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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3약', 저마다의 목표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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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3약', 저마다의 목표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1.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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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올 시즌 여자배구에서 도드라지는 현상 중 하나는 순위표가 위아래로 분리됐다는 점이다. 초반부터 상위 4개 팀과 하위 3개 팀이 나눠지면서 양극화가 눈에 띈다.

지난 시즌 초호화 스쿼드를 갖춰 '흥벤져스'로 통한 인천 흥국생명,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최고 인기구단으로 올라선 화성 IBK기업은행, 신생팀 광주 페퍼저축은행 모두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하위권으로 처졌다. 

개막 전부터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세 팀의 '봄배구'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4라운드 종료를 앞둔 현 시점 세 팀의 목표는 명확하다. 다음 시즌 반등을 위해서도 좋은 흐름 속에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다음을 위한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

18일에는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17연패를 끊고 70일 만에 두 번째 승수를 챙겼다. 광주페퍼스타디움에서 IBK기업은행을 셧아웃 완파하며 홈 팬들 앞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여자배구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시즌 2승째 챙겼다. [사진=KOVO 제공]
여자배구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시즌 2승째 챙겼다. [사진=KOVO 제공]

지난해 11월 9일 IBK기업은행을 3-1로 꺾고 창단 첫 승 감격을 누린 페퍼저축은행은 다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승수를 쌓아 상대전적 2승 2패 균형을 맞췄다. 올 시즌 승점 8(2승 22패)을 쌓았는데 이 중 7을 IBK기업은행에게서 가져왔다. 이날 엘리자벳이 23점을 올리며 앞장서고, 윙 스파이커(레프트) 박경현이 50%의 공격성공률로 11점을 거들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광주 시민과 팬들이 22패를 당하는 동안 관대하게 기다려줬다. 애정을 갖고 지켜봐줘서 감사하다"며 "좀 더 매진하고 연마해 목표인 5승에 도달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주장 이한비도 "광주뿐만 아니라 멀리서 와주시는 팬들이 많다. 팬들이 '연패 해도 괜찮으니 열심히만 해달라'고 말씀해주셔서 항상 감사했다"면서 "오늘 안방에서 보답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엘리자벳 역시 "팬들에게 정말 고맙고 연패로 마음이 힘들 때 응원 메시지에 위안을 많이 받았다"며 "항상 힘이 돼주는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연패가 계속되면서 선수들의 열등의식이 상당히 컸던 것 같다. 겉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오늘 경기 앞서 자기들끼리 각오를 단단히 한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긴 휴가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한비는 "선수들끼리 항상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얘기한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하고 있다"며 "좋은 분위기에서 연습하고 있다. 오늘 아침 훈련에선 좀 더 잘 웃었던 것 같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IBK기업은행의 과제는 팀 정상화다. [사진=KOVO 제공]
IBK기업은행의 과제는 팀 정상화다. [사진=KOVO 제공]

한편 김호철 감독 부임 후 7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던 IBK기업은행은 이날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연승에 실패했다. IBK기업은행 역시 기대보다 훨씬 아래에서 맴돌고 있다. 4승 19패(승점 11)로 6위다. 

올 시즌 앞서 덕장으로 통하는 서남원 감독과 새롭게 출발했지만 개막 후 승리 없이 긴 연패에 빠졌다. 서 감독을 경질하고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는 과정에서 비상식적 행정이 논란이 됐다. 주장 조송화가 팀을 무단 이탈해 전력에서 배제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외국인선수 라셈이 부진해 산타나로 교체했지만 산타나 역시 아직 한국 무대에 적응 중이다.

남자배구 판에서도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로 통하는 김호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뒤 전력이 차츰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다. 산타나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희진이 주포 역할을 해왔다. 산타나도 지난 15일 흥국생명전에서 23점을 내면서 팀 승리를 견인, 몸 상태가 어느정도 올라왔음을 알렸다. 이제 주전 세터가 된 김하경의 성장세도 기대요소 중 하나다. 최정민, 육서영 등 팀의 미래로 꼽히는 자원들도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앞서 "선수들에게 지금 가장 힘든 선수가 (김)하경이라고 얘기한다. 나머지 선수들이 하경이를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하자고 주문했다"면서 "(김)희진이는 진짜 열심히 하는 선수다. 원체 성격이 밝다 보니 연습 때 가장 즐겁고 재밌게 하는 선수"라고 어깨가 무거운 두 선수를 치켜세웠다.

"페퍼저축은행이 빨리 연패에서 벗어나서 활력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그는 공교롭게 이날 패배를 헌납하고 말았다. 경기 후 "우리도 팀을 재정비해 다음 경기에선 활력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 다시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게 내 의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진=KOVO 제공]

5위 흥국생명(8승 15패·승점 25)은 시즌 중반 4연승을 달리는 등 하위 세 팀 중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말미 이미 이재영·다영 쌍둥이 이탈 후 전력이 약화된 채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른 경험이 있는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즌 초 설정한 목표대로 차근히 나아가고 있다.

돌아온 리베로 김해란과 미들 블로커(센터) 이주아는 리그 톱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주장 김미연을 중심으로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신인 레프트 정윤주를 비롯해 실업 출신 최윤이, 변지수 등 새 얼굴들이 팀에 녹아들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세터 박혜진과 김다솔은 경쟁 속에 자신감을 쌓고 있다.

올 시즌 22승 1패 압도적인 성적으로 선두를 질주 중인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꼴찌였다. 직전 시즌 막판부터 전력이 궤도에 올랐다. 비시즌 잘 준비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한 덕에 새 시즌 다시 날아오를 수 있었다. 여자배구 하위권 세 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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