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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비책, '브라질통' 라바리니 감독+김연경 중심 원팀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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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비책, '브라질통' 라바리니 감독+김연경 중심 원팀 [도쿄올림픽]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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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세계랭킹 4위 터키를 격파한 마당에 2위 브라질이라고 못 꺾을 이유도 없다.

국제배구연맹(FIVB)랭킹 13위 한국 배구 여자 국가대표팀은 6일 오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브라질과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전을 치른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첫 입상을 목표로 하는 대표팀은 9년 만의 4강 진출을 넘어 사상 최초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역대 상대전적 18승 45패 열세이며, 지난 6월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맞대결은 물론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모두 세트스코어 0-3 완패했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 전승을 달리고 있다.

기술과 높이 싸움에서 모두 졌다. 브라질 선수들은 워낙 체격이 큰 데다 남자팀 못잖은 파워를 자랑한다. 특히 지난 조별예선 대결은 무릎 부상으로 수술하고서 회복하자마자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선 김희진(IBK기업은행)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탓에 더 고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득점 2위에 올라있는 김연경은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브라질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고전했다. 키 179㎝ 단신이지만 이번 대회 득점 3위(92점)에 올라있는 페르난다 로드리게스에게 17점을 헌납했다. 팀 블로킹 3-10으로 밀렸다. 높이가 낮은 한국은 결국 서브로 리시브라인을 흔들어야 했지만 서브도 오히려 0-1로 졌다. 이날 디그도 20-43으로 뒤졌다는 점은, 한국 공격 위력은 떨어진 반면 브라질은 높은 확률로 득점했음을 의미한다.

주장 김연경(상하이 유베스트)이 12점으로 분투했지만 동료 지원이 부족했다. 다행인 건 이후 케냐전을 시작으로 김희진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이 차례로 득점력을 끌어올렸다는 점. 특히 목적타 서브를 견뎌내고 있는 박정아는 김희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에서 김연경과 쌍포를 구축하고 있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이 득점 2위(115점)-디그 4위(세트당 2.63개)-리시브효율 8위(60.94%)로 공수겸장 면모를 발휘하며 9년 전 팀이 4위에 머물고도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석권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경기 흐름을 읽는 눈과 동료들 사기를 북돋는 리더십까지 결점을 찾기 힘들다. 박정아가 득점 8위(65점)-리시브효율 9위(42.54%)로 클러치 상황 높은 결정력은 물론 기대 이상의 수비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김희진이 득점 공동 10위(63점), 미들 블로커(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이 블로킹 7위(세트당 평균 0.71개), 세터 염혜선(KGC인삼공사)이 세트 3위(세트당 8.04개), 리베로 오지영(GS칼텍스)이 디그 2위(세트당 3.00개) 등 주전 모두 제 몫을 해줬기에 4강에 올라올 수 있었다. 유효 블로킹을 만드는 데 일가견 있는 김수지(IBK기업은행)와 원포인트 서버로 쏠쏠히 활약 중인 박은진을 비롯해 이소영(이상 KGC인삼공사), 표승주(IBK기업은행) 등 윙 스파이커(레프트) 자원까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어쨋든 단판이라 승산이 없지 않다. 효과적인 득점루트를 찾고, 지난 터키전과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서브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온다면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5세트까지 간 3경기 모두 승리할 만큼 높은 집중력과 끈기를 보여주고 있어 결과를 쉽사리 장담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브라질 리그에서 감독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라바리니 감독의 전술, 전략에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연경은 "우리 팀은 엔트리에 들어간 모든 선수가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며 "누구든 뛸 준비가 돼 있는데, 이런 분위기는 우리를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지바 시오하마 시민체육관에서 진행한 훈련에서 "우리는 하루살이"라며 "내일 경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임하자"고 동료들을 독려했다.

이미 목소리가 갈라질 대로 갈라진 그는 "내일 목에 피가 나도록 소리 지르며 뛰겠다. 다음 경기는 없다고 생각하고 총력전으로 임하겠다"며 "2012 런던 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당시 메달을 놓친 게 한이 된다. 이런 기회는 많이 오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동료들과 내일 경기에서 꼭 승리하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 브라질 배구를 잘 아는 라바리니 감독의 전략 전술에도 기대를 건다. 그는 2017~2019년 브라질 벨로호리존테의 미나스클럽을 이끌며 현 브라질 대표팀 소속 5명을 직접 가르친 바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선수들에게 주지했다. 배구는 흐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스포츠라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다. 브라질은 강한 팀이고, 내일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매 순간 집중하겠다"며 "많은 팬이 함께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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