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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비 넘었다? 더 험난할 중동원정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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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비 넘었다? 더 험난할 중동원정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9.08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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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제 2경기했다. 앞으로 8경기 남았다.”

달라진 스타일로 승점 3을 챙긴 한국. 그러나 권창훈(수원 삼성)의 말대로 앞으로 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7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1-0로 이겼다.

2경기 1승 1무, 승점 4를 기록한 한국은 2연승을 달린 이란(승점 6)에 이어 2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는 하나 향후 일정을 살펴보면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수원=스포츠Q 손힘찬 기자] 7일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서로를 격려하는 선수들.

 

지난 2일 이라크와 최종예선 첫 경기 직후 여론은 싸늘해졌다. 홈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이라크에 쩔쩔매며 이렇다 할 공격 기회도 만들지 못한 채 무승부로 마무리한 대표팀을 향한 시선이 고울 리 없었다.

레바논전은 조금 달랐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부상으로 빠졌고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벤치에 앉혀두고 경기를 시작했는데, 적극적인 슛 등으로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왔고 결국 승점 3을 챙길 수 있었다.

다만 향후 일정을 고려하면 만족할 수준의 경기력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A조엔 한국을 제외하곤 전부 중동국가들이다. 무더운 날씨와 함께 익숙지 않은 잔디 상태, 극성 맞은 관중까지. 한국에 중동원정이란 말 앞엔 늘 ‘지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특히 이란 원정 7경기에서 2무 5패로 유독 약했다. 2012년 이후 3연패 중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 원정에선 패배 소식을 전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승점 3을 추가한 한국은 이란에 이어 2위다. 10월 이란 원정 결과가 더 중요해졌다. [사진=AFC 홈페이지 캡처]

 

당장 다음달 일정을 걱정해야 한다. 10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3차전을 치른 뒤 이란 원정길에 오른다. 조 1위에 오르기 위해선 이란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데 최근 경기력을 보면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이라크와 레바논을 만나며 선제골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깨달았다. 이란 정도를 제외하면 A조 팀들은 한국을 만날 때 지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한국이 분위기를 주도할 때는 툭하면 쓰러져 시간을 허비하는 ‘침대축구’를 펼쳤다. 손흥민이 이라크전 이후 일침을 가하기도 했으나 바뀌길 기대하는 건 욕심이다.

레바논전에서도 전반부터 쓰러지던 선수들은 후반 초반 한국의 선제골 이후 경기 종료 때까지 펄펄 날아다녔다. 최소 무승부를 거두기 위해선 골이 필요했고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 선제골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먼저 실점을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발생할지 가늠해 볼 수 있는 2연전이었다.

안방에서도 잘 이뤄지지 않던 게 원정에선 다르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0월에 소집해 잘할 수 있게 수정할 게 있다면 보완해 준비할 예정이다. 최선의 방법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보다 더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다면 중동원정은 다시 한 번 ‘지옥길’이 될 가능성이 크다.

B조에선 호주와 사우디가 앞서가고 있다. 5위로 처진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다음달 중국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 [사진=AFC 홈페이지 캡처]

 

특히 이란전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란은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시리아를 1-0으로 잡았고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이라크전에서도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이 쩔쩔맸던 이라크를 손쉽게 잡아낸 것만 보더라도 만만치 않은 전력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이란과 1위 경쟁을 펼치며 UAE, 시리아의 추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첫 경기 UAE는 레바논과 무승부, 시리아는 이란에 패했고 2차전에서 맞대결을 벌여 1-1로 비겼다. UAE는 2무(승점 2)로 3위, 시리아는 1무 1패(승점 1)로 레바논, 이라크에 골득실 등에서 앞서 4위에 올라 있다. UAE와는 11월 11일 홈에서, 시리아와는 내년 2월 1일 원정에서 격돌한다.

B조 현황에도 시선이 간다.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가 2승(승점 6)씩을 거두고 1,2위로 앞서가고 있고 오만과 일본이 1승 1패(승점 3)으로 3,4위,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중국은 2패로 5,6위다.

첫 경기 오만을 안방으로 불러들이고도 0-1로 패배했던 일본은 7일 중국을 1-0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베트남은 1차전 사우디에 1-3으로 졌고 7일 호주에도 0-1로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 사상 첫 월드컵 본선행 희망을 살리기 위해선 다음달 8일 중국전 승리가 절실하다. 오는 11월 11일 열릴 일본전도 ‘미니 한일전’으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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