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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류현진 같은 선발투수 되고 싶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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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류현진 같은 선발투수 되고 싶다” [SQ현장]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8.14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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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스포츠Q(큐) 글 김진수·사진 손힘찬 기자] 야구 유니폼이 아닌 푸른색 넥타이와 검은 정장을 입은 장현석(19)의 덩치가 유독 돋보였다. 190cm의 키와 90kg의 몸무게를 가진 당당한 체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마운드에서는 시속 155km의 강속구를 던지는 늠름한 투수지만 취재진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건 생소했는지 질문마다 답변이 길진 않았다. 하지만 목표만큼은 단단했다.

장현석이 14일 서울시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메이저리그(MLB)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한 장현석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한 장현석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경주중, 마산용마고 출신인 그는 불같은 강속구와 좋은 신체를 가지고 있어 올해 ‘고교 최대어’라고 평가받았다. 올해 고교야구대회 9경기에서 29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했다. 삼진 52개를 잡으면서 ‘닥터K’로 활약했다.

KBO리그와 MLB 진출을 놓고 고심하던 그는 빅리그 진출을 선택했다. 몇 년간 유심히 장현석을 지켜봐 온 다저스가 손을 내밀었다. 최근 장현석과 90만달러(약 11억8000만원)에 계약했다.

장현석은 “2020년부터 다저스에서 오랫동안 저를 지켜봐줬고 투구 영상을 보여주면서 분석해 줬다”며 “한국 선수들에게는 다저스가 친숙하기도 하고 익숙한 구단이기도 하다. 투수를 제일 잘 키운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한 장현석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한 장현석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그는 다저스 출신인 박찬호(50·은퇴)와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를 언급하면서 “선발 투수를 맡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했다. 상대해 보고 싶은 타자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를 꼽았다.

장현석 영입에 앞장 선 존 디블 다저스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는 “장현석의 구속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과 메이저리그 투수들처럼 마운드에서의 경쟁심, 투쟁심이 있어 좋았다”며 “배우고자 하는 마음과 호기심도 많아 구단과의 시너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장현석은 이날 구단에서 마련한 등번호 18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디블 디렉터는 “아시아의 최고 선수들이 ‘18번’을 많이 입는다고 했다”고 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구로다 마에다 같은 일본인 투수들이 MLB에 진출하면서 달았던 번호다. 장현석은 용마고에서는 19번을 달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한 장현석(왼쪽)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존 디블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한 장현석(왼쪽)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존 디블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최근 고교투수가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고교에서 곧바로 빅리그에 직행해 MLB 마운드를 밟은 경우는 드물다. 덕수정보고를 졸업하고 2006년 시카고 컵스에서 빅리그에 오른 류제국(40)이 마지막이다.

장현석은 “한국프로야구를 경험하고 미국에 나갈 수도 있지만 항상 마지막 꿈이 메이저리그였다”며 “과학적인 야구를 하고 좋은 시스템과 좋은 시설에서 더 완벽한 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다저스는 장현석을 영입하기 위해 팀 내 유망주를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했다. MLB에서는 국제 아마추어 선수를 영입하는 데 구단마다 할당된 총액 상한선이 있는데 다저스는 414만4000달러(약 54억7000만원)로 MLB 30개 구단 중 텍사스 레인저스와 가장 적었다.

보너스 풀이 6500달러(약 859만원) 밖에 남지 않았던 다저스는 유망주 알드린 바티스타와 막시모 마르티네스를 화이트삭스로 보냈다.

장현석은 이미 다저스의 관리를 받고 있다. 몸 상태를 파악하는 과정에 들어갔고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비자가 나올 경우 빠르면 오는 10월에 있을 교육리그에 참가할 수도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몸 상태에 문제가 없으면 마이너리그에서부터 경험을 쌓게 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서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 케일런 커 부사장, 랍 힐 마이너리그 피칭 디렉터가 축하 영상을 보내줬다. 장현석의 가족도 기자회견장을 찾아 꽃다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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