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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남자사브르 금메달, 4인4색 '드림팀' 위용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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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남자사브르 금메달, 4인4색 '드림팀' 위용 [도쿄올림픽]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28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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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 속에서도 '드림팀'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실전감각이 떨어진 탓인지 개인전에선 줄줄이 탈락 고배를 마셨지만 힘을 모은 단체전에선 디펜딩챔프이자 세계랭킹 1위다운 위용을 보여줬다.

오상욱(25·성남시청), 구본길(32), 김정환(38·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7·화성시청)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3위)를 45-26 완파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단체전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선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정식종목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2연패까지 9년이 걸렸다. 세계 1등 이름값을 하는 경기력이었다. 준결승에선 놀라운 집중력으로 역전승을 일궈냈고, 결승에선 '파이널'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상대를 몰아붙였다.

이로써 한국 펜싱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김정환이 동메달,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자 세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효자종목이라 불렸지만 자칫 '노 골드'로 마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따랐는데 남자 사브르가 대들보다운 활약으로 '펜싱 코리아' 위엄을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구본길-김정환-김준호-오상욱. 2020 도쿄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드림팀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환,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 4인방은 각자 역할을 오롯이 해내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018년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1년 올림픽 우승까지 합작했다. 각자 국적이 달랐다면 저마다 팀에서 에이스를 했을 실력을 갖춘 이들이 '어벤져스'처럼 뭉쳐 위력을 발휘했다.

2012년 런던 대회 금메달을 이끈 원우영, 오은석이 태극마크를 내려놨지만 김정환과 구본길이 자리를 지켰고, 오상욱과 김준호가 힘을 보태며 자연스레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김정환과 구본길은 지난해 10월 국제펜싱연맹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맏형 김정환은 개인전 메달로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3연속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4번째 메달은 금빛으로 장식했다. 3개 대회에 걸쳐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이를 번복하고 마지막으로 나선 올림픽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큰 동작의 세리머니로 동료들 사기를 북돋웠다.

또 다른 런던 금메달 주역 구본길 역시 이제는 베테랑 검사로서 오상욱, 김준호 등 후배들과 김정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특히 독일과 4강전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에이스 면모를 과시했다. 상대 빈틈을 파고드는 공격으로 두 차례나 경기 흐름을 바꿨다. 탁월한 센스를 바탕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풀었다.

[사진=연합뉴스]
4인 4색 매력을 뽐내며 매 순간 각자 역할을 다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랭킹 1위 오상욱은 처음 올림픽에 출전했다. 개인전 8강전 비디오 판독 과정에서 착오로 1점을 더 뺏기는 등 불운이 따른 끝에 패했지만 단체전에선 세계 최강자 다운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올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발목 부상을 입는 등 대회 전 컨디션이 떨어져 있던 탓인지 개인전에서 고전했지만 이날은 몸이 풀린 듯 본 경기력을 회복했다. 

키 192㎝ 장신을 활용한 주특기 '롱 런지'를 앞세워 가장 부담이 큰 마지막 주자로서 중압감을 견뎌냈다. 결승전 3라운드에선 5점을 따내는 동안 1점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스코어'를 기록하며 점수 차를 크게 벌려 팀에 승기를 안겼다.

백업으로 뛴 김준호 역시 세계적인 기량을 갖추고도 쟁쟁한 동료들이 많은 탓에 뒤를 받치는 역할을 맡았다. 세계랭킹 20위로 나머지 셋(오상욱 1위·구본길 8위·김정환 15위)에 밀려 이번 대회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단체전에서도 후보로 뛰었지만 투입될 때마다 경쟁력을 입증했다. 조력자로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를 모두 제패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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