혈해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한교원이 11골 4도움으로 날아올랐고, 손준호는 K리그 최고 미드필더라고 불러도 손색 없는 활약을 뽐냈다. 이동국은 11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정신적 지주 구실을 톡톡히 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시즌 중반 강원FC, 성남, 광주FC 등 시민구단과 3연전에서 1무 2패로 처졌다. 파이널라운드에서 포항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한 때 울산과 승점 차가 5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울산과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지난달 25일 울산과 사실상 결승전에서도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결승골로 연결,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울산은 또 다시 뒷심 부족에 고개를 떨궜다. 최종전 광주에 완승을 거뒀지만 재역전 기적은 없었다. 이청용, 윤빛가람, 원두재, 고명진, 정승현, 김기희, 조현우 등 국가대표급 자원을 대거 영입하며 더블 스쿼드 이상 구축했고, 시즌 초 압도적인 페이스로 질주했다. 하지만 파이널라운드 들어 포항, 전북의 벽을 또 넘지 못하면서 결국 2위로 마감하게 됐다. 준우승만 9번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라이스 감독은 “우승을 스스로 결정한 올 시즌이 더 각별하다”고 돌아봤고, 김도훈 울산 감독은 “시작이 좋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2년 동안 많이 늙은 것 같다. (전북과) 차이는 크게 좁혀졌다”면서도 “지난해나 올해나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게 차이”라고 씁쓸해 했다.

전북 울산 양 팀은 오는 4일과 8일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다시 격돌한다. 전북이 더블을 달성할지, 울산이 준우승 아픔을 달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강등 1년 만에 다시 K리그1에 복귀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승격청부사' 남기일, 기업구단 제주도 올렸다

제주는 강등된 지 한 시즌 만에 바로 1부로 복귀한다. 1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FC와 K리그2 26라운드 홈경기에서 3-2로 승리, 우승 축배를 들었다. 최종전만 남겨 놓은 현재 2위 수원FC(승점 51)와 격차를 승점 6으로 벌렸다.

남기일 감독은 광주, 성남에 이어 제주까지 승격시키며 K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승강제가 도입된 지 8년, 그가 감독 생활을 시작한 지 7년 됐다. 그 사이 무려 3번이나 맡은 구단을 1부로 올리며 ‘젊은 명장’ 존재감을 굳혔다.

2014년 광주를 이끌고 정규리그 4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한 뒤 K리그1 11위 경남FC와 승강 PO에서 승리하며 광주를 1부로 끌어올렸다. 2018년 성남 부임 첫해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또 한 번 승격 기쁨을 맛봤다. 지난 시즌 성남을 K리그1 9위로 잔류시켰지만 선수 영입 등을 놓고 구단과 갈등을 빚은 탓에 지휘봉을 내려놓고 제주에서 새롭게 시작했다.

재정 지원이 열악한 시민구단에서도 성과를 낸 남 감독이 이번에는 현역 시절 가장 오래 몸 담았던 기업구단 제주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었다. 경남, 대전 하나시티즌 등이 강력한 맞수로 떠올랐고, 수원FC가 예상 외 전력을 뽐냈지만 결국 ‘남기일호’ 제주가 웃었다. 25라운드 2-0 승리 등 수원 상대로 2승 1무를 거뒀다.

모기업 SK는 강등 아픔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베테랑 정조국을 시작으로 주민규, 김영욱, 임동혁, 발렌티노스, 공민현, 골키퍼 윤보상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보강이 이뤄졌다. 기존 미드필더 이창민, 측면 자원 안현범, 수비수 정우재, 수문장 오승훈까지 K리그1급 선수단에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남 감독이 압박 축구를 이식했다.

남기일(오른쪽) 감독은 감독생활 7년 동안 세 팀이나 승격시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3라운드까지 무승(1무 2패) 부침을 겪었지만 연고 이전으로 얽힌 라이벌 부천FC와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4연승, 7경기 무패를 달리며 선두에 등극했다. 7월 26일 대전에 패한 뒤로 15경기(11승 4무)동안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득점 2위(49골), 최소실점 1위(23골)는 공수에서 모두 안정됐음을 말해준다.

도움 1위 김영욱(7도움)과 주장 이창민(4골 2도움)이 중원을 책임졌다. 공민현(9골), 주민규(8골) 등 공격진은 승격 선봉장 역할을 했다. 유스 출신 2000년생 이동률도 7월부터 13경기에 나서 4골 3도움을 올렸다. 올해 신설된 K리그2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꼽힌다.

남 감독은 “1부 팀과도 견줄 만한 선수들을 갖춘 덕분에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구단에 감사함을 많이 갖고 있다”며 “내가 승격을 몇 번 하고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팀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장 이창민은 “ACL 출전을 1부 복귀 우선 목표로 두고 싶다”고 했다.

수원FC는 2위로 PO 진출을 확정했다. 준PO에 나설 두 자리를 놓고 3위 이랜드부터 4위 전남 드래곤즈, 5위 경남, 6위 대전까지 다툰다. K리그1에선 연고 이전으로 자동 강등된 상주 상무와 최하위로 마친 부산 아이파크가 2부로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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