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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작전' 대본 거들뿐, 신뢰+믿음 '비공식 캐스팅'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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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작전' 대본 거들뿐, 신뢰+믿음 '비공식 캐스팅'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7.04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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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영화 '비공식작전' 감독과 배우들이 대본 없이 이뤄진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보고회를 진행했다.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주지훈이 참석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김성훈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다. 

주지훈(왼쪽부터), 김성훈 감독, 하정우.

김성훈 감독은 "피랍과 납치라는 무거운 소재지만 두 사람의 동행에 따라 장난스럽게 펼쳐진다. 서스펜스, 액션, 유머가 버무려진 버디 액션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작 '끝까지 간다'와 '터널'도 소재나 주제가 다소 무거운데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의 영화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영화는 믿음으로 이어진 사람들이 서로 구하는 이야기를 통해 쾌감을 극대화한다. 쉐프들이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듯, 저희 영화도 볼 만한 영화를 가치있게 전달하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처음 만난 민준, 판수가 끈끈한 신뢰를 바탕으로 구출작전에 나서는 것처럼 비공식작전이 성사된 과정도 신뢰가 깔려 있었다. 김성훈 감독의 터널에서 함께한 하정우, 킹덤에서 활약한 주지훈이 손을 잡은 것. 두 사람은 대본도 보기 전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성훈 감독은 "캐릭터의 적합성은 예고편을 통해 느끼셨을 것이고 꼭 두 분이어야 했던 이유가 있다. 영화를 제안을 받았을 때 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부담도 컸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고. 그 부담을 나눠가질 동료가 필요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정우.

그는 영화 연출을 결정하기도 전에 하정우에게 대본을 전했다며 "모니터를 빙자해 대본을 건넸다. 다른 영화 크랭크인 직전이라 제대로 보지 못했을 텐데 2~3일 만에 연락이 왔다. 그때가 추석이었는데 '추석 인사 겸 전화 드렸다. 제가 크랭크인 전이라 책은 못 봤다. 그런데 제가 책을 보고 합니까. 터널 때 함께 만들어갔던 것처럼 또 한 번 만들어 가시죠'라고 하더라"라고 비화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함을 갖고 있었다.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터널에서 과정과 결과물을 경험했고, 이후 킹덤을 연출하며 보여주신 부분들에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지훈 역시 김성훈 감독을 향한 굳은 신뢰를 지니고 있었다. 김성훈 감독은 "싱가포르에서 '킹덤 시즌1' 프리미엄 시사가 있었다. 은근슬쩍 옆방으로 불러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주지훈 씨에게 책을 건네고 싶어하는 감독이 있다. 영화 두어 편 찍은 감독인데 잘 찍는 건 모르지만 그럭저럭 괜찮다'고 의사를 물었다"며 "그러니 주지훈 씨가 '그 감독 성이 김 씨 아녜요? 할게요' 이랬다"고 캐스팅 과정을 이야기했다.

주지훈은 "당시 정우 형은 이미 내정돼 있었다. 저는 대본도 안 보고 '감사합니다'하고 한 것"이라며 "그런데 대본을 보고는 '아차' 싶었다. 킹덤도 고생스러웠는데.(웃음) 감독님이 '극한의 이야기'라고 하신 것처럼 이 영화는 실제 김성훈 감독님과 하정우, 주지훈이 겪는 극한 생존기라고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주지훈(왼쪽), 하정우.

터널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작품에 하정우, 주지훈을 택한 것에는 1+1의 답이 2가 아닌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김성훈 감독의 확신이 있었다.

그는 "이번에는 그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지 않을까. 현장에서 두 분이 연기하는 걸 보고 있으면 라틴 댄스를 추는 것 같다. 한 명이 끌고 가면 끌려 가는듯 하다가 다시 당기고. 엇박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것을 다시 창조적인 합으로 끌어올리는 걸 보면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의 쾌감을 느낀다"며 "이를 통해 없던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사석에서나 일상에서도 이 힘이 전이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주량도 세진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전작의 모습을 다르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배짱 밖에 없는 흙수저 외교관 민준 역을 연기한다. 민준은 불합리에 대해 늘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야망과 욕망을 이루기 위해 동료를 구하러 떠나지만 레바논에서 겪는 일들을 통해 진정한 외교관의 모습을 갖추며 성장한다. 

이러한 민준의 곁에는 주지훈이 맡은 택시 기사 판수가 자리한다. 판수는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택시 기사로 월남전 등 아픈 과거를 가졌으며 먹고 살기 위해 레바논에 정착한 인물이다. 주지훈은 아랍어, 불어 3개국어 연기에 나선다.

김성훈 감독은 "터널에서는 하정우 씨가 영화 내내 갇혀있는 인물로 나오는데, 이 배우가 밖에서 돌아다니면 터널에서 보여주지 않은 폭발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주지훈 씨는 킹덤에서 세자 역을 맡아 무거운 관, 옷 안에 갇힌 무게감이 있었다. 그걸 내려놓으면 주지훈 씨가 갖고 있는 날아다니는 이미지가 판수에 잘 녹아들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비공식작전은 내달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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