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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이태양 이재학 반등, 놀라운 S존 효과?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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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이태양 이재학 반등, 놀라운 S존 효과?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1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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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완연한 투고타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2022 프로야구. 겨우내 스트라이크 존(S존)을 정상화한 게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러한 효과 덕일까. 화려한 시절을 보낸 뒤 한동안 잊혔던 이름들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노경은(38), 이태양(32·이상 SSG 랜더스), 이재학(32·NC 다이노스) 등이 부활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S존 변화로 인한 나비효과가 프로야구 마운드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SSG 랜더스 노경은이 연일 호투를 펼치며 팀 마운드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지난 2일 개막 후 팀당 8경기씩, 총 40경기가 열린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ERA)은 3.16에 불과하다. 반면 평균 타율은 0.231. 지난해 ERA 4.45, 타율 0.260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KBO 심판위원회는 올해부터 야구 규칙에 서술된 대로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겠다고 밝히고 존 정상화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높은 S존과 S존 내외곽에 걸치는 공이 확실히 스트라이크로 분류되도록 바뀌었다. 투수들은 하나 같이 이 같은 변화를 반겼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수치로서 이러한 변화 흐름을 읽어볼 수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9이닝당 볼넷은 4.19개에서 3.02개로 1개 이상 줄었고 투수들의 이닝당 투구수도 17.5개에서 15.9개로 1개 이상 적다. 경기당 투구수는 작년보다 12개 가까이 준 141.8개.

KBO 사무국에 따르면 경기 시간도 9이닝 기준 지난해 3시간 14분에서 3시간 3분으로 11분 단축됐다. 놀라운 변화다.

한동안 부진했던 이들의 약진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로 이적한 노경은은 개막 후 2경기에서 11이닝 동안 151구 1실점, 2승을 챙겼다. ERA는 0.82.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14경기 3승 5패 ERA 7.35로 부진하다 방출된 뒤 입단테스트를 통해 SSG 유니폼을 입은 그의 성적이라고 믿기 힘든 결과다.

임시 선발로 나섰던 이태양도 깜짝 호투로 김원형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2003년 두산 베어스 입단 후 오랜 기간 부침을 겪었던 노경은은 2012,2013년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노경은총’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후 다시 깊은 부진 수렁에 빠졌다. 2018년 9승을 수확하며 반짝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속구 시속을 140㎞ 중반대로 지난해보다 끌어올렸고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넓어진 S존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같은팀 이태양의 호투도 빛났다. 지난 7일 디펜딩챔피언 KT 위즈전 선발 등판해 6이닝 83구 1실점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 그의 전성기도 짧았다. 프로 3년차이던 2014년 전반기 선발로 활약하며 놀라운 성적을 내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수확했던 어느덧 평범한 불펜투수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기에 시즌 초반 SSG의 임시 선발로 나서 펼친 반전투구가 더욱 놀랍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불펜투수가 익숙해진 탓에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고 적극적인 투구로 반전을 써냈다. 속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투구하면서도 커브와 포크볼을 절묘하게 섞었다. 넓어진 존 덕에 공격적인 투구는 빛을 발했다. 김광현이 선발진에 합류하며 불펜진으로 이동하게 됐지만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어 올 시즌 기대감을 키울 수 있게 됐다.

NC 다이노스 이재학은 7일 롯데 자이언츠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학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7일 롯데 자이언츠전 6이닝 94구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부족한 득점지원과 야수 실책 등으로 인해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지난 2년 부진을 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이재학은 두산에서 트레이드돼 NC 창단 멤버로 활약했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2년 부진 후 2019년엔 다시 한 번 10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NC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2020년에도 이재학은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투구 패턴은 여전히 속구와 체인지업 투피치 스타일. 그러나 노련미가 더해졌고 존 구석구석을 노리며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시즌 극초반이기에 이들이 얼마나 꾸준히 잘 던져줄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빠져 있는 타자들이 복귀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S존 확대는 부진했던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 이들이 시즌 막바지 환한 미소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반등 계기를 마련한 이들이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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