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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분노, 전북 백승호 영입 비판받는 이유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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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분노, 전북 백승호 영입 비판받는 이유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3.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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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국가대표급 미드필더 백승호(24)를 둘러싼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 간 갈등이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전북이 K리그(프로축구) 이적시장 마감에 임박해 전격 백승호 영입을 발표했고, 수원은 이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수원은 31일 공식 채널을 통해 "한국축구 인재 육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백승호 선수에게 지원을 했음에도, 합의를 위반하고 전북 현대와 계약을 강행한 백승호 선수 측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구단은 "이러한 관심과 지원은 향후 선수가 더 발전한 모습으로 구단에 합류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수가 이러한 신뢰를 저버리고 구단과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구단으로서도 유소년 축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어버리게 됩니다"라고 강하게 지탄했다.

수원 주장에 따르면 백승호는 국내 타 구단에 입단할 경우, 유학지원금(3억 원)을 반환하고 추가로 수원에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수원은 "합의 위반에 따른 책임 범위에 참작할 수 있도록 백승호 측에 유학지원금, 선수 가치 등 여러 고려사항을 설명하고, 절충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했지만 백승호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승호의 K리그행이 과거 수원 삼성과 맺은 합의로 인해 진전되지 않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br>
전북 현대가 백승호 영입을 발표하자 수원 삼성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백승호는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다름슈타트 소속이었고, 전북이 다름슈타트에 이적료 10억 원가량을 지급하고 영입했기 때문에 서류 상 전북 소속으로 국내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전북은 앞서 영입 가능성을 타진하며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페인축구협회 등을 통해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전북은 K리그 근간인 유스 시스템을 흔들며 동업자 정신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백승호 역시 친정팀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북은 앞서 지난겨울 백승호 영입을 노렸고, 지난달 백승호가 스페인 유학을 떠나면서 수원과 작성한 합의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백승호와 수원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먼저"라며 "논란을 만들면서까지 영입할 생각은 없다"는 말로 영입 의사를 철회했다.

백승호는 2010년 수원 유스팀 매탄중 재학 시절 스페인으로 유학가며 구단으로부터 3억 원을 지원 받았다. 당시 'K리그 복귀시 수원에 입단하고, 위반시 지원비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합의서가 쓰였다.

백승호가 전북을 비롯해 K리그 팀에서 뛰기 위해선 수원과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인 듯 보였다. 하지만 4차례 회동에서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 백승호가 수원 입단 의사를 전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선수단 구성이 끝난 데다 팬심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원이 백승호를 품을 리 만무했다. 이후에는 백승호가 수원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놓고 의견 차가 벌어졌다.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여겨졌던 지난 29일 수원은 지원금 3억 원에 법정이자 1억2000만 원, 그리고 백승호 예상 이적료에 달하는 손해배상액 10억 원을 더해 14억2000만 원을 요구했고, 백승호 측은 지원금 3억 원만 돌려주겠다고 맞섰다. 그리고 하루 뒤 전북이 백승호 영입 소식을 전했다.

다름슈타트 백승호(오른쪽)는 성인 1군 무대에서 처음으로 주전급으로 활약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수원 삼성 지원을 받고 스페인 유학길에 오른 백승호(오른쪽)는 바르셀로나 유스를 거쳐 독일 분데스리가2 무대에 연착륙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전북은 “미래가 유망한 백승호가 무사히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영입했다”며 한국축구를 위한 대의적 차원에서 논란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뉘앙스를 풍겼지만, 팬들의 반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전북은 지원금 반환문제에 대해서 “이는 추후 백승호 측과 수원 삼성 간 이해당사자가 풀 문제"라는 말을 남겼다. 

전북은 일전에 백승호 영입 계획을 보류하며 "(백승호 영입이) 'K리그 근간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한 달여만에 이와 배치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K리그 최고 구단으로 불리는 것을 차치하고, 자신들이 앞서 내놓은 입장과도 완연히 상반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다. 

수원이 모두가 볼 수 있게 입장문을 내놓은 배경이다. 수원과 백승호의 문제는 이제 수원과 전북의 문제로 확대됐다. 수원은 백승호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수원은 "본 건은 단순히 선수의 계약불이행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축구 미래를 책임지는 유소년 육성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안으로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구단은 한국축구 근간, 선수 개인의 발전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헤 본 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6년 바르셀로나B(2군)에서 데뷔한 백승호는 2018~2019시즌 스페인 라리가(1부) 지로나를 거쳐 2019~2020시즌부터 다름슈타트에서 뛰었다. 다름슈타트에선 모든 대회 통틀어 45경기에 나서 3골 6도움을 기록했지만 최근 들어 신임 감독 구상에서 제외됐고, 전북 이적을 추진했다.

아래는 수원 삼성 입장문 전문.

수원삼성축구단은 한국축구 인재 육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백승호 선수에게 지원을 했음에도, 합의를 위반하고 전북 현대와 계약을 강행한 백승호 선수 측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유소년 축구는 성인 축구의 근간입니다. 축구선수로서의 기본기와 개인기가 유소년 시절에 탄탄히 다져지지 않으면, 재능이 뛰어난 선수도 그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발전이 멈추고 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듯 유소년 축구가 발전해야 성인 축구 또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축구 선진국들은 클럽 차원에서부터 유소년 축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다른 나라에 비해 유소년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미흡했기 때문에 유소년 축구는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러한 관심과 지원은 향후 선수가 더 발전한 모습으로 구단에 합류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수가 이러한 신뢰를 저버리고 구단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구단으로서도 유소년 축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합의에 따르면, 백승호 선수는 국내 타 구단에 입단할 경우, 유학지원금을 반환하고 구단의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당 구단은 합의 위반에 따른 책임 범위에 참작할 수 있도록 백승호 선수 측에 유학지원금, 선수의 가치 등의 여러 고려사항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물론 구단은 선수 가치에 대한 해석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위하여 절충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했으나 선수 측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본 건은 단순히 선수의 계약불이행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유소년 육성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안으로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구단은 한국축구 근간, 선수 개인의 발전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본 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본 건을 계기로 신의와 성실이라는 가치가 K리그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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