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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오픈 권순우, 정현-이형택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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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오픈 권순우, 정현-이형택 넘을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6.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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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테니스 간판 세계랭킹 91위 권순우(24·당진시청·CJ제일제당 후원)가 생애 처음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 3회전에 올랐다. 이제 이 대회 한국선수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정현(25·제네시스 후원·184위), 이형택(은퇴)을 넘어설 수 있을까.

권순우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440만 유로·470억 원) 남자단식 2회전에서 안드레아스 세피(98위·이탈리아)를 세트스코어 3-0(6-4 7-5 7-5) 완파했다.

이로써 커리어 최초로 4대 메이저 32강에 들었다. 그의 종전 메이저 최고성적은 지난해 US오픈 2회전에 나선 것이다. 한국선수가 메이저 3회전에 오른 것도 2019년 9월 US오픈 정현 이후 이번 1년 9개월 만이다.

상금 11만3000유로(1억5000만 원)를 확보한 권순우는 5일 마테오 베레티니(9위·이탈리아)와 16강을 놓고 다툰다. 국내에선 tvN과 XtvN에서 생중계한다. 이번 대회 활약으로 세계랭킹도 70위대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권순우가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3회전에 진출했다. 한국선수 최초로 프랑스오픈 4회전까지 오를 수 있을까. [사진=AFP/연합뉴스]

권순우가 베레티니를 꺾는 파란을 연출하면 한국선수 최초로 프랑스오픈 단식 16강에 오른다. 이번에 정현(2017년), 이형택(2004, 2005년)과 이 대회 최고성적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 내친김에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키 180㎝ 권순우는 세피(191㎝)보다 신장이 작다는 불리함을 극복해야 했다. 클레이코트에선 서브 위력이 반감되는 만큼 그라운드 스트로크로 서브 열세를 만회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이날 양쪽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 나왔다. 코트 위 움직임도 다소 무거워 보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 다리에 이미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샀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이형택 위원도 "다리 상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완급 조절을 하면서 뛰는 것 같다. 확실히 부자연스러워 보인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이를 기우로 만들었다.

게임스코어 4-4에서 상대 서브게임을 따내면서 1세트를 선취했다. 이어진 2세트도 5-5까지 서로 서브게임을 지키며 팽팽히 맞섰지만, 권순우가 연달아 두 게임을 이기면서 7-5로 매듭지었다. 2세트까지 자신의 서브게임은 확실히 지키면서 매 세트 상대 서브게임을 한 차례씩은 빼앗았다.

3세트에도 권순우는 2-0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이날 처음 서브게임을 내준 뒤 2-3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내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3-3을 만든 뒤 5-5에서 다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권순우는 서브에이스에서 6-17로 밀렸지만 실책은 29-45로 훨씬 적었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두 경기 연속 경험 부족 약점을 극복했다. 1회전에선 2018년 윔블던 결승에 오르며 세계랭킹 5위까지 찍었던 케빈 앤더슨(100위·남아공)을 제압했다. 2회전에선 투어에서 단식 우승을 3차례나 차지하고, 최고 18위까지 올랐던 세피를 눌렀다. 세피는 앞서 1회전에서 21세 신예 펠릭스 오제알리아심(21위·캐나다)을 잡기도 했다.

권순우가 프랑스오픈 3회전(32강에서) 상대할 세계랭킹 9위 베레티니. [사진=EPA/연합뉴스]

권순우는 경기를 마친 뒤 매니지먼트사 리코 에이전시를 통해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 걱정했는데 이겨내니 좋지 않았던 컨디션도 돌아온 것 같다"며 "아직 32강이지만 1년에 네 차례만 열리는 메이저라서 더 큰 의미"라고 기뻐했다.

이어 "부상이 있는 건 아니고 다리 상태가 약간 타이트한 느낌을 받아 테이핑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세피가 1회전 접전을 하고 올라와 몸이 무거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려고 했고, 중간중간 드롭샷을 많이 섞어 공략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올해 초반 감정 기복이 심했는데 유다니엘 코치님이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많은 대화를 통해 정신적인 집중력도 키워주셨다"며 "또 김태환 트레이너 선생님과 지난해부터 함께 한 뒤로 체력도 많이 좋아졌다"면서 이번 대회 선전 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그동안 체력이 약점으로 지적됐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순우가 상대할 베레티니는 1996년생으로 권순우보다 한 살 많고, 키도 196㎝로 훨씬 크다. 현재 톱10에 드는 선수고, 2019년엔 US오픈 4강까지 간 바 있다. 프랑스오픈에선 이번 3회전 출전이 최고성적이다. 2회전에선 페데리코 코리아(94위·아르헨티나)를 3-0으로 물리쳤다.

권순우는 "3회전 상대가 10위 안에 있는 선수라 쉽지 않겠지만 어떤 선수와 붙든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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