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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 세대교체' 더 강해진 KGC, 진짜는 이제 시작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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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 세대교체' 더 강해진 KGC, 진짜는 이제 시작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10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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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재밌는 농구를 해서 팬들의 마음을 뺏고 싶다. 공격적인 수비, 화려한 속공으로 트로피까지 뺏을 생각.”

7개월 전 김승기(49)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기존부터 KGC인삼공사의 강점이었던 스틸과 속공 능력은 그럴 만하지만 화려한 농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건 의미가 남다르다.

10연승으로 KBL 새 역사를 쓰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29)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KGC 우승이 절대 설린저 원맨쇼로 이뤄진 건 아니었다. KGC 미래를 더 밝게 내다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3번째 우승을 이끈 주역들. 왼쪽부터 설린저, 오세근, 전성현, 문성곤, 이재도. [사진=KBL 제공]

 

9일 KGC인삼공사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역대 4번째 외국인 선수 MVP를 수상한 설린저였다. 팀 합류 후 곧바로 6라운드 MVP를 차지한 그는 플레이오프(PO) 10경기 평균 27.8점 12.8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 팀에 3번째 우승을 선사했다. 

그러나 KGC가 설린저 원맨팀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타 팀의 원맨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막히면 팀도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설린저가 부진에 빠져도 이를 받쳐주는 동료들이 있다는 게 KGC의 진짜 힘이었다.

‘건강한 오세근’의 골밑 존재감은 설명이 필요 없었고 더 주목해 볼만한 부분은 젊은 국내 선수들의 ‘폭풍 성장’이었다. 전성현, 이재도(이상 30), 문성곤(28), 변준형(25)은 몰라보게 달라진 실력으로 팀의 영광을 이끌었다. 올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이들은 설린저 합류 후 날개를 달고 더 높이 날아올랐다.

‘불꽃슛터 전대만’ 전성현은 이번 봄 농구에서 발견한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다. 상대 수비가 설린저에 집중하는 사이 더욱 자유롭게 외곽에서 움직인 전성현은 세 차례나 20득점 이상을 올렸고 KCC와 결승 3차전에선 3점슛 6개 포함 28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과거 슛을 던질 줄만 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젠 상황에 따라 드리블과 돌파를 더해 상대 수비를 괴롭히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현역 시절 문경은 선수 이상의 자질을 보인다”고 극찬했고 상대팀은 그의 외곽포를 틀어막으려 팀 내 최고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을 매치업시키는 등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전성현(오른쪽)은 단순한 슛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욱 많은 옵션을 갖추며 KGC인삼공사의 우승에 공헌했다. [사진=KBL 제공]

 

이재도의 성장도 눈에 띈다. 2017~2018시즌 트레이드로 KGC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은 이재도는 올 시즌 12.7점 5.6어시스트 1.7스틸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빠른 스피드와 스틸 능력은 KGC에 안성맞춤이었다.

설린저와 오세근, 변준형, 전성현, 문성곤 등 다양한 공격 루트를 적극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KGC의 야전사령관 이재도가 있기에 가능했다.

2년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수상한 문성곤의 활약도 남달랐다. 득점에 있어선 아쉬울 법했지만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했다. 이정현 등 상대 에이스를 틀어막았고 이는 KGC의 전승 우승에 큰 힘이 됐다.

공격적 능력에 집중된 동료들의 활약 속에 문성곤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지난해 스틸왕 문성곤은 올 시즌에도 이 부문 2위로 KGC 팀컬러의 깊이를 더해줬다. 김승기 감독이 “내가 뽑은 시즌 MVP는 문성곤”이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한국의 카이리 어빙’ 변준형도 상대팀의 골치를 아프게 했다. 큰 기대와 달리 아쉬운 활약에 그쳤던 지난 시즌과 달리 화려함을 더하며 날아올랐다. 시즌 전 컵 대회에서 화려한 기량을 뽐내며 다른팀 선수들의 경계대상 1순위가 되기도 했던 그는 정규리그 52경기에서 11점 3.8어시스트 1.4스틸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한국판 어빙' 변준형(오른쪽)은 화려한 돌파로 KGC 공격 옵션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사진=KBL 제공]

 

국가대표 가드 김선형(서울 SK) 버금가는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로 KGC 공격의 다양성을 제공했다. 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을 상대로 붙으면 돌파했고 골밑에 수비가 버티고 있으면 유로스텝 등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때론 외곽에서 버티는 수비를 현란한 스텝백으로 제쳐내며 3점슛을 꽂아 넣었다. 팬들은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닌 변준형으로 인해 더욱 화려해진 KGC 농구에 열광했다.

걱정도 있다. 김승기 감독의 말처럼 KGC 우승의 ‘5할’을 차지했던 설린저의 잔류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선수인 만큼 화려한 비상을 통해 다시금 더 높은 무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재도 또한 마찬가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재도는 “나도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형들에게 물어봐도 답은 안 나오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물 흐르듯이 이치에 맞게 하겠다”며 “이번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멤버로 뛴 게 운이 좋았다.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의 세계에서 좋았던 기억만 갖고 팀을 선택할 수는 없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 받으면 팀을 떠나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다.

김승기 감독도 설린저와 이재도의 거취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욕심은 내지 않았다. 자신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 그만한 자신감도 깔려 있다. 2016~2017시즌 우승 후 에이스 이정현(KCC)을 떠나보내고도 팀을 다시 만들어 3번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은 좋은 기억도 있다.

다음 시즌 FA 자격을 얻은 야전사령관 이재도(왼쪽). 김승기 감독은 잔류 여부와 상관 없이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KBL 제공]

 

김 감독은 “분명한 건 (이)정현이가 나가고 그 자리에 맞게 신인을 뽑고 키우고 해서 다시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었다”며 “선수가 너무 좋은 가드이기에 남으면 좋겠지만 가더라도 좋은 대우를 받아 갔으면 싶고 되든 안 되든 그 포지션에 좋은 선수를 뽑아 만들어내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사명감도 있다. “나도 힘든 과정을 겪었기에 좋은 선수로 만드는 게 하고 싶은 일”이라며 “성곤이나 준형이, 재도, 성현이도 모자란 부분이 있었는데 너무 잘 해줬다. 키울 수 있게 나에게 보좌를 잘 해줬다. 어디를 가든 성현이, 성곤이도 차례로 FA가 되는데 남아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으면 잔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우승으로 인해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로 인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선수단의 밸런스가 너무도 안정적이다. 현란한 돌파로 공격이 갑갑할 때 해법을 안겨주는 변준형, 든든히 버텨주며 수비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문성곤, 불꽃 같은 외곽포로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전성현. 여기에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국내 최고 센터 오세근. 설린저를 붙잡는 것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스피드와 공격 조율까지 담당하는 이재도까지 잔류한다면 KGC는 다음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경계대상 1순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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