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8-06 12:35 (금)
[스포츠JOB아먹기㊻ 오지환] 농심 대표이사가 말하는 e스포츠에 필요한 인재
상태바
[스포츠JOB아먹기㊻ 오지환] 농심 대표이사가 말하는 e스포츠에 필요한 인재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1.05.21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정의명 객원기자] e스포츠. 온라인상에서 겨루는 게임대회 혹은 리그를 일컫는 용어다. 

2000년대만 해도 단순한 게임 정도로 여겨지던 e스포츠는 이제 무섭게 성장하는 산업군이 됐다. 글로벌 게임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올해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11억 달러(1조2000억 원)로 전망된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해 전세계 e스포츠 시청자 수는 4억5830만명으로 미국 4대 메이저스포츠(NFL·NBA·MLB·NHL)의 시청자 총합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2023년 세계 e스포츠 시청자가 6억4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는 리포트도 최근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대변혁 시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인 e스포츠. 그 중심은 리그오브레전드(Lol·롤)다. 라이엇게임즈가 제작한 이 게임으로 각 대륙에서 리그 수십개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은 16개 언어, 21개 플랫폼으로 세계에 중계됐다. 분당 평균 시청자 수는 2304만명, 최고 동시 시청자수는 4595만명이었다. 

롤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롤드컵 10회 중 6차례 우승을 거머쥔 국내리그 롤챔피언스코리아(LCK)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다. 스포츠산업 직업을 탐방하는 스포츠잡알리오의 미디어스터디(스미스) 스포츠JOB아먹기가 LCK의 구성원을 인터뷰했다. 오지환 농심 레드포스 대표이사다. 

농심 이스포츠 주식회사 오지환 대표.
오지환 대표. [사진=농심 레드포스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농심 e스포츠 주식회사 대표이사 오지환입니다. 한국e스포츠아카데미라는 프로게이머 육성 사업을 합니다. LCK에 참가하는 농심 레드포스라는 프로스포츠단도 운영합니다. e스포츠의 프로화, 사업화를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 e스포츠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문화에 있다고 봅니다. 그 속에서 스포츠산업이 해야 할 역할이 크다고 생각했죠. 제가 주도적으로 스포츠산업의 발전과 변화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축구산업에서 그런 꿈을 이루고자 여러 준비를 했는데, 전통 스포츠는 세계 산업의 주도권이 한국에 없기 때문에 제가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e스포츠의 경우, 한국이 가장 잘하지만 산업 기반이 잘 다져진 것이 아니라 신세대 인력들이 주도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학 동기들과 함께 e스포츠 에이전시를 설립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 에이전시 사업을 설명해 주신다면. 

"당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을 찾는 중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개인 SNS를 통해 팀을 구하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활동하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초기 창업 멤버들과 에이전시 ‘이엠프로스포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통 스포츠의 에이전트 역할과 표준계약서를 적용, 선수 20~30명을 관리했습니다.

e스포츠 산업에서 부족했던 선수 보호와 법적 지원을 처음으로 시도해 활성화한 걸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구단을 운영하게 되면서 에이전시 사업은 현재 종료한 상태입니다."

-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도움될 이야기가 있을까요?

"저는 창업을 진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수단 또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진로로 접근하면 아이템을 찾게 되는데 이런 방식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스포츠산업에는 이런 게 너무 없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지금 이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라고 확신한다면 창업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그런 영역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왜 이 사업을 기존 기업들이 시도하지 않았는지도 의심해봐야 합니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낄 때, 그것을 이루는 방법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농심 레드포스 선수단. [사진=농심 레드포스 인스타그램 캡처]

 

- 한국e스포츠아카데미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아카데미 사업을 시작할 당시, e스포츠는 점점 프로화 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열악한 가운데 프로게이머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도 있었고 프로로 게임을 대하는 방식, 팀워크 에 대한 올바른 코칭 등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e스포츠도 선수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껴 강남교육청에 학원 인가를 받아 프로경력이 있는 코치들을 섭외해 아카데미를 설립했습니다. 현재까지 약 400명이 교육을 받았고, 현재 프로에서 활약하는 여럿을 배출했습니다. 앞으로도 뛰어난 기량을 가진 아카데미 출신 학생들이 프로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구단을 맡게 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구단 운영이 프로스포츠 사업의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팀 운영을 항상 염두에 뒀습니다. e스포츠 프로화를 통해 한국이 세계 스포츠산업을 선도하는데 기여하자라는 목표를 바탕에 뒀습니다. 

현실적으로 1부(LCK) 팀을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2부에서 기반을 다진 뒤 승격하자는 목표를 갖고 ES 샤크스를 인수, ‘팀 다이나믹스’라는 이름으로 리그에 참여했습니다. 지난해 1부로 승격했고 올해 LCK가 프랜차이즈화를 진행함에 따라 농심 레드포스라는 간판으로 LCK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요. 겸손하게 첫 시험을 잘 봤다고 생각합니다. 더 높은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발전하겠습니다."

- 대표님의 구단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균형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첫째, 마케팅 활동과 경기력의 균형입니다. 한 쪽에 너무 치우치다 보면 저조한 경기력이나 소통 부재로 팬들의 반감을 사거나 가치 없는 구단이 되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사무국과 선수단 운영팀 사이의 균형입니다. 사무국이 경기에 지나치게 관여하거나, 둘 사이의 권력구조가 흐트러지면 팀이 힘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이 BJ 감스트보다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프로스포츠와 구단이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견줘 어떤 차별점이 있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프로스포츠단이 갖는 진중성과 공정성에 대한 정신, 경기력은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재미있어야 팬들이 소비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농심레드포스 창단식에서.
2020년 농심 레드포스 창단식. [사진=농심 레드포스 유튜브 캡처]

 

- 롤과 e스포츠 산업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e스포츠가 전망 있어 보인다고 합니다. 이미 이 산업은 크게 성장했죠. 주도권이 e스포츠로 점점 넘어오고 있다는 사실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구조 확립, 인프라 확충 같은 숙제들이 많습니다. 이걸 해결할 수 있는 인력과 아이디어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보는 재미와 게임을 직접 즐기는 재미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2는 보는 재미는 있지만 즐기기가 어려웠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을 즐기기 좋았지만 리그를 보는 재미가 덜 했기에 롤만큼 흥행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롤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균형을 이룬 대결 정신을 담을 수 있는 게임이 향후 e스포츠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최근 PC와 모바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만큼 모바일게임의 e스포츠화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신입을 채용하신다면, 어떤 직원이 매력적일까요?

"e스포츠에 신입들이 들어오기 쉽지 않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e스포츠는 일손보다는 비즈니스 기회를 산업으로 부착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스포츠와 게임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스포츠비즈니스와 매니지먼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누군가를 채용한다면, 스포츠산업에 대한 본인만의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토론을 통해 방향을 맞추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이지만, e스포츠는 특히 글로벌 비즈니스의 비중이 크기에 영어는 필수입니다."

- e스포츠 산업 취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e스포츠를 더 이상 성장 중인 시장으로 인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성을 많이 쌓고,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 방송을 해보시는 것과 대회를 여러 측면에서 분석해보시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또한, e스포츠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직접 계산해 e스포츠 산업의 위치를 체감해보시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