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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영화제 폐지, 정치적 발상" 영화인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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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영화제 폐지, 정치적 발상" 영화인 한목소리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09.26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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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인들이 지역영화제의 잇따른 폐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벨라시타에서 영화제 지원 축소 및 폐지에 따른 영화인 간담회가 열렸다. 김형석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부집행위원장, 김상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상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 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지역영화제 수뇌부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강릉국제영화제와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일방적인 예산 지원 중단을 통보받으며 많은 영화인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김형석 부집행위원장은 “여러 영화제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갖는 것은 처음”이라며 “더 이상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됐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형석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부집행위원장(왼쪽부터),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상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상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성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 [고양=나혜인 기자]

김 부집행위원장은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벌어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와 강릉국제영화제의 폐지 사태를 ▲ 영화제 및 지역민과 소통없이 지자체장이 일방적으로 영화제 존폐를 언급하는 단계 ▲ 지자제의 일방적인 영화제 지원 중단 통보 단계 ▲ 지자체의 영화제 지원금을 다른 예산으로 사용 등 총 3단계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두 영화제가 사라지는 과정이 놀랍도록 닮아있다. 강릉과 평창처럼 강원도에서만 일어난 일이기보다 앞으로의 지역영화제에 반복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이 대중문화 강국으로 위상을 놓여가는 가운데 영화제를 지자체장 마음대로 폐지해도 된다는 정치적 발상을 지적하고 싶다. 문화를 없앰으로써 정치적 힘을 과시하는 거다. 정파를 떠나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원도의 예산 사용처 말바꾸기에도 의문을 품었다. 그는 “새나가는 혈세를 막고 강원도의 부채를 갚겠다며 예산 지원을 중단해놓고, 갑자기 해당 예산으로 청년예술인 지원을 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상화 집행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6월 민선 8기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우려했던 사실이 실현됐다”며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김홍규 강릉시장의 말 한 마디로 지자체는 지원금을 거두고 내년 예산도 사라졌다. 민주적 절차마저 무시한 제왕적 만행에 영화인은 분노했다. 영화제 출품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온 창작자들의 노력과 영화제 측의 해외 네트워크 구축 노력이 한순간에 힘을 잃고 말았다”고 유감을 표했다.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사진=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사진=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연이은 지역영화제 폐지 원인은 지자체가 영화제의 가치를 수익성으로만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경제를 이야기하면 더 당당하다. 적은 금액으로 젊은 인력들을 강원도로 불러모았고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또 극장 인프라가 전무하고 리조트 밖에 없던 곳에 50개에 가까운 로컬 파트너를 만들었다”며 “강원도의 부채를 삭감한다는 이유로 지역민의 의견조차 수렴하지 않은 부분에 가장 분노하고 안타까웠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국격을 갖춘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상진 집행위원장 “영화제라는 플랫폼 자체가 어떤 의미인가 고민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기업 자본 독과점으로 인해 텐트폴 영화들이 극장을 장악했다"며 "그렇기에 다양성 부분에서 영화제 중요성이 더욱 커진 올해다. 영화제를 통해 시민들은 평소 접하기 힘든 예술영화. 제3세계 영화 등을 통해 2020년대 시계를 함께 들여다 보고 있다”고 영화제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들은 새달 5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지역영화제 폐지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후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도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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