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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김재형 픽사 애니메이터의 '불꽃'은?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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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김재형 픽사 애니메이터의 '불꽃'은?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1.13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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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저 역시 주인공과 비슷하게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애니메이터로 살고 있어 '소울'의 조 가드너를 보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즐거운 것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제 '불꽃'이 아니었을까요?"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는 중학교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지만 마음 속에 재즈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안고 있다. 조 가드너는 음악이야 말로 자신의 인생을 정의하는 '불꽃'이라고 여긴다.

'소울' 캐릭터 작업에 참여한 김재형 픽사 애니메이터는 한국에서 연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하던 중 미국으로 건너가 서른 셋의 나이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조 가드너와 김재형 애니메이터, 어쩐지 닮아보이는 이유다.

 

김재형 애니메이터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김재형 애니메이터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김재형 애니메이터를 만났다. 김재형 픽사 애니메이터는 2007년 '라따뚜이'를 시작으로 '업(UP)', '토이스토리3', '인사이드 아웃', '굿 다이노', '코코' 등 전세계에서 사랑받은 여러 픽사 애니메이션 작품의 캐릭터 개발에 참여했다.

"애니메이션 속 인물들의 연기, 사물들의 움직임 등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소울'에서는 조가 피아노 치는 장면들을 작업하고 고양이 안에 들어간 조, 소울의 형태인 조, 그리고 영혼 22 등을 주로 작업했습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가장 힘들게 작업했던 부분으로 주인공 조의 피아노 연주 장면을 꼽았다. 극 중 조가 자신이 좋아하는 재즈를 연주하며 '무아지경'에 빠지는 장면은 연주의 디테일함과 리얼함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순간으로 표현됐다.

그는 "이 장면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영화의 음악 작업에 참여한 존 바티스트의 실제 연주를 듣기도 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모티브로 테스트 영상을 만들기도 하며 많은 준비를 거쳤다"고 고백했다.

"가장 좋아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작업이에요. 피아노를 테스트해가면서 1초에 24장 들어가는 그림을 한 장 한 장 작업해야 했어요. 실제 피아노 연주를 구현하는 것 이상을 감독님이 요구하셨어요. '이성적으로 치는게 아니다. 감정적으로 편안하고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를 표현해야 한다'고 하셔서 몇 번이고 수정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까지도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손을 댔을 정도로 힘들게 작업했던 부분입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김재형 애니메이터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이처럼 '소울'은 '흑인 음악'이라고 불리는 재즈 음악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특유의 문화를 생생하게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소울'은 픽사 영화 최초로 흑인 주인공이 이야기의 중심에 서는 만큼 더욱 특별한 작품.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픽사에 크게 공감한다고 밝혔다.

"디즈니, 픽사에서 직원뿐 아니라 스토리에서도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몇 년동안 노력을 해왔는데, 이번 '소울'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해요. 미국에서 가장 갈등이 심했던 문제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죠. 그런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울'은 다른 픽사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는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순기능이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비주얼이나 사운드 모두 영화관 개봉을 기준으로 작업했는데 미국에서는 개봉을 못 했다. 픽사에서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OTT 스트리밍을 통해서 온 가족이 함께 보게 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감상평을 보게 됐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게 돼 뿌듯한 면도 있다"고 전했다.

"영화를 영화관에서 즐기실 수 있도록 고생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한국에서 개봉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조심하시고 방역 수칙도 지키시면서 극장에서 힐링할 수 있는 시간, 많은 위로 받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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