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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조작 PD' 재입사시키더니, 알맹이 빠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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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조작 PD' 재입사시키더니, 알맹이 빠진 사과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4.06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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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프로듀스 101' 시리즈 투표 조작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안준영 PD가 엠넷에 재입사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일자, CJ ENM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엠넷은 지난 3일 "안준영 PD가 재입사했다"면서 "지난 과오에 대한 안 PD의 처절한 반성,엠넷과 개인의 신뢰회복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의지를 고려해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준영 PD [사진=스포츠Q(큐) DB]
안준영 PD [사진=스포츠Q(큐) DB]

 

아이돌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듀스 101'의 시즌1부터 시즌4까지 연출한 안준영 PD는 지난 2019년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 특정 출연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뿐만 아니라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투표 결과와 순위를 임의로 조작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인 피해자들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는 점에서 사기 혐의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지난 2021년 3월 원심을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안준영 PD는 징역 2년과 벌금 3700만 원을 선고받았고 2021년 11월 만기 출소했다. 안준영 PD와 함께 시청자 투표 사태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1년8개월을 선고받은 김용범 CP 역시 지난 2021년 7월 만기 출소했다.

CJ ENM은 법원 판결이 확정된 뒤 인사위원회를 열어 안준영 PD에게 중징계를 내렸고, 안준영 PD는 실형을 살고 나와 지난해 엠넷을 퇴사했다가 이달 경력직으로 재입사했다. 김용범 CP도 출소 뒤 내부 징계를 받고, 최근 글로벌 프로젝트를 맡으며 업무에 복귀했다.

 

안준영 PD [사진=스포츠Q(큐) DB]
안준영 PD [사진=스포츠Q(큐) DB]

 

‘시청자 투표 조작’ 사태의 원흉인 이들의 재입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을 향한 우롱과 기만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프로듀스 진상규명위원회 연합'은 "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CJ ENM 약속에 부합한 결정이냐"고 묻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투표 조작 사건 당시 목소리를 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역시 "회사가 책임질 테니 CJ 직원들은 앞으로 국민과 연습생을 속여서 열심히 범죄를 저지르라는 가이드라인을 준 셈"이며 "CJ ENM이 공범이고 그 두 사람이 대신 (감옥에) 들어간 거구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5일 CJ ENM은 뒤늦게 "안준영 PD 채용 결정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결정은 사회의 공정에 대한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내놨다.

CJ ENM은 "지난 4년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작과 분리된 투표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모니터링 강화, ‘시청자위원회’ 운영 등 제작 과정의 투명성도 높였다"고 설명하면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과문에 안준영 PD에 대한 해고 조치 등 거취 내용은 빠졌다. 현재 안준영 PD는 업무 배정은 받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퇴사'를 논의 중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지만 CJ ENM 측은 "향후 거취는 논의 중"이라는 조심스러운 답변을 전했다.

후속 조치에 대한 내용은 일절 언급되지 않은 사과문으로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 CJ ENM과 엠넷 측이 어떤 결정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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