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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함덕주, 두산 양석환... 라이벌이 손 잡은 이유 [2021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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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함덕주, 두산 양석환... 라이벌이 손 잡은 이유 [2021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3.26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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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무려 13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서로를 향한 강한 경쟁 의식에도 불구하고 거래를 성사시키기 된 배경은 무엇일까.

두산은 25일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이상 26)을 LG에 내주고 내야수 양석환(30)과 투수 남호(21)를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2008년 6월 이후 오랜만에 성사된 양 팀의 트레이드다. 겉으로 보기엔 국가대표 출신 투수를 내준 두산이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양 팀은 왜 극적인 거래를 완성시킨 것일까.

두산 베어스가 25일 국가대표 출신 함덕주와 또 다른 투수 채지선을 내주고 LG 트윈스에서 양석환과 남호를 받아오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13년 전 두산은 LG에서 포수 최승환과 외야수 이성열(한화 이글스)을 받고 투수 이재영과 내야수 김용의를 보냈다. 2대2 트레이드라는 점은 같지만 그 파급효과는 이번이 훨씬 크다.

지난해까지 두산은 1루수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오재일이라는 수비와 타격 모두 리그 정상급인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마치고 내부 자유계약선수(FA)가 쏟아져 나왔고 허경민, 정수빈을 최우선 순위로 둔 나머지 오재일과 최주환은 각각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공격적 아쉬움은 있을지 모르나 국가대표 출신 오재원이 버티고 있는 2루와 달리 1루는 마땅한 대체자가 없었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미트를 끼기도 했으나 수비에선 타격 만큼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유망주 김민혁에게 많은 기회를 줬지만 부족함이 있었다. 신성현도 김태형 감독을 만족시키진 못했다.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땅한 대안이 없자 두산은 외부로 눈을 돌렸다. 큰 틀에선 함덕주와 양석환 1대1 트레이드 같은 느낌을 준다. 나머지 두 투수는 아직까지 1군에서 많은 걸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함덕주는 2013년 데뷔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그해 7승 2패 2세이브 16홀드를 기록했고 2017년엔 선발 투수로 9승 8패 평균자책점(ERA) 3.67, 이듬해엔 마무리로 변신해 6승 3패 27세이브(ERA 2.96)를 수확하기도 했다.

전역 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맞으려 준비 중이던 양석환은 라이벌팀 두산으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에도 5승 1패 10세이브 2홀드 ERA 3.9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큰 메리트다.

두산으로선 뼈아픈 출혈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1루수 공백이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때 마침 LG의 달콤한 제안이 전해졌고 두산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LG는 양석환을 매물로 제시하며 좌투수를 요구했는데 두산도 흔쾌히 응했다. 여기에 두산은 남호를 데려오며 왼손 투수 공백을 최소화하려했고 보다 즉시 전력감으로 요긴한 채지선을 내줬다.

양석환은 두산 내 경쟁자들에 비해 확실한 이점을 나타낸다. 2014년 LG에 입단한 양석환은 이듬해부터 꾸준히 활약했고 2018년엔 22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 후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던 터였다.

양석환을 내줬지만 국가대표 출신 좌투수를 데려온 LG. 관건은 한참 좋았을 때에 비해 떨어져 있는 폼이다. 그럼에도 차명석 단장은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팀에 필요한 즉시 전력감 투수 2명을 영입하며 투수력 강화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두 선수 모두 팀의 전력 상승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도 전에 과감한 거래가 성사됐다. 보다 짜임새 있는 전력으로 힘찬 출발을 하기 위해서 라이벌과 손을 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트레이드 결과는 당장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올 시즌을 마친 뒤 누가 미소지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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