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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위기관리, 달리 에이스일까 [메이저리그(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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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위기관리, 달리 에이스일까 [메이저리그(MLB)]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0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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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2승째 수확했다. 전날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과 김광현(이상 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나란히 선발로 나서 적잖은 이닝 호투하며 야구 팬들을 미소 짓게 했다면, 이번엔 류현진이 부상을 털고 에이스 구실을 톡톡히 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4실점 했다. 공 91개를 던졌고, 삼진 6개를 만들었다.

시즌 최다실점 타이를 기록하고 평균자책점(ERA·방어율)도 2.60에서 3.31로 올랐지만, 안타 16개를 몰아친 타선을 등에 업고 시즌 2승(2패)째 신고했다. 토론토는 10-4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류현진은 지난달 26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3⅔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 오른쪽 둔부에 경미한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사흘 뒤 열흘 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가 이날 마운드로 돌아왔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류현진이 시즌 2승째 수확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날 류현진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6㎞에 머물렀지만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 변화구로 이를 보완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탓인지 초반 공이 가운데 몰리는 등 제구가 흔들렸지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직구 평균구속은 88.5마일(시속 143㎞)에 그쳤다. 지난 시즌 평균(89.8마일·시속 145㎞)과 비교하면 1마일 이상 떨어졌다. 게다가 류현진이 자랑하는 코너워크 제구도 잘 이뤄지지 않았으니 여러차례 위기와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1회말 선두타자 마크 칸하에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한가운데 몰린 시속 142㎞ 직구를 통타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삼진 2개를 묶어 후속 타자 3명을 범타 처리했다. 2회말에도 선두타자 맷 채프먼에 내야 안타를 맞고 시작했지만, 뜬공과 병살타로 실점을 막았다. 토론토 타선이 3회초 3점을 따내며 선발투수 부담을 덜어줬다.

류현진은 3회말 다시 흔들렸다.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에 몰린 뒤 맷 올슨에 우월 인정 2루타를 맞고 1점 내줬다. 이어진 2사 2, 3루에서 숀 머피에 좌전 적시타를 맞아 3-4 재역전을 허용했다.

4회초 타자들이 재차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의 '짝꿍' 포수 대니 잰슨이 좌월 투런포로 점수를 뒤집었다. 류현진은 4회말 공 단 10개로 삼진-뜬공-땅볼 삼자범퇴를 이끌어냈다. 5회말에도 아웃카운트 2개를 쉽게 잡아낸 뒤 상대 안타와 포구 실책이 이어져 2사 3루 위기를 맞았지만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은 불펜은 9회까지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리드를 지켰다.

류현진은 부상 여파 때문인지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렸지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사진=MLB 화상 인터뷰 캡처/연합뉴스]

류현진은 이날 흔들리는 제구에도 멘탈은 지켜냈다. 빠르게 밸런스를 재조정했다. 구속이 떨어진 직구 대신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상대 타선을 공략했다. 연 2000만 달러(224억 원)를 수령하는 고연봉자답게 품격을 보여줬다.

5회엔 특히 평정심이 빛났다. 그는 선두 타자 토니 캠프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몸쪽 낮은 직구를 결정구로 던졌다. 캠프는 공이 빠졌다며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더니 더그아웃에 들어가 음료수 통에 있는 얼음을 그라운드에 던지며 불만을 표하기까지 했다.

류현진은 그의 돌발행동에도 흔들리지 않고, 1회 홈런을 허용했던 후속타자 칸하의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이어 토론토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평범한 우전안타를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는 바람에 주자가 3루까지 나갔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후속 타자 맷 올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화상 인터뷰에서 "초반 직구 구속이 잘 나오지 않는 등 공이 좋지 않았다. 신체 균형이 좋지 않아 제구력이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경기 후반에 던진 공이 더 좋았다. 원인을 연구할 것"이라면서 "처음 통증을 느낀 뒤 사흘 정도는 아픈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다. 오늘도 통증은 없었다"고 밝혔다.

토론토 구단은 인스타그램에 "그리웠던 에이스 류현진의 복귀를 환영한다"며 승리 소식을 조명했다. 미국 AP통신은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부상을 털고 선발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류현진이 정상적으로 스케줄을 소화할 경우 다음 등판일정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방문경기가 될 전망이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NL) 팀과 인터리그 경기라 류현진이 배트를 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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