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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복귀, 허리 통증 벗어나려 폼 바꿨다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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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복귀, 허리 통증 벗어나려 폼 바꿨다 [테니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26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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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겁을 먹은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실제로 (허리가) 아프기도 했고요. 이번에는 복귀를 결정하고 나서는 통증도 없었고 트라우마를 이겨내려고 했어요. 좀 오래 걸렸지만 돌아온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한국 남자 테니스 정현(27)이 남자프로테니스(ATP) 서울오픈 챌린저(총상금 16만 달러)에서 2년 7개월여 만에 단식 복귀전을 치른 후 그는 얼굴에는 아쉬움과 안도가 동시에 쓰여 있었다. 정현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1회전(32강)에서 세계랭킹 91위 조던 톰슨(29·호주)에게 0-2(2-6 4-6)로 졌다.

정현이 단식에 복귀하는 데까지 2년 7개월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2018년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 단식에서 세계적 스타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를 꺾으면서 한국인 최초로 4강에 올라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이날 단식 경기 복귀는 2020년 9월 24일 프랑스 오픈에서 예선 탈락 이후 처음이다. 복식 경기까지 고려해도 2022년 10월 1일 서울에서 열린 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4강에서 권순우(26)와 한 조를 이뤄 출전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세계랭킹이 없는 정현은 이번 대회 출전이 어려웠으나 주최 측에서 와일드카드 출전을 제의해 이뤄졌다.

정현은 당초 24일 경기 출전이 예정돼 있었지만 톰슨이 알레르기를 호소해 하루 밀렸다. 25일에는 비가 와서 하루 더 연기됐다. 26일 마침내 정현이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코트에 섰다.

정현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에서 호주 조던 톰프슨의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현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에서 호주 조던 톰프슨의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시작 시간이 오후 12시20분은 온도가 10도에 그칠 정도로 쌀쌀했지만 모처럼 경기에 나선 정현은 1시간 35분여 동안 열심히 뛰었다. 다만 오랜만의 실전이라 컨디션이 완전치는 않은 모습이었다. 정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4전 전승 상대인 톰슨에게 처음으로 졌다. 정현은 1세트 두 번째 서브 게임에서 첫 서브 에이스를 따내면서 감각을 끌어올렸다. 정현은 2세트 두 번째 게임에서 이날 처음으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 3-3으로 균형을 맞췄지만 이후 흐름을 내줬다.

하지만 경기 뒤 정현은 마냥 기가 죽어있진 않았다. 무사히 복귀전을 치렀다는 것에 안도했다. 정현은 “걱정반 설렘반으로 코트에 들어섰는데 정상적으로 경기를 마무리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몸 상태는 전성기와 비교해 80~90%는 올라왔다고 자평했다.

정현은 늘 자신을 괴롭혔던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했다. 먼저 기본 동작들을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동작으로 바꿨다. 잦은 부상으로 생긴 트라우마도 극복해야 했다.

정현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정현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그는 “무슨 동작을 취하던 허리 통증이 없는 동작을 해야 했다. 오늘 동작들이 허리 통증이 제일 적은 동작들이다”라며 “서브를 넣을 때나 백핸드를 할 때 허리가 안 좋았는데 최대한 통증을 느끼지 않는 동작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부상이 있었다. 여러 차례 복귀를 시도했지만 매번 테스트하고 재활했다. 이번만큼은 재활을 잘해서 단식에 나섰다. 지금 여기(인터뷰실)에 앉아 있을 때는 괜찮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괜찮다고 생각되면 다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수에게는 하루하루가 괴로운 재활 기간. 정현은 하루하루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원래 코코아를 마시는데 최근에는 에스프레소가 먹고 싶었다. 맛도 잘 모르는데 그걸 만드는 잠깐의 과정이 기분 좋게 했다.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다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로 (안 좋은 기분을) 떨쳐내려고 한다”고 했다.

정현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에서 호주 조던 톰프슨의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현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에서 호주 조던 톰프슨의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기회가 있다면 대회에 또 출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직 확답을 받진 못했지만 기회가 있다면 5월 부산(국제남자 챌린저테니스대회)에서도 경기를 하고 몸 상태가 괜찮으면 다시 한번 투어에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테니스경기장에는 쌀쌀한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200여 명의 팬들이 찾아와 정현의 경기를 지켜봤다. 정현은 “제가 밖을 돌아다니는 성격도 아니고 평소 놀랄 일도 없어 감정의 큰 변화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팬들이 파이팅을 해주니까 (그 기분이) 머리까지 올라왔다”며 “경기도 좋았지만 기분 좋은 하루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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