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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사라지는 수목극, K콘텐츠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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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사라지는 수목극, K콘텐츠 위기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4.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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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지상파 3사에 이어 tvN도 수목극 편성을 잠정 중단했다. 거대한 OTT 시장에 떠밀린 K콘텐츠의 위기설이 도래하고 있다.

25일 tvN은 "수목드라마를 당분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 방식이 바뀌었다고 판단해 드라마, 예능, 교양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유동적으로 편성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vN 수목극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사생활 시리즈', '나의 아저씨', '남자친구', '유미의 세포들' 등 걸출한 작품을 다수 배출했지만, 현재 방송 중인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를 끝으로 수목드라마는 당분간 편성되지 않는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연예계는 이같은 tvN의 결정은 모기업인 CJ ENM의 재무상태가 악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J ENM의 TV 광고는 지난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올해 1분기 영업 이익 역시 97.8%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후속작은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에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예능이다. 김태호 PD가 연출하는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내달 25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한다. 가수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마마무 화사가 전국 투어를 펼치는 과정을 담는다.

tvN에 앞서 한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하던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 역시 연이어 수목드라마 편성을 중단한 바 있다.

가장 먼저 수목극 편성을 중단한 지상파 방송사는 SBS다. SBS는 '뿌리깊은 나무', '너의 목소리가 들려', '주군의 태양',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등 인기작을 다수 배출했으나, 지난 2019년부터 상대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다 '시크릿 부티크'를 마지막으로 수목극 편성을 잠정 폐지했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MBC 역시 '궁', '개와 늑대의 시간', '태왕사신기', '뉴하트', '베토벤 바이러스', '해를 품은 달' 등 화려한 수목극 라인업을 자랑했지만, 2021년 6월 '미치지 않고서야'를 끝으로 수목 편성을 잠시 중단했다. 지난해 10월 '일당백집사'로 1년 만에 수목극 슬롯 부활의 포문을 열었으나 그 이후로 후속작이 편성되지 않았다.

KBS 2TV도 마찬가지로 '풀하우스', '아이리스', '추노', '제빵왕 김탁구(최고 시청률 50.8%)' 등을 시작으로 '태양의 후예', '동백꽃 필 무렵' 등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두 작품이나 배출했지만 올 1월 수목 편성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당시 KBS는 김동욱, 진기주 주연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수목드라마로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첫 방송 날짜를 5월 1일로 변경하며 월화드라마로 편성을 바꿨고,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이 공백을 채우고 있다.

지상파 3사에 이어 tvN까지 수목극 편성을 중단하면서, 방송사 중 JTBC와 ENA만 수목 시간대에 드라마를 이어가게 됐다. 편성 슬롯의 축소는 곧 브라운관 드라마의 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 제작을 마쳤지만 편성을 받지 못한 K드라마가 약 80편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시청률 하락, 제작비 축소, 재정 악화 등을 편성 축소의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콘텐츠 소비 방식이 OTT 중심으로 변하면서 웬만한 '웰메이드'가 아니면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끌 수 없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한때 무섭게 성장하며 지상파를 위협했던 케이블 채널까지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 맞서 영향력 있는 작품을 배출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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