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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상대로 이창근 온몸 날렸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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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상대로 이창근 온몸 날렸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7.2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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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5만8903명 관중이 운집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건 공격수도 수비수도 아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예술 축구를 온몸으로 막은 골키퍼 이창근(30·대전하나시티즌)이 주인공이었다.

27일 밤 열린 팀 K리그-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경기. 팀 K리그 이창근이 AT마드리드 사무에우 리누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31·울산 현대)가 아니라 이창근이었다. 올 시즌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전 경기인 2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37실점 한 대전의 수문장.

팬들의 궁금증은 경기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모두 풀렸다. 전반 3분부터 이창근의 활약이 나왔다. 팀 K리그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중앙에 있던 로드리고 데폴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리자 이창근이 몸을 던져 펀칭했다.

전반 13분 실점도 이창근의 한 차례 선방 후 나온 것이었다. 역습 과정에서 그리즈만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강력한 슈팅을 이창근이 오른발로 막았다. 하지만 튕겨간 공이 토마 르마에게 향했고 수비수가 앞에 없는 상황에서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문을 갈랐다. 이창근도 어쩔 수 없는 슈팅이었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슛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앙투안 그리즈만이 슛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반 20분에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그리즈만과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사무엘 리누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이창근이 양손으로 펀치했다.

전반만 뛴 이창근이 이날 전반에만 막은 AT마드리드의 유효슈팅은 6개. 모두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예리한 슈팅들이었지만 이창근이 이리저리 몸을 던져 막았다.

앙투앙 그리즈만, 알바로 모라타, 데폴, 리누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현란한 개인기와 슈팅도 이창근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뚫지 못한 것이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토마 르마르가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토마 르마르가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근의 선방이 없었다면 팀 K리그가 후반에 3-2 역전승을 거두기 어려웠다.

이창근은 2012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데뷔해 올해까지 216경기(292실점)를 뛴 13년 차 베테랑.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선발됐다. 성인 대표팀에서도 2020년 1경기에 뛴 적 있다. 이번 쿠팡플레이에는 팬들에게 5만2160표를 받아 올스타로 선정됐다.

이날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비프로일레븐은 이창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을 매겼다. 후반을 책임진 조현우가 7점, 이날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이순민(29·광주 FC)이 7.6이었다.

이창근은 경기 뒤 “해외 진출이 욕심 안 난다면 거짓말”이라며 “지금은 대전 소속이기 때문에 소속팀에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팀 K리그를 이끈 홍명보 울산 감독은 경기 후 “이창근이 실점 위기를 잘 막아줬다”고 했다.

팀 K리그는 후반 들어 외국인 선수를 잇달아 넣으며 공격 활로를 열었다. 세징야(대구), 제카(포항 스틸러스), 제르소(인천 유나이티드)의 삼각 편대가 활발하게 움직였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경기. 팀 K리그 이순민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경기. 팀 K리그 이순민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팀 K리그는 후반 5분 세징야의 프리킥을 안톤이 헤딩골로 연결해 1-1로 맞섰다. AT마드리드는 후반 40분 카를로스 마틴이 오른발 슈팅으로 2-1 역전했다. 하지만 후반 44분 제르소가 페널티킥을 얻어 키커로 나선 팔로세비치(FC 서울)가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 시간에 제르소가 내준 패스를 이순민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이끌었다.

디에고 시메오네 AT마드리드 감독은 경기 후 "전반은 우리가 기회를 많이 만들었고, 후반에는 그러지 못했다"며 "선수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팀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필요한 부분도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했다.

인상적이었던 K리그 선수로는 "이름을 얘기하면 틀릴 수 있을 것 같으니 번호로 말하겠다"며 "33번(배준호)"이라고 했다. 그는 "전반 수비 라인 사이에서 눈에 띄는 플레이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날 45분을 뛴 에이스 그리즈만은 "프리 시즌 첫 경기였는데, 리듬을 되찾고 전술적으로 필요한 움직임에 주력했다"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쉽지만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인상적인 선수로는 이승우(수원 FC)를 꼽았다. 그리즈만은 "전체적으로 선수들 수준이 높았다"며 "왼쪽 측면 선수(이승우)가 유난히 눈에 띄었고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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