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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롯데 프랑코, 꼬인 실타래 푼 희망투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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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롯데 프랑코, 꼬인 실타래 푼 희망투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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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외로운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말고는 믿고 맡길 만한 확실한 선발진이 없었다. 갑작스레 사령탑에 오른 래리 서튼 감독의 고심은 커졌다. 앤더슨 프랑코(29)의 호투는 서튼 감독의 근심을 한결 덜어낼 수 있는 희망을 담고 있었다.

프랑코는 21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시즌 2승(2패) 째를 챙긴 프랑코는 부상과 부진 등으로 흔들리던 롯데 마운드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롯데 자이언츠 앤더슨 프랑코가 21일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전까지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던 롯데다. 허문회 감독이 물러난 뒤에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최근 10경기 3승 7패. 특히 마운드 문제가 컸다. 4위(0.273)에 머물고 있는 타격과 달리 팀 평균자책점(ERA)은 5.77 최하위였다.

계속된 부진 끝에 이승헌과 김진욱, 노경은이 1군에서 제외됐다. 설상가상으로 김진욱은 퓨처스리그(2군) 경기 도중 타구에 맞아 복귀 시점이 더 늦춰졌다.

스트레일리가 3승 3패 ERA 2.91로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으나 박세웅(5.11), 프랑코(5.91) 등 확실히 그의 뒤를 받칠만한 선발 투수가 없었다.

스트레일리와 박세웅, 나균안 등과 함께 프랑코가 버텨줘야만 했다. 이날 선발 투수 프랑코의 어깨가 무거웠다. 앞선 7경기 1승 2패 ERA 5.91로 아쉬웠다. 잘 할때와 아닐 때 간극이 컸다. 

1회 피안타율 0.355로 불안하게 시작할 때가 많았고 투구수가 많아지며 공에 힘이 빠지는 5회엔 0.450으로 더 안 좋았다.

이닝을 마치고 포효하는 프랑코. [사진=연합뉴스]

 

서튼 감독은 “지난 2경기를 복기해보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감각이 떨어져 속구 위주로 가다가 고전했다”며 “두 차례 불펜 피칭하는 건 지켜봤는데 슬라이더 그립을 바꿔 효과적으로 던지는 게 눈에 띄었다. 스트라이크존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대대로였다. 1회초 타선이 5득점으로 화력 지원을 했고 우려했던 1회 투구에서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3회 볼넷과 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으나 크게 불안한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4,5회도 연속 삼자범퇴.

투구수가 불어난 6회 크게 흔들렸다. 무사에서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았다. 두산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프랑코의 공을 공략했다. 장타로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공에 힘이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8-1로 크게 앞선 가운데서도 안심할 수 없었다. 1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프랑코는 무너지지 않았다. 양석환과 변화구 승부를 펼쳐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고 김인태에겐 빠른공 승부를 펼쳐 1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김민수가 포구 후 1루를 밟자 프랑코는 포효했다. 더그아웃에 들어가서도 포수 지시완과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6회를 끝으로 임무를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가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프랑코(가운데). [사진=연합뉴스]

 

프랑코의 값진 투구에 서튼 감독은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프랑코가 이번주 정말 열심히 경기를 준비했는데 멘탈적으로나 경기적으로나 준비가 정말 잘됐음을 느꼈다. 정말 자랑스러운 투구를 선보였다”고 칭찬했다.

98구 중 절반 이상인 52구를 속구로 던졌다. 최고 시속이 156㎞에 달할 만큼 힘이 있었고 과감함이 더해졌다. 38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들었다. 슬라이더(17구)와 체인지업(19구), 커브(7구)의 위력은 배가됐다.

프랑코는 “기분이 좋다. 제구에 더 신경을 쓰며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다. 로케이션도 신경 썼다”며 “슬라이더 그립을 바꾼 것도 결과가 좋았고 커브를 새로 연마 중인데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자평했다.

최근 2경기 5이닝도 버티지 못할 만큼 크게 흔들렸던 것과는 대비됐던 투구였다. 프랑코는 “크게 바뀐 건 없는데 정신적으로 더 무장했다”며 “지난 경기들을 통해 어떻게 그 상황에서 이겨낼 수 있을지 고민했고 잘 던지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체력이 좋아진 것도 비결”이라고 전했다.

이날 호투는 1승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투수진의 잇따른 부진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해법을 찾은 것 같은 투구였다. 더불어 실패를 통해 성장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 서튼 감독이 더욱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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