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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임성재, 한국골프를 부탁해 [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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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임성재, 한국골프를 부탁해 [PG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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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골프에 이토록 찬란했던 슈퍼선데이가 있었을까. 한국 골프를 짊어질 김주형(20)과 임성재(24·이상 CJ대한통운)가 일을 냈다.

김주형은 8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7131야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30만 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9언더파 61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4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한 임성재(15언더파 265타) 또한 꾸준한 페이스로 공동 2위에 올랐다. PGA 투어 사상 한국인 선수가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최초 사례를 남겼다.

김주형이 8일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주형은 장타력과 정확한 퍼트를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버디쇼를 펼쳤다. 첫 홀 파를 기록한 김주형은 2번 홀(파4)을 시작으로 5번 홀(파5) 이글 포함 전반에만 무려 8타를 줄였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단숨에 선두로 올라선 김주형은 후반 시작부터 보기를 범했으나 15번 홀(파5)과 16번 홀(파3)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첫 우승 감격을 누리게 됐다.

약관의 김주형은 아직 PGA 투어 정식 회원도 아니다. 특별 임시 회원 신분으로 대회에 나서고 있는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곧바로 PGA 투어 회원 자격을 얻었다. 더불어 올 시즌 플레이오프 대회 출전권도 획득했다.

우승 상금 131만4000달러(17억1300만 원)를 챙긴 김주형은 한국인 역대 9번째 PGA 투어 챔피언에 등극한 동시에 2000년 이후 출생한 선수 중 최초로 PGA 챔피언으로 기록됐다. 동시에 한국인 역대 최연소(20세 1개월 18일) PGA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김시우(27·CJ대한통운)가 2016년 8월 같은 대회에서 세운 21세 1개월 25일이었다. 한국인 통산 22번째 우승이기도 했다.

우승을 확정짓고 감격스러워하는 김주형. [사진=AP/연합뉴스]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자신을 알리기 시작한 김주형은 돌풍을 일으키며 그해 세계랭킹 92위 자격으로 첫 PGA 투어 대회에 나섰다. 이후 2020~2021시즌 5차례, 2021~2022시즌 9차례 출전 끝에 통산 15번째 대회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완벽한 경기력으로 정상에 선 김주형. 그러나 아직은 겸손하기만 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려는 마음만 생기는 것 같다”며 “열심히 하면 우승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우승이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PGA 선수들을 보면서 아직은 많이 배워야 할 시기고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느낀다”며 “PGA 투어 선수들은 실수가 나와도 이를 회복하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확실히 다른 투어와는 수준이 다르다. 전체적으로 다 좋아져야 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PGA에 길이 남을 역사를 남겼다. PGA 투어 역사를 통틀어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은 2013년 19세 10개월 14일 나이로 존 디어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조던 스피스(미국).

김주형과 함께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임성재.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김주형은 “PGA 투어에 기록을 남기게 돼 너무 영광”이라며 “내 꿈의 무대에서 우승과 함께 PGA 통산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 기록까지 얻어서 더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그가 떠올린 인물이 있었으니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함께 한 임성재였다. 김주형은 “임성재 형은 내 롤 모델이다. 형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다”면서 “경기가 끝나고 나를 안아주면서 축하한다고도 말해주셨는데 제가 밥을 한번 사야 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임성재에겐 아쉬운 결과였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임성재는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기록했으나 보기 4개도 함께 적어냈다. 2언더파 68타. 톱5 선수들 중 가장 저조한 4라운드 기록이었다. 무서운 상승세로 9언더파를 친 김주형에게 챔피언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교포 선수인 존 허(미국)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한국인 선수로 우승과 준우승을 동시에 차지했다는 건 퍽 의미가 남다르다. 이미 두 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임성재와 김주형, 김시우(27·CJ대한통운·3승)는 향후 10년 가까이 한국 골프를 이끌어갈 재목들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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