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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깜짝 합류, '이강인 제외는 말이 되고'? [축구국가대표팀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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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깜짝 합류, '이강인 제외는 말이 되고'? [축구국가대표팀 명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1.01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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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역시나 큰 틀의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강인(20·마요르카)은 없었다.

파울루 벤투(52)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1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11월에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 대비한 대표팀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대체로 예상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부상으로 빠진 황의조(29·지롱댕 보르도) 대신 김건희(26·수원 삼성)가 합류한 게 의외였다.

수원 삼성 김건희(오른쪽)가 11월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정을 앞두고 대표팀 명단에 합류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건희는 올 시즌 K리그1에서에서 6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진일보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 벤투 감독은 “장시간 관찰해 왔다. 분명한 장점이 있고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조금 달랐다. 탈장 수술을 받은 뒤 복귀한 이후 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앞서 발탁됐던 조규성(23·김천 상무)의 재합류는 이해가 가지만 김건희의 승선은 선뜻이해가 가지 않는 면이 있었다.

컨디션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스트라이커는 골로만 판단할 수 없다. 그 이상을 봐야 한다”며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고 어떤 도움을 줄지, 공격뿐 아니라 수비 등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중요하다. 좋은 예시가 황의조다. 최근 대표팀에서 득점이 없었지만 여전히 중요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건희의 컨디션엔 이상이 없다. 문제가 있었으면 발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0일 전북 현대전 풀타임을 소화했던 걸 보면 경기에 나서지 못할 몸 상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건강이 문제가 아니라 경기력에선 5개월 전과 비교해 차이가 보이는 게 사실이다.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며 기세를 높여가고 있는 주민규는 이번에도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K리그1에서 19골을 넣으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주민규(31·제주 유나이티드)가 있다. 주민규는 뛰어난 득점력에도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한동안 부진에 빠져 있던 주민규는 올 시즌 완벽히 살아났으나 벤투 감독은 좀처럼 그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 않다. 벤투는 “김건희 외에 다른 스트라이커를 뽑는 것을 고려하지는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특별히 보여준 게 없었던 조규성과 김건희 등을 고집하는 것은 축구 팬들에게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반면 이강인은 이번에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올 여름 마요르카로 이적한 이강인은 8경기(선발 6회)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친정팀 발렌시아전에선 환상적인 발재간을 자랑하며 상대 수비수 2명을 완벽히 제쳐내고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이날 카디즈전에서도 날카로운 전방 패스와 강력한 슛 등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의 선택지에 이강인 없었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을 안다”면서도 “정우영이나 황인범, 이재성 등 다른 선수들도 잘 뛰고 있다. 몇 포지션은 많은 옵션이 있다.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뽑을 수도, 안 뽑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인범(25·루빈 카잔)은 지난달 최종예선 2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왜 벤투 감독이 그를 아끼는 지를 명확히 증명해냈다.

최근 뛰어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이강인(오른쪽). 이날도 맹활약한 그 또한 연속해서 벤투호에 승선하지 못하게 됐다. [사진=마요르카 공식 트위터 캡처]

 

다만 이재성(29·마인츠)은 조금 달랐다. 이란전 손흥민의 선제골을 돕는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기록했음에도 동점골의 빌미를 준 실수를 범해 많은 비판의 화살을 받았다. 일부 팬들은 도 넘은 공격을 퍼부었는데 이재성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남기기도 했다.

이재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다. 창의성과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을 휘젓는다. 다만 과거와 달리 소속팀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해 최근엔 대표팀에서 활약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한 차례 많은 비판을 받았던 걸 고려하면 이재성을 위해서라도 다른 선택지를 고민해볼 필요도 있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축구 팬들 입장에선 명단 발표 때마다 여러모로 늘 아쉬움이 남는 상황.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최종예선 A조 5차전을 치른 뒤 16일 이라크전을 위해 원정길에 오른다. 2승 2무(승점 8)로 이란(승점 10)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대표팀. 

벤투 감독은 중간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일정이 다 끝나고 하는 게 맞다. 열심히 하면서 목표를 따라 가고 있어 만족한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모두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소집명단이기에 더욱 탄탄히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게 벤투 감독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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